미디어/뉴스 리뷰

한국소비자 버팔로 뿔로 애플을 들이받다!

cultpd 2011. 9. 15. 06:30


아이폰의 정책 중 어찌보면 합리적이고

또 어찌보면 불합리한 제도가 리퍼폰 교환 제도이다.

오래 쓰다가 리퍼폰으로 바꿔주면 겉모습이 새것이기 때문에 기분 좋지만
구입 후 바로 결함을 보였을 때 리퍼폰으로 교환해주는 것은 부당해보이기 때문이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애플코리아가 아이폰 AS 약관 중 제품 교환 기준 및
애프터서비스(AS) 배제 기준 등을 우리나라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에 맞게
자진 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중순부터 온리 한국에서만 구입 1개월 이내에 제품하자가 발생했을 때
리퍼폰 대신 새 제품으로 교환해준다는 것이다.

새 약관에 따르면 소비자는 구입 후 10일 이내에 중요한 수리를 해야 할 경우
제품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고 1개월 이내에도 중요한 수리를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신제품 교환이나 무상수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 발생하면 신제품으로 교환, 또는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이로서 구입 후 15일까지만 신제품 교환이 가능한 중국을 앞지르고
1개월이라는 기간으로 대한민국 소비자가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물론 애플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 소비자가 정말 꼴통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꽤나 귀여운 구석이 있다.
왜냐하면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지만 애플은 자신들의 브랜드 파워로
많은 나라에, 그리고 기업들에게 깡패같은 행동을 일삼았었다.

그 드높은 콧대를 꺾은 것은 애플코리아도 아니고, 공정위도 아니고
바로 한국의 소비자들인 것이다.




지난 일이지만 캐논 DSLR 중 7D가 런칭했을 때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

7D 뷰파인더로 보는 시야율이 드넓은 100%라고 광고했는데
한국 사람이 정확히 측정해보니 미세한 오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문제제기했고  캐논 본사는 버티다, 버티다... 손을 들었다.

전량 교환, 환불을 실시했다.



대한민국을 테스트 베드로 하여 문제없으면
전 세계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이 돌 정도로
대한민국 소비자는 그 집중력(?)과 파워가 대단하다.

이는 기업의 눈에서 보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진상 소비자의 행동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소비자로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다.


100%가 아닌데 100%로 광고하는 것은 분명 과대광고이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이후 캐논은 광고 문구를 모두 '약100% 시야율'로 바꿨다 ㅎㅎㅎㅎ
자신있게 발표한 야심작 7D는 그렇게 큰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그럼... 도대체 왜 한국 소비자들은 이렇게도 유별난걸까?


사실은 유별난 것이 아니라, 분명 원인이 존재한다.


세계 1위 초고속 인터넷 보급율을 자랑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아닌가?
사회적인 의제를 설정하고 토론, 확대와 재생산에 관한 인프라가
우리나라처럼 잘 갖춰진 나라가 또 어디있겠는가?

또한 인터넷 보급과 민주화가 맞물리면서 우리는 촛불집회라는
평화적인 시위 문화를 일궜고 아고라, 까페,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게시판,
아이러브스쿨 등 인터넷 문화를 선도했고
오바마도 배워간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전략을 성공시켰다.
악용 사례도 빈번하지만 네티즌 수사대의 힘은 공권력의 수사력을
따라잡았다.

노무현 탄핵반대 촛불집회,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SOFA개정 촛불집회, 학교 부실급식, 신생아 학대,
개똥녀, 광주술판, 연예인 x파일 등 수많은 의제가 인터넷을 통해 파급되었다.






이번 애플의 글로벌 스탠다드 정책이 깨지면서 난 많은 것을 느낀다.
웃음이 배시시 난다.


그 이유는...
작은 것에서 부터 피지배 계급인 우리의 힘을 보여주고 성과물을 얻는
쾌감을 학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보다도 더 깨기 힘든 것들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오세훈 시장의 잘못에 대한 심판이 그러했고
기성 정치 시스템을 허물어버린 안철수 바람 역시 그러하다.

애플도, 시장도, 여야를 포함한 기득권 정치세력도 이젠 겁먹을 때다.
실제로 요즘 발등에 불 떨어진 한나라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서민에게
선심쓰고 부자들에게 선심쓰는 정책 발표로 바쁘다.


며칠 전 서민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가 감세 철회 등 서민, 서민하더니
어제는 또 부자들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기로 당론을 모았단다.


급하긴 급한가보다.
할 수 있는 공허한 약속을 총동원하여 남발하고 있다.
게다가 항상 말을 아끼고 그 때, 그 때 유리한 쪽에 숟가락을 얹는
계산의 여왕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제 말도 할 것이고
현장도 뛰어다니겠다고 한다.


안철수 교수가 세상을 뒤집은 것이 물론 아니다.
민중이 안철수 교수를 통해, 박원순 변호사를 통해,
권력에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가 생산자를 데리고 놀 수 있는 세상이고
민중이 정치인을 만들어내고 부리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짧은 다리의 역습이다!


오늘 이 영상이 갑자기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Battle at Kruger




이 영상을 보시면 우리의 힘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잠시 시간 투자해서 꼬옥 끝까지 시청해주시기 바랍니다.
포기하지 않고 살다보면 좋은 세상이 올거라고 확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