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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질질 끌려간 장혁!!! 일본팬미팅#2

cultpd 2013. 7. 4. 14:17
장혁의 말은 역시 길었습니다...

근데 놀라운건 일본 팬들은 그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 그것까지도 좋아했습니다

나도 허리가 뒤틀리는데 팬들은 모두 빳빳하게 앉아서

장혁의 말에 귀기울였습니다







참 이상했습니다

타국 말을 저렇게 길게 하는 사람이 왜 좋은걸까?

현란한 퍼포먼스의 가수들도 있고 

말잘하고 귀여운 배우들도 많은데

뭐 저런 썰렁한 배우를 좋아할까?




그 답은 팬들이 모두 함께 외친 한국말로 알 수 있었습니다

사회자의 선창으로 일제히 함께 외친 그 말은


"매사에 성실한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렇습니다


팬들은 진지하고 성실한 장혁을 진짜 장혁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한국 팬들보다 더 장혁을 이해하고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타가 팬을 배려하고 존중하지만 일본에서는 팬들이 스타를 이해하고 지켜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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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전에 '고맙습니다'라는 드라마를 일본에서 방송한 후 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고맙습니다에서 장혁이 보여준 이미지와 타짜, 추노에서 보여준 이미지는 많이 다릅니다

그런데 팬들은 화산고까지도 좋아합니다

장혁 그 자체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중동 국가 건설현장에 가셔서 일하셨던 얘기,

그래서 그때 아버지와 오랫동안 떨어져서 살았던 얘기...

요즘 중국 드라마 촬영때문에 자신이 아버지같이 아이들을 떠날 때

아이들이 발을 잡으며 아빠 가지말라고 했다는 얘기,

이 부분에서는 많은 분들이 눈물을 훔치시더군요

아무튼 팬들과 장혁은 정말 가족 같아보였습니다

추노를 찍으면서 있었던 일, 고맙습니다라는 드라마 얘기...

이 모든 것이 영화, 드라마 홍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나 이렇게 살았어"라고 말하는 듯 보였습니다


저에겐 묘한 감동이었습니다



획일화되지 않은 문화의 다양성 면에서 일본이 많이 부럽습니다


정말 정말 지루하고 긴 장혁의 말을 두시간 넘게 듣고 행사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장혁은 인사했습니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와!!! 장혁 죽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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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고 손을 잡고 인사했습니다

어설픈 한국어지만 열심히 외워와서 장혁에게 말하는 분도 계셨고

선물을 건네는 분도 계셨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족 사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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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에 출연했던 김민준도 깜짝 출연했습니다

팬들은 김민준도 알아보고 환영해주었습니다




모든 팬들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고 

녹초가 되어버린 장혁과 복어 구이를 먹으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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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사진 대신 복어사진만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차마 음식점에서 또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눈이 풀려서 맥주를 몇잔 한 그에게 힘들지 않냐고, 아주머니들에게 기를 다 뺐긴 것 같다고 말했더니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말로 일본 팬들과 일년에 길어야 4시간 만나는건데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싶고 한 사람, 한 사람 전부 눈 맞추고 손 잡고 싶었어요"


참 진지하고도 성실한 젊은입니다

애도 있는 아저씨가 자꾸 젊은이라고 느껴지는건 왜일까요?



전에 책을 몇권 선물했습니다

포지셔닝이란 책을 다 읽었다고 자랑하며 

나의 진심과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진심은 다를 수 있겠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진실로 행동하고 꾸준히 변치않으면 사람들이 알아줄거라고 말했습니다



추노가 워낙 떠서 자만할까봐 걱정된다고 했더니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정점...

정점을 몇번 맛보았다고...

드라마 학교를 찍었을 때...

고맙습니다를 했을 때...

늘 자기 자신의 밸런스를 잃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합니다

자기 자신은 늘 똑같이 하는거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의해 정점이고 막장이고 생기는 것이지

자기 자신이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무슨 도사 같은 말입니다

멋진 말입니다



장혁은 늘 똑같을 것입니다

보는 사람이 높게 또는 낮게 평가하고 느끼는 것이지

늘 자신의 길을 균형있게 간다는 것이 장혁입니다



그것이 장혁의 포지셔닝입니다



술자리가 끝나고 스태프들이 달겨들어서 또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관계자들도 모두 장혁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몹시 취하고 맛이 갔는 줄 알았는데 눈을 똑바로 뜨고 웃으며 짜증한번 안내고 모든 사람들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람들과 헤어지자마자 장혁이 쓰러졌습니다

완전히 뻗었습니다

매니저들이 부축해서 질질 끌고 갔습니다

온몸이 젖은 빨래처럼 축 쳐진 그를 바라보며 전 불쌍함이 아니라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인기 있어도 지 잘난줄 알고 마구 행동하는 요즘 스타들...

어렸을 때, 부끄러울 때 만났던 사람들은 회피하고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행동하는 연예인들...

사실 그런 것이 인지상정일텐데

늘 처음과 같이 행동하고

늘 팬들에게 감사해하고

늘 연구하고 공부하는 장혁이라는 배우가

대한민국에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




그의 열정과 밸런스를 많은 후배 연예인들이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팬이 혹시 볼 수도 있으니 그 분들을 위해 동영상을 하나 올립니다

장혁이 일본 팬들에게 펜레터를 많이 받는데 일일이 답장을 못해서 편지를 썼다고 하며 읽은 것입니다

혹시 이글을 보시는 일본 분이 계신다면

한국의 장혁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장혁씨도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