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블로그,트위터 등 표현의 자유와 칠링이펙트

cultpd 2012. 3. 9. 07:24


블로거, 트위터 등에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찬바람이 붑니다.

인간의 명예, 조직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유언비어를 막는 것, 또한 누군가의 저작물에 관한 권리를 지켜주는 것...
등등... 그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그런데 말이죠...

여기서 우리 사회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운 제한처럼 보이지만
이 제한이 심해지면 또 다른 인간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되게 됩니다.
소송이 많아지고 이에 대한 언론 보도가 많아지면
칠링 이펙트라고 하는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생깁니다.


명예훼손이 두려워서 창작을 못하게 되고
저작권 침해가 될까봐 드라마 리뷰 및 토론이 위축되고
솔직한 제품 사용후기와 제품 정보교환이 부정경쟁방지법 소송에 걸릴까봐
걱정되는 그런 것들입니다.

게다가 힘있고 돈있는 자와 힘없고 돈없는 자가 소송을 하게되면
대부분 돈있고 힘있는 자가 이기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혹시 진실이 승리한다고 믿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현실에서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반드시 아셔야합니다.

진실과 사실은 다릅니다.
훌륭한 변호사와 맞붙으면 진실만 가지고 승리할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사실을 법적으로 잘 설명하고 상대의 약점을 잡아서 공격하느냐의 문제이지
얼마나 진실한가의 싸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점 때문에 위축효과는 더욱 강해지는 것입니다.
요즘은 안그렇겠지만 옛날 선생님들 중에는 
시범 케이스 학생을 잡아내서 보란듯이 두들겨 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모든 학생들을 한 순간에 제압하고 위축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꽤나 효과적인 통제방법이 됩니다.

이것이 과연 훌륭한 모습일까요?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입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이 사진을 보면 성적으로 자극을 받거나 성적으로 흥분되나요"라는
제목으로 남성의 성기가 드러난 사진을 올려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입니다.

박교수는 방송통신 심의위원으로서 당시 위원회의 추상적 심의규정에 문제제기를
하는 뜻에서 그런 글을 올렸다고 밝혔는데요.
남성의 성기사진은 성교육 교재에 나와있는 그림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박교수는 이러한 위축효과를 줄이기 위해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넷법클리닉
http://internetlawclinic.org

아직 많은 자료가 없지만 Q&A를 통해 교수와 학생들의 자문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로스쿨 학생들이 이미 몇년전부터 이와 같은 취지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www.chillingeffects.org



정부의 규제, 대기업의 횡포, 가진자의 공격에 
단순히 "난 떳떳하다!"라고 대응했다가는 경제적, 정신적 손실을 크게 입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얼마나 떳떳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떳떳함을 얼마나 잘 입증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명예훼손을 당한 것과 명예훼손을 한 것은 어찌보면 반대의 개념같아서
나에게는 어느 한쪽만 해당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쪽 편도 저쪽 편도 아닌 동전의 양면입니다.

다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억울함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 법조인과 관련 전문가들이 양쪽을 균형있게 바라봐야하고
네티즌은 돈과 권력의 판단이 세상을 지배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감시하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는 많은 정보 공유와 의견 교류, 문화의 다양성 측면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위축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