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개론/약간 이상한 사진강좌

김감독 사진강좌 #6 포지셔닝, 톤앤매너, 선택과 집중

cultpd 2018. 12. 18. 20:43

오랜만에 글을 쓰는 거라 오늘은 밤새 사진강좌 스페셜 에디션을 준비했습니다.

제가 전략을 짜는데 있어서 

가장 잘 쓰는 세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사진에 있어서나, 세상사는데 있어서나 

항상 잘 통하는 베이직 콘셉트입니다.

완전 속성으로 공개합니다.







1. POSITIONING.



입에 달고 사는 말입니다.


버스커 버스커가 왜 요즘 난리인지 아십니까?


노래를 잘하던가요?


제가 보기엔 거의 학예회 수준으로 노래하고 연주하고


작곡하더군요.


 



그런데 왜 메인 보컬의 음색에 사람들은 중독될까요?


물론 반복되는 구성도 중독의 중요 요인이지만


중독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체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 개념은 저작권 있습니다 ㅋㅋㅋ.


중독의 원인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중독성의 가장 큰 원인은 대체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장범준의 목소리는 다른 가수로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비슷한 사람으로 감히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김광석님이 있습니다.


 


발라드의 황태자 노래는 발라드의 왕자 노래로 대체가 가능하고요.


락의 전설은 락의 아버지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장범준은 도무지 다른 목소리로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포지셔닝은 이렇게 중요합니다.







잭트라우트와 알리스가 지은 책, <포지셔닝>은 마케팅의 바이블로 


여겨질 정도로 유명한 책인데요.

이 책에서 배운 기억으로는 이렇습니다.


 


최초의 가수가 있다고 합시다.


최초는 가장 의미있고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최초의 가수가 이미 정해졌다면 최초는 끝난걸까요?


아닙니다.

최초의 여가수가 또 있겠죠?


 


최고로 음이 높이 올라가는 가수도 있겠고


최고로 섹시한 가수도 있겠고


또 최고로 춤을 잘 추는 가수도 있을겁니다.

최고로 춤을 잘 추는 것이 마이클 잭슨이라면 춤은 끝난걸까요?


아니죠!

최고로 섹시한 춤을 잘추는 김완선이 있죠.


그리고 최고로 웃기는 춤을 춘 김흥국도 있고요.


최초로 웃기는 춤으로 세상을 뒤집어 놓은 싸이도 있습니다.

이것이 포지셔닝입니다.








자, 그렇다면 나의 사진은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

그냥 단순히 남들처럼 좋은 사진을 찍어야지...하는 마음으로는


좋은 사진을 찍을 수는 있어도 좋은 사진작가가 될 수는 없을겁니다.

제가 좋아하는건 아무래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 보다는

앤틱하고 빈티지한... 이게 무슨 한글이 생각 안나고 영어도 못하는데 ㅜㅜ

이걸 뭐라고 해야할까요?


초라하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촌스럽고 낡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싫고

참 어렵네요.

뭐라고 해야하죠?







저의 포지셔닝은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피사체 느낌이 아니라 색감 말입니다.


 


전에 제가 이웃분들에게 배포했던 커브가 요런거죠.


이 커브를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리 화려하고 맑은 사진도 우중충하고 낡아보이게 만듭니다 ㅋㅋㅋ

이것이 두번째 개념, 톤&매너입니다.





2. TONE & MANNER



포지셔닝을 정했다면 그것을 잘 표현해야하는데

포지셔닝에 맞는 톤을 정해야합니다.


톤은 원래 색조 등의 뜻이 있지만 좀 더 느낌적으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색조에 좀더 느낌을 더하면 색감이 될 것이고 색감에 느낌을 더 더하면 톤 앤 매너의 톤이 될겁니다 ㅎ


예를 들어 "너 오늘 패션하고 양말이 안 어울린다. 톤이 좀 튀지않니?"

라고 할 때 그 톤 말이죠.


성우 녹음을 하는데 "톤이 좀 너무 밝은데요? 살짝 서정적으로 가면 어떨까요?"

이 때는 음색을 말하는걸까요?


아무튼 정확히 해석하는 것 보다 그냥 톤이라는 느낌을 말씀드린거고요.

그 톤을 어떤 방법으로, 어떤 식으로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이 매너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정한 포지셔닝에 맞게 톤과 매너를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톤입니다.


방법은 커브를 통해서, 그리고 화이트 밸런스를 좀 망가뜨려서 만들었고요.

위의 두장의 사진이 통이 좀 비슷해보이시나요?

전 이 톤을 유럽톤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유럽이 어떤 톤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막연히 저의 느낌입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톤이 아니라 프랑스 묘한 영화 톤이라고나 할까요?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 HD가 아니라 필름 느낌?


전 그런 지나간 것을 좋아합니다.



위의 커브가 녹색 느낌이 많다고 해서 꼭 톤이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파란 느낌이 들어가도 역시 저의 톤은 유지됩니다 ㅎ






파란 톤인데도 왠지 톤이 우울하고 쓸쓸하죠?


전 노래방에 가서도 신나는 노래보다는 슬픈 노래를 즐겨 부릅니다.

유재석과는 반대죠.

BPM 80 이상은 부르지 않습니다.





자꾸 이런 톤만 보시면

확실히 느낌이 안오시니까 비교해드리겠습니다.

같이 비오는 날로 준비했습니다.







톤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어떤 사진이 더 좋은 사진인지, 정답은 없습니다.


단지 다른 사진입니다.



이제 다시 한번 저의 톤을 보여드리면







더 확실하게!

다른 톤을 보시면...








HD로 오면서 예전 필름에서 보던 배우들의 느낌이 사라지고 대신 땀구멍과 솜털들이 보입니다 ㅜㅜ

화장한 것도 보이고요 ㅎ



그것이 정말 선명해서 좋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HD로, 4K로 가다보면 나중에는 느낌있는 것이 답답한 것으로 


혹은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겨지는 날도 있겠죠.




국가에서 금융 등의 시스템에 모두 액티브X를 깔아버리니 우리는 애플과 친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소니가 초기 방송사를 장악해버리니 우리의 눈은 소니에 맞춰져 버렸습니다.


이것은 호불호가 아니라 사실 익숙한 것입니다.


낯선 것을 보면 호기심을 느끼기보다는 틀린 것이라고 교육받은 우리는

파나소닉보다 소니를 더 사랑합니다.

아주 오래 전, 방송사 카메라맨들이 다른 카메라의 색감이 훨씬 좋다고 주장해봤지만

사실 시청자에게는 소니가 으뜸입니다.

뜬금없이 얘기가 길어졌네요.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으로 포지셔닝할 것인가,

그리고 그 포지셔닝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톤 앤 매너를 사용할 것인가?

이 두가지에 따라서 사진의 방향은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물론 클라이언트를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은 얘기가 좀 다르다고 생각되지만

내가 클라이언트를 찾을 것인가.

클라이언트가 나를 찾게 만들 것인가의 관점으로 보면


저는 자신의 포지셔닝과 톤을 가진 사람이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 봅니다.



물론 먹고 살기 위해서는 타협하고 비굴해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지만


차근 차근 자신의 특장점을 집중하여 개발하고 설득해야할 것입니다.


여기서 오늘의 마지막 개념이 나옵니다.





3. 선택과 집중.



어떤 사람의 사진을 보면 사진이 참 다채롭습니다.

하지만 뭐든지 잘하는 사람은 대가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름을 아는 대가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 이외에는 바보처럼 보일 정도로 아무 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모두 그러한 천재가 될 수는 없으나 천재를 흉내낼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선택과 집중입니다.







음식점 중에 유일 메뉴만 파는 집이 있습니다.


그런 집은 대부분 맛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메뉴가 엄청나게 많은 집을 가면 살짝 불안합니다.


모든 메뉴가 다 맛있을 확률보다는 한개의 메뉴가 맛있을 확률이 더 높은 것은 당연하겠죠.







저 역시 처음부터 이런 우중충한 사진을 좋아했던 것은 아닙니다.

밝고 화려하고 과도한 색감도 좋아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정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포지셔닝을 정하고 톤앤 매너를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이 전략의 완성입니다.


사진학개론의 그룹에 올라온 좋은 사진들로 설명하는 또 다른 느낌.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건 사진에서만 중요한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터 사랑, 인생이 모두 이와 같은 전략으로 진행되면 경쟁력이 제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