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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도찐개찐 위엄에 보수,우익의 폐지 논란

cultpd 2015. 1. 5. 01:46

개그콘서트가 오랜만에 화제가 됐다.

이전에 팬티가 노출되고 유명인이 등장하여 입술이 닿았는지

안닿았는지 화제였는데 이번에는 품격이 다르다.



시사적인 내용을 슬쩍 건드리는 도찐개찐이 화제다.


도찐개찐의 뜻은 윷놀이에서 도나 개나 거기서 거기라는 뜻이다.

도는 한칸 가고 개는 두칸 가는데 뭐 그리 차이있겠나라는 뜻으로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와 비슷하다.


찐은 긴의 충청도 방언이다.

그래서 도긴 개긴의 사투리라고 보면 된다.

원래는 '도 긴 개 긴'이라고 써야하지만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올 때는 붙일 수 있도록

맞춤법에 나와있으니 도긴 개긴이 맞는 말이고 그 사투리가 도찐 개찐인 것이다.


아무튼 프로그램 중 소제목이니까 도찐개찐이라고 하겠다.


처음에 라면이 설익었다며 기내에서 행패를 부린 포스코의 ‘라면 상무’나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탑승구로 돌리게 한 ‘땅콩 회항’ 사건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나 도찐 개찐이라고 해서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주에는 엄청 강력하게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대놓고 풍자했다.

박성호는 28일 밤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의 ‘도찐개찐’ 코너에서 

녹차라떼를 주문한 손님(이종훈)에게 

“죄송한데 녹차라떼는 없고 녹조라떼가 새로 나왔습니다, 기가 막힙니다”라면서 

4대강 녹조를 풍자했고 

“원산지가 어디냐”는 손님에게 

박성호는 대놓고 “제가 4대강에서 직접 가져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여기까지 봤을 때도 우와 대단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어서 허걱!!!

“개발비만, 이 녹조라떼 개발비만 22조 나왔습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환경을…”이라고 말하는데

옆에 있던 개(김병선)가 “멍멍멍 짖었다.

박성호는 “야 녹조라떼 설명하고 있는데 왜 옆에서 짖고 있어”라고 소리를 질렀고

개는 “야 넌 4대강 왜 짓고 있어”라고 말했다.


라임을 맞춘 아주 훌륭한 개그다.


게다가 “국민연금과 여자친구 짜증이 도찐개찐”이라고 말했는데

그 이유로 “왜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속시원한 풍자를 했다.




그리고 이번 주(1월 4일) 개그콘서트에서는 기업인 가석방 추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개콘교도소 소장으로 분한 박성호는 

“기업인에게는 50% 감형을 해주겠다.

대기업 총수는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형량을 50% 감해주겠다”라고 말했다.


때 개 분장을 한 김병선이 또 다시 등장해 

개 짖는 소리를 냈고 박성호는 

“누가 허락도 안 받고 이 개를 풀어준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김병선은 “넌 누구 허락 맡고 기업인 풀어주려고”라고 말해

명불허전 도찐개찐의 위엄을 보여줬다.



이에 개콘 게시판은 칭찬과 비난이 양분됐다.

딱 박근혜 대통령 선거 개표처럼 양분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고 풍자 코미디가 거의 사라졌는데

도찐개찐이 이렇게 강력하게 치고 나올 줄 몰랐었다.


그래서 살짝 폐지 운운하는 자들의 목소리가 개그맨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물론 옹호하고 응원하는 사람도 많다.

야당보다 더 잘하고 있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정치선동을 집어치우라는 식의 악플과 박성호에 대한 비난과 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대통령의 정책을 개소리에 비유한 것에 대해 박성호가 정신나간 미친 개그맨이라는

소리에 "광대면 광대답게 하라"는 이야기도 있다.



자!!!

짧게 한마디만 하면

코미디의 시작은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일본말로 오도시라는 것이 있고

전문 용어로 니주깔고 오도시친다고 한다.

바른 우리말로는 복선을 깔고 반전을 꾀한다는 말이다.

이건 개그의 시초이자 근본 정신이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하면 무슨 웃음을 주겠나?

그러니 사람들이 못하는 말, 또 하고 싶은 말을 속시원히

비꼬고 빗대는 말...

그런 것을 연기하는 연기자가 바로 개그맨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풍자다.


해학과 풍자의 경우, 예를 들면 그 옛날 양반과 평민이 있을때부터

양반들의 잘못된 점을 우습게 비꼬고 빗대어 비난하여

백성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여 시원한 웃음을 주는 것이

분명 광대가 하는 코미디의 시초다.


서양에서도 찰리채플린이 히틀러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것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광대니까 광대답게 하라???

비록 지금 세상이 얼어붙어서 할말은 다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미디의 시작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박성호와 이종훈, 류근일, 곽범, 김병선 등 대한민국 개그맨들은

현재 코미디의 근본 정신을 따르고 있고 

또 희극인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시대를 반영하는 풍자와 해학의 

연기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을 풍자하는 것이지

어찌 그것이 정치적인 행동이겠는가?

그런면에서 우리는 그나마 하나 있는 시사 개그 코너를 

박수치고 응원해야 마땅하지 않겠나?

또한 개그를 개그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숨기고 싶은게 있거나 구린 것이 있는 사람들 아니겠나?

사진= 개그콘서트 도찐개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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