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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빠진 이유는? 신정환의 앞날은?

cultpd 2010. 9. 8. 20:40


신정환이 도박에 빠졌는지 아니면 병에 걸렸는지,
저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신정환 사건을 보며 도박에 빠지는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인간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사람 의지가 약해서? 운을 너무 믿는 사람이거나 요행을 바라는 사람이라서?
아닙니다!!!
역시 답은 뇌의 문제입니다.



1. 대박났던 사람이 쪽박찬다.

카지노에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바로 초보자, 처음해보는 사람을 기계가 알아보고 꼬옥 대박을 준다는 거죠. 여러분도 경험해보셨나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대박치는 경우 많죠? 그 사람은 무용담을 펼치듯 신이나서 난 어떻게 하는건지도 몰라, 됐는지도 몰랐어. 근데 주위에서 막 박수를 치더라고... 등등의 이야기!

이것이 도박의 시작입니다.

한번도 돈을 따보지 않은 사람은 큰 돈을 걸지 않습니다. 돈을 걸기는 커녕 별로 재미없다고 흥미를 잃습니다. 하지만 만원 걸어서 백만원 따본 사람은 십만원을 잃었을 때 돈을 더 꺼내게 되어있습니다. 이걸 판돈이 커진다고 하는데요, 10만원이 20만원이 되고 20만원이 백만원이 됩니다. 나중에는 백만원의 가치를 잊어버릴 정도로 빠져듭니다. 10만원으로 100만원을 따 봤기 때문에 한번만 걸리면 본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몇년에 한번 해외에 놀러와서 백만원 잃었다는 것은 꽤나 행복한 기억이 됩니다. 더 큰 불행은 110만원을 투자해서 급기야 본전을 했을 때, 이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2. 도박의 시작은 본전을 뽑기 위해 시작된다.

자, 이제 가장 위험한 일이 시작됐습니다. 100만원을 잃고 가슴이 찢어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죠? 100만원을 잃고 한방에 복구할 수 있다고 10만원을 더 걸었는데 대박이 나서 700만원이 나왔다고 합시다. 110만원 투자해서 700만원을 벌었으니 550만원이 생긴겁니다. 550만원의 환희, 기쁨, 기억! 이것은 추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제 이사람은 망한겁니다.


3. 도박에서 돈을 따는 방법은 딱 한가지!

또 한가지, 도박계에서 유명한 이야기. 도박을 해서 돈을 따는 방법은 '땄을 때 얼른 일어나서 그 돈으로 뭘 사라!'라는 이야깁니다. 550만원을 딴 사람이 500만원으로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멋진 식사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명품 백을 선물했다면 이 사람은 도박을 해서 돈을 딴 사람이 됩니다. 그런데!!! 혹시나 오늘 나의 운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 일어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하고 어차피 공짜로 생긴 돈, 50만원만 더 해보고 500만원은 가지고 가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 사람은 도박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4. 잃는 데 이유가 있다?

이 사람, 이제 여유 있습니다. 50만원 정도야 어차피 공짜로 생긴 돈이니 다 잃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50만원을 다 잃는 마지막 판에 뭔가 계시가 옵니다. 다음 판에 크게 먹을 것 같은 계시... ㅎㅎㅎ. 예를 들면 아까 700만원 됐을 때랑 비슷한 상황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거나 딜러가 웃었다거나, 머신이라면 머신이 이 정도 상황에서 꼭 큰게 터진다라든가, 암튼 뭔가 이유를 만듭니다. 온다... 이제 온다... 다음엔 온다... 그러다가 200만원이 날아갑니다.


5. 후회는 또다른 중독!!!

이 사람, 이제 정신을 차렸는지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짜증도 나면서 후회도 됩니다. 내가 도대체 왜 카지노에 빠찡코에 와서 이럴까? 아까 일어났으면 550만원 따는건데 괜히 50만원만 더 해본다고 했다가 300만원 밖에 안남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후회가 밀려오는데 지금까지 잃었으니 확률상 사람이 됐든 슬롯머신이 됐든, 파칭코가 됐든 이제는 한번쯤 올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일어나면 250만원이 물거품된다는 생각에 조금만 더, 한번만 더, 마지막, 진짜 마지막, 무조건 끝... 계속 도박을 합니다.

언제까지 하는지 아십니까?

딴 돈 다 잃을 때까지 합니다. 그래서 3번 규칙, 도박에서 돈을 따는 법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뭔가를 사는거라고 하는 것입니다. 진짜 도박을 잘하는 꾼은 땄을 때 일어나는 사람, 잃거나 따거나 흥분 안하는 사람입니다.


6. 이상한 계산법

아참 아까 그 사람, 어떻게 됐을까요? 돈을 다 잃고 호텔로 돌아갔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이 사람은 이상한 계산법을 합니다. 110만원을 잃은건데 이 사람은 땄던 700만원을 다 잃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110만원까지 합하면 810만원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슬픔의 시작입니다. 지속되면 패가망신하는거죠! 도박장에서 딴돈은 내 돈이 아닙니다. 그냥 같이 쓰는 모든 손님들의 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간의 의지를 그렇게 믿습니까? 아닙니다. 일어나서 나가고 한국에 올때까지 카지노에 가지 말아야 그 돈이 진정 자신의 돈이 되는겁니다. ㅎㅎㅎ

아무튼 이런 식으로 도박이 시작되는겁니다.

도박은 안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근데 오랜만에 해외가서 추억으로 하려면 10만원가지고 적은 액수를 배팅하고 재밌게 노는겁니다. 잃은 돈은 날린 것이 아니라 재밌는 놀이하는데 입장권을 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0만원에 3시간을 흥미진진하게 놀았다면 된거 아닙니까? 도박을 해서 돈을 딴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도박 중에 성공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 몇프로인지 아십니까?
조사는 안해봤지만 아마도 확률이 높다면 도박장 51%, 손님 49%의 확률로 세팅해 놓았을겁니다.
한번 도박을 해서 대박이 나서 천만원을 벌 확률은 굉장히 높습니다.
근데 백번하면 확률이 떨어집니다. 만번하면 더 떨어지고요.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표본이 적으면 어쩌다 딸 확률이 높지만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통계에 가까운 답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도박장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운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대박 땄을 때 손털고 그 쪽으로 오줌도 안싸는 사람을 제외하면요. 근데 인간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자, 이제 이 이야기를 뇌로 접근해보겠습니다.

인간은 왜 도박에 중독되는가? 인간이 중독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중독되는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이 안먹는건데 그토록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왜 다이어트에 실패할까요? 인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뇌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있다!

뇌 관련 서적을 참 많이 뒤지고 읽고 연구해보았는데 제가 느낀 결론은 한가지입니다. "아직 아는게 없구나!!!". 우리 인간은 아직 감기라는 병도 잡지 못해서 콜록거리며 다닙니다. 바이러스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고 너무나도 다른 바이러스와 너무나도 다른 인간들의 몸의 특성때문에 공통점을 찾아내 감기약이란걸 만들 수 없다는겁니다. 지금 생산되는 감기약은 대충 감기라고 부르는 병을 고칠 수 있는 여러 약들을 섞어서 때려 맞추는거죠. 그중 잘 맞아떨어지면 감기가 낫는 것이고 안맞으면 계속 콧물 질질 흘려야하는겁니다.

감기도 못잡은 인간이... 뇌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습니까? 인간의 몸을 칼로 열고 연구한지 얼마나 오래됐습니까? 그 세월에 비해 뇌를 뜯어서 연구한 시기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요즘에 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뇌는 복잡한 우주가 들어있는 곳이고 함부로 뜯어서 이렇게 저렇게 붙여보고 잘라보고 할 성질의 부위가 아닌 것입니다. 그러니 뇌에 관한 연구는 철학이나 심리학, 종교 등 인문학 쪽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고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뇌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내가 뇌인가? 뇌가 나인가?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내가 뇌인가? 뇌가 나인가? 나는 뭔가? 이게 철학으로 발전하는건데요... 오늘은 간단하게 호르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고도의 정신활동과 창조 기능을 담당하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바로 도파민입니다. 그럼 도파민이 열심히 정신활동을 하면 내가 하는 생각이 내가 하는거야? 내가 창조해서 도파민이 신경을 전달하는거야? 아니면 도파민 때문에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하게되는거야? 그럼 내 도파민이 나야? 뭐 이런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도파민이 나야?

도파민은 여러 뇌 부위로 퍼지는데 중요하게 알려진 것만 언급하면 원시적 욕망과 호르몬 조절을 하는 시상하부, 본능적, 동물적 뇌인 변연계, 운동조절에 관계되는 선조체 부위,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대뇌피질부로 갑니다.

이렇게 뇌 곳곳에 퍼지는 신경전달물질이니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도파민은 운동조절이나 호르몬 조절, 감정, 동기 부여, 욕망, 쾌락, 의욕, 수면, 학습, 인식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담배를 피면 니코틴이 도파민을 활성화시키는데 주위에 담배 몇시간 동안 못피면 불안해하고 작은 일에도 짜증내는 사람들 있죠? 성격이 안좋은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도파민이 활발히 활동을 안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필로폰이라는 무서운 마약도 실은 도파민의 구조와 비슷하여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활성화시키는겁니다. 이것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조울증이나 정신 분열증을 일으킬 수 있고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들면 우울증을 일으킵니다.

이 쯤되면 '도파민이 나야?'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도박을 하게 되면 어떨까요?

마약을 하고 나서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병이니까요. 살인을 해도 정신병자면 봐주는데 도박정도야...

도박에 중독되는 것은 사람이 나약하고 결단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이것은 중독되지 않은 초기의 문제이고요. 정말 중독이 됐다는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신경물질의 이상 행동으로 봐야합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도박에 중독된 사람은 미친 사람입니다. 이 때는 집도 가족도 방송 스케쥴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대박 났을 때 샘솟았던 마약이 필요한거구요, 도파민 등 지나친 호르몬 분비로 인해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 때는 손을 잘라도 소용 없습니다. 내가 내가 아닌 것이 되는 상황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눈뒤집혔다고 하고 어렵게 얘기하면 호르몬 분비의 이상으로 감정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는겁니다.

아버지가 바람피면 어머니들 홧병나죠? 이 병이 꾀병이 아니라 진짜 병입니다. 왜 인간의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욕하고 손가락질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나약해서 생긴 병이 아니라 그냥 감기 걸리듯 무릎 까져서 피나듯 다친겁니다. 넘어져서 손바닥 까져도 아픈데 마음의 상처가 심해 호르몬의 불균형이 일어난 것을 가지고 정신차리라고 소리치면 안됩니다. 병원가서 호르몬 균형을 위한 약이나 주사를 맞으면 마음이 낫습니다. 아버지가 바람 핀 여자와 헤어진다고 낫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조금만 늦게 들어와도 어머니 심장은 쿵쾅되고 의심하고 상상하고 얼굴 붉게 타오르고 ^^

도박 중독은 병입니다. 국내든 국외든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정신력의 싸움이죠.

정말 장황하고 긴 이야기를 했는데요.

알면 알수록 무시 무시하고 놀라운 것이 우리의 뇌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하면 됩니다.

도박은 그 자체로서 우리를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고 그 흥분과 떨림, 긴장을 즐기는 행위입니다.
그것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과 후회와 아픔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면
나 뿐만 아니라 내 가족과 친구들 모두를 잃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면
당신은 그 길에 들어서시겠습니까?

여러분의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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