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종편 진출에 대해 지금 논쟁을 벌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JTBC가 우리가 애초에 생각했던 중앙일보의 논리와 정치성향의 파워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위해 탄생한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현 JTBC 보도국을 손석희 사장이 잡고 있고 예능을 주철환 사장이 잡고 있는 체계에서 정치적으로 논하기 상당히 힘들다.
물론 초기 소프트한 이륙을 위해 대중에게 당의정을 입힌 약을 투입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으나 그것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고 또 미래의 일은 미래에 또 다시 판단하면 되므로 갑작스레 유재석이라고 해서 종편 진출 논란이 나올 이유는 별 의미 없어 보인다.
그리고 유재석이 현재 나이가 들면서 상당히 운동도 열심히하고 어떻게든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낡고 늙은 형식과 내용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낡고 늙은 유재석이 만들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경악스럽게도 유재석이 낡고 늙은 이유는 유재석에게 그 이유가 있는 것보다는 지상파에서 기획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분명 한게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하고 프로그램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해도 그 틀(포맷)이 낡아있는데 어떻게 새롭게 보이겠는가?
예를 들어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나는 남자다'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에 투입되어 의욕이 넘쳐도 그 틀이 너무 옛날 방식이고 현 트렌드와 동떨어진 면 때문에 유재석의 신선함이 떨어지게 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해피투게더'도 마찬가지로 시청률이 게속 떨어지면서 이는 프로그램 포맷의 한계로 판단되지만 실제 유재석 이미지에 지겨움과 식상함이라는 느낌이 점점 스며들게 되는 위험성이 분명 있다.
헌데 잘나가는 신선한 프로그램 포맷을 보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신선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종편이나 CJ 채널에서 나오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나 '비정상회담', '크라임씬' 등 다양한 시도를 JTBC가 하고 있고 기존 지상파 PD들은 종편, 케이블을 뒤따라하거나 기존에 검증된 안전빵 프로그램을 계속 들이대고 있는 형국이다.
이 상황에서 유재석이 기존 방송사들과의 의리, 배분 등으로 자꾸 출연을 하게되면 결국 망하는건 방송사가 아니라 유재석과 프로그램 PD다.
방송국은 절대 망하지 않고 유재석을 소모하고 한물갔다고 주장할 것이 뻔하다.
난 그래서 유재석 종편 진출을 대찬성한다.
종편이 요즘 인기있으니까 가거나 과거 쟁반 노래방을 같이 했던 윤현준 PD와의 의리때문에 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상파 PD들에게 위기감을 주는 동시에 유재석의 기존 장점을 소진하지 않고 새로운 메리트를 개발하는데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감히 유재석 종편 진출을 유재석 스스로 자신을 구출할 수 있는 빛나는 한수라고 판단한다. 유재석은 그동안 지상파 세채널에 공평하게 자신을 배분하여 어느 한 방송국과 일하는 것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평소 성격대로 상당히 정직하게 행동했다.
이번 JTBC 방송 출연은 또다시 의리나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유재석 자신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 챙김의 의도가 강하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윤현준 PD는 KBS 출신이지만 해피투게더 쟁반노래방과 해피투게더 프렌즈까지 새로운 포맷으로 큰 성공을 했었고 그 성공이 지금까지 해피투게더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원동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JTBC에서도 비정상회담이나 크라임씬2 등의 신선한 포맷을 개발한 기획자로서 분명 유재석의 새로운 면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괜히 유재석을 배려한답시고 놀러와 같은거 제발 만들지 말고 완전히 새로운 유재석을 세팅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유재석 종편 진출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의미는 무한도전 김태호 PD에게 끼치는 영향 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유재석이 종편에서 새로운 프로그램 MC로 성공을 하게 되고 그 프로그램의 기획이 몹시 새롭고 신선한 도전이라면 분명 이전 김태호 PD에 대한 러브콜보다 더욱 강력한 유혹이 시작될 것이다.
물론 MBC 예능 PD 출신의 주철환 사장과 선배 PD, 후배 PD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유로움 또한 극대화 될 것이고 더욱 훌륭한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도 있다.
1박 2일의 나영석 PD가 KBS에서도 잘했지만 TVN으로 옮겨가고 나서 날개를 단 이유도 역시 똑같다.
바로 나영석 PD의 여의도 연구소 덕분인데 어떤 기획이든 믿어주는 신원호 PD 선배와 1박 2일부터 함께한 이우정 작가의 모임인 ‘여의도 연구소’가 없었다면 제 아무리 나영석 PD라도 CJ 정치판에서 쉽게 컨펌받거나 기다려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같은 이유로 유재석의 JTBC 행은 분명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태호 PD에게 영향을 줄 것이고 JTBC 사장은 일밤의 주철환 PD가 예능 부문 사장이다.
단순히 프로그램 MC를 맡았다는 차원이 아니라 유재석에게 제2의 도약, 제3의 도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응원한다.
유재석이 출연하는 JTBC 신규 파일럿 프로그램은 오는 8월에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