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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나이트클럽에서 4성장군의 명령에 대해

cultpd 2017. 5. 17. 21:13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가 거듭될수록 파격적이면서도 공감이 가는 이유가 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 성격의 흡인력때문에 정치권에서 수없이 손짓을 했지만 거절했던 사람들이 대거 참여한 것도 흥미롭지만 더 놀라운 것은 지명하는 사람마다 협치의 큰 그림에 밸런스가 잘 맞기 때문이다.

정말 노회찬 대표의 말처럼 몹시 준비된 대통령이 아닌가?

준비된 대통령 박근혜 인사는 비선에 의존한 수첩인사, 부실인사였고 역대 최악 14.5%가 후보에서 낙마, 사퇴, 철회됐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탄핵으로 정권교체를 한 문재인 대통령은 몹시 준비된 대통령처럼 일사불란하게 일처리를 해나가고 있다.




고운 마음씨, 고운 목소리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가 청와대 대변인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장에는 '재벌 저격수', '삼성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가진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지명됐다.


그리고 국가보훈처장에 또 다시 첫 여성 보훈처장을 임명한다.

아마조네스, 육군 최초 여성 헬기 조종사, 국방부와 싸워서 복직한 철의 여인 피우진 중령




피우진 예비역 육군 중령을 임명한 것인데 최초의 여성 보훈처장이란 것도 놀랍지만 그동안의 보훈처장이 주로 군단장급 예비역 장성이 맡아온 것이 관례라서 더욱 놀라운 것이다.

이로서 조현옥 인사수석과 피우진 보훈처장 등 파격적인 여성 인사가 나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남녀차별 없는 내각이 꾸려지는지 주목받고 기대되고 있다.


사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상당히 매력있는 분이지만 오늘은 더욱 매력적인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 대해 잠깐 소개한다.


왜 정의당 노회찬 대표는 흥분하며 역대급 홈런 인사라고 말하며 "이보다 더 짜릿하고 감동적인 인사는 일찍이 없었다"라고 했을까?



피우진 보훈처장이 진보신당 비례대표였기 때문이 아니다.

피우진 보훈처장은 누구보다 국가보훈처장에 어울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국가 보훈처라는 곳은 독립유공자, 국가 유공자, 제대한 군인 등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보훈을 하는 곳인데 보수 성향이 상당히 강한 곳이기도 하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오늘 밝힌 소감에서 "보훈은 안보의 과거이자 미래"라는 말이 바로 그런 의미다.

나라를 위해 싸운 사람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고 소외시킨다면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는가?

그래서 보훈이 안보의 미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고 피우진 보훈처장은 

"지금 보면 보훈 가족들이 다소 소외감도 느끼고 자기들이 잊히지 않나 많이 걱정하는 것으로 안다"라는 말을 한 것이다.


자기들끼리 해먹는 보훈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를 위한 보훈이 되어야 하고 그러한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라고 생각한다.


근거를 한번 보자.



우연이었다. 어느 날 거리에서 본 여군 장교 모집 공고 포스터. 순간, 전기에 감전되듯 ‘이게 내 길이다!’ 하고 전율이 일었다. 그리고 이 땅의 자랑스러운 여군이 되었다. 1979년 8월, 소위로 임관하여 여군 훈련소 중대장을 시작으로 특전사 중대장, 202항공대대 헬기 조종사, 88사격단 여군 중대장, 1군사령부 여군대장, 12항공단 205항공대대 중대장, 5군단 항공대 운항반장, 16항공대 부대장, 11항공단 본부 부단장, 항공학교 학생대 학생대장을 거치면서 ‘군’이라는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도전과 투쟁으로 얼룩진 처절한 몸부림 속에 최초의 여군 헬기 조종사로 17년 동안 하늘을 누볐다.  - 피우진 저서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4성장군인 군사령관이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시다가 일직사관에게 전화를 해서 여군 부사관을 보내라고 했다.

당시 피우진 대위 시절인데 여군 부사관들을 꼭 예쁜 사복을 입고 오라고 하여 접대부처럼 술자리에 불러서 옆에 앉히고 노래를 부르게 하거나 블루스를 추게 하는 등 술 시중을 들게 했다는 고통에 대해 피우진 대위는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트클럽으로 오라는 명령에 외출 승인을 해주지 않았는데 사령관 참모가 전화를 해서 욕을 하며 여군 부사관을 보내라고 했단다.

피우진 대위는 여군에게 예쁜 사복 대신 전투복을 입혀서 보냈고 그 여군은 바로 부대에 복귀했다고 한다.

그리고 피우진 대위는 보직 해임을 당했다는 일화다.

완전군장 후 총기휴대해서 보냈다는 말은 부풀려진 이야기다.




아무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군내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의 사건이 있을 때 나서서 싸웠고 언론과의 인터뷰까지 서슴지 않아 남자 군인들에게는 눈엣가시였던 모양이다.


그러던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2002년 월드컵이 있던 때 왼쪽 가슴에 유방암 판정을 받고 혹이 있는 부위만 제거할 것인지 전이가 안 되도록 가슴을 완전히 제거할 것인지에 대해 선택하게 되는데 평소 군인으로서 훈련 등에서 늘 거추장스러웠던 양쪽 가슴을 절제한다.


훈련이나 헬기 조종 등이 있을 때 늘 압박 붕대로 가슴을 칭칭 동여매야만 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유방암 완치 후 3년이 흐른 2005년 신체검사에서 신체 일부가 없다는 이유로 장애등급 상위인 2급을 받아 전역 대상이 된다.


여기서 또 희한한 일이 벌어지는데 장애등급은 2급을 받았는데 연금을 주는 기준인 상이등급은 7급이 나왔다.

이유는 활동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지 않냐는 것이었다.

활동하는데 이유가 없어서 군생활을 계속하고 싶은 것은 못하게 하고 연금은 또 적게 준다는 논리였다.


아무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당시 하늘을 계속 날고 싶다고 밝혔고 부대원들을 헬기에 태우고 항공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피우진의 날개는 꺾였다.




피우진 중령은 굴하지 않고 군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전역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투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 복직이 됐다.

당시 피우진 중령은 복직하면서 “나에게 군은 전부였고, 군을 사랑한다. 나는 영원한 군인”이라고 밝혔다.



예비역 중령으로 전역한 피우진 신임 국가보훈처장은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3번으로 입후보했지만 국회의원이 되지 못했고 노회찬 의원은 당시 상당히 안타까웠던 것 같다.


그리고 오늘 홈런을 치게 된 것이다.


이 정도 사연이라면 과연 국가보훈처장에 피우진 중령만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생각한다.

장애를 얻고 군대에서 부당하게 쫓겨났던 피우진, 국방부와 싸우고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결국 복직한 철의 여인.

전임 박승춘 보훈처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금지한 것 외에는 보훈처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는데 신임 피우진 보훈처장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씩씩하게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소설같은 성공 신화가 대한민국 안보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위한 처우 개선에 그대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