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드라마는 항상 망한다!

cultpd 2010. 11. 10. 14:47

바람이 찹니다.

세상사는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누룩 향기나는 단팥빵도 달지 않고,
한동이 물을 들이켜도 목이 마릅니다.
멋진 플랜 비슷한걸 세워봐도 지켜지지 않습니다.

이런 날씨에 그리워지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네 멋대로 해라!

눈물이 끈적거린다는 걸 최초로 알게해준 드라마입니다.

인정옥 작가...

이후에 아일랜드까지 전편을 보고나서 인작가의 드라마에는
대본이 아니라 글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 군상이란 말이 이유없이 툭 떨어져버리는
눈물보다 더 끈적한 애달픔이 있습니다.

아일랜드 마지막회에 이런 자막이 나왔습니다.




다시 한번 힘든 여행을 하고 싶지만

세상 사람들은 힘든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두번째 드라마, 거짓말...

노희경 작가입니다.

저에겐 뗄레야 뗄 수 없는,
참 거짓말 같은 인연을 만들어주는 드라마입니다.

거짓말 이후...  <그들이 사는 세상이>란 드라마를 우연히 보았습니다.





보자 마자... 집중되었습니다.

어.. 뭐지?
자막 하나에 마법에 끌린 듯 드라마를 보다가
드라마 안에 담겨있는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보지 않고 읽게 되는 드라마는 많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작가가 누굴까?
노희경 작가였습니다.


것 참 희안하네...

얼마전 IPTV를 통해 드라마 스페셜이란 처음보는 제목을 보고
클릭했더니 단막극이 KBS에 살아있더군요.

몰랐습니다.

이것 저것 제목만 보고 고르려는데 빨간 사탕이란 제목이 맘에 들어서
그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완성도가 높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글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것도 단막극인데... 대체 어떤 작가가 이런 좋은 글을 쓸 수 있는가?
하고 봤더니

헉!!! 노희경 작가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단막극이니 그들이 사는 세상에 별 흥미를 못 느낍니다.
그냥 그들만이 사는 세상일 뿐이죠.

신데렐라, 콩쥐팥쥐, 하다 못해 소공녀라도 들어있어야 할텐데

참 걱정입니다.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란 소설로 노작가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noh_writer/150085978281




세번째 작품, 고맙습니다.

이경희 작가의 작품입니다.
처음 고맙습니다라는 드라마를 봤을 때

어? 인정옥 작가가 드디어 나왔구나!
라고 기뻐했습니다.

작가 이름을 보니 이경희...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작가입니다.






최근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로 대박 망해버린 드라마도
이경희 작가의 글입니다.

사람들은 추노와 아이리스를 만나 박살이 났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드라마와 붙어도 망했을겁니다.

왜냐하면 요즘 세상에 맞지 않는 스타일이란걸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 작가는 모두 스타일이 있습니다.

네멋대로 해라에서 말도 안되는 삼각관계가 나와도
말도 안되는 설정이 들어가도 우리는 그걸 막장 드라마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세 작가의 글에는 인간이 들어 있습니다.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만들고
우연과 필연이 뒤섞인 인간군상에 공감과 고민을 안겨줍니다.

고민하고 생각해야하는 드라마...
보기에 힘든 드라마...
여백이 있고 생략이 있는 드라마는 이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바로 흥미롭고 재밌는 드라마를 얻는 대신
점점...
좋은 드라마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느낌있는 드라마를 기다리면서, 추운 겨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