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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시청률 3%대, 박형준 교체가 시급한 이유

cultpd 2017. 8. 4. 10:58

jtbc 썰전이 결국 시청률 3%대까지 가라 앉았다.

당연한 결과지만 많은 이들에게 정치적 관심과 흥미를 제공해 준 콘텐츠로서 아쉬움이 크다.

2013년 2월 21일 첫방송을 시작하여 무려 4년이 넘은 jtbc의 대표 콘텐츠이자 mbc 등 대부분의 방송사가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 뉴스의 뒷 이야기를 전해준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최순실 특수로 jtbc뉴스룸이 시청률 8%를 넘는 기록을 세울 때 예능적인 접근의 썰전 시청률은 무려 9%를 넘기고 이후 8%대 시청률을 보이는 놀라운 상황을 보여주었다.

사진= jtbc 썰전



물론 박근혜 정부가 막을 내리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시청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으로 전원책 변호사는 썰전을 하차한다.

이후 새 출연자 박형준 mb최측근이 들어오면서 궁금증으로 인해 시청률이 6.2%까지 오르게 된다.

이 때 사람들에게 어떤 캐릭터와 포지셔닝을 주는가가 굉장히 중요한데

박형준 mb최측근은 크게 매력을 못끌면서 다음 회차 썰전 시청률은 4.4%로 하락한다.

그 다음 주 5.1%, 그리고 4.7%를 거쳐 드디어 어제 230회 썰전은 3.6%를 기록한다.


보수층은 박형준 출연 이후 훨씬 재미있고 고급스러워졌다고 칭찬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 = 네이버


진보층은 박형준 출연 이후 못보겠다고 썰전을 버린 시청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진보성향의 시청자는 전원책 변호사를 좋아했던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하지만 전원책 변호사가 패널일 때는 적어도 논쟁의 재미가 있었고 유시민에게 밀릴 때는 표정으로 졌다는 뜻을 표한 귀여움이 있었다.

전원책 변호사가 막무가내로 우익적인 주장을 펼칠 때에도 ‘아! 저렇게 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유시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박형준 mb최측근은 전원책에 비해 낮은 목소리, 점잖고 고급스러운 톤앤 매너로 조분조분 설명하고 동의하고 반박한다.

그래서 일단 톤앤 매너로 유시민이 밀리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목소리 큰 사람이 쫓기는 듯 느껴지고 목소리 낮은 사람이 윗사람이라는 전통적인 개념 때문이다.

유시민은 방송을 하고 박형준은 정치를 한다.
유시민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박형준은 사실을 주장하고 불리하면 빠진다.

예를 들어 유시민이 북핵에 대해서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자고 하면 박형준은 북핵을 인정하는 것이 북한과 동일한 생각이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쉽게 얘기해서 북핵을 인정하면 안 되는 이유를 말하지 않고 유시민이 왜 북한과 똑같은 주장을 펼치냐고 반박하니 유시민이 1패한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진짜 토론이 아닌 정치적 토론의 노하우다.


이 방식의 가장 큰 폐단은 유시민의 주장과 정면 대결하지 않고 다른 곁가지로 빠져나가기에 유시민의 힘이 빠지고 허탈하다.


북한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다르다는 싸움을 시작하면 소모전이고 그렇다고 해명을 안 하고 계속 북핵 토론을 하는 것도 위험하다.

바로 이런 것이 청문회 스킬이고 정치 노하우다.

정치 9단 등의 별명이 붙은 사람들은 실제로 나라를 위해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진실과 상관 없이 어떻게 하면 위기를 모면하고 자신이 이기는 것 처럼 보이는가를 잘 아는 사람들이다.

유시민은 웃길 때 웃고 박형준은 불리할 때 웃는다. 그것이 바로 이미지 정치다.
내용과 상관없이 인자하게 웃는 사람이 승리한 사람처럼 보이고 아량과 배려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박형준 썰전 출연으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인데 박형준 mb 최측근은 이명박 관련 토크가 나올 때마다 맥을 끊고 다음 기회에 하자고 도망간다.

결국 시청자는 썰전이 가진 특장점을 모두 잃어버린 상황에 호기심도 기대감도 가질 수가 없다.

썰전은 통쾌하거나 흥분하며 보는 재미인데 오히려 보고 나면 더 답답하기만 하다.



왼쪽에서는 저렇게 보는구나!

오른쪽에서는 저렇게 보이는구나!

과거 패널들은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 현재는 왼쪽 주장만 있을 뿐, 오른쪽은 아무 재미도, 의미도 없는 말을 위한 말을 하고 있다.



이 상태로 썰전이 계속 가면 아무리 핫한 뉴스거리가 나와도 시청률이 오르지 않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한다.
사실 북핵 문제도 결코 약한 아이템이 아니었는데도 3%대였으니...

홍준표라도 좋으니 썰전 제작진은 살아있는 톤앤 매너를 가진 패널로 교체하기를 애시청자로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