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문재인 대통령 '저는'과 '나는'에서 알 수 있는 진심

cultpd 2017. 9. 23. 04:46

문재인 대통령이 '저는' 대신 '나는'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보고 내심 기뻤다.

세계적인 자리에서 당당히 '나'라는 표현을 쓰는 대통령을 보며 나까지 당당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일부 언론에서 영어로 '나는'이나 '저는'이나 'I'라고 표현되기에 국내용이라고 해석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해석이 되든 못되든 상관없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표로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을 낮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 개인을 낮추는 것이야 문재인 대통령 마음이지만 나라의 대표로 연설을 할 때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직원 과장이 회사 대표로 연합회에 연설을 하러 갔을 때 굽신거리고 계속 자신을 낮춘다면 그 직원이야 위상이 과장 밖에 안되니 예의있게 한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우리 회사 사람들은 영 굴욕적이다.

과장은 자신이 아무리 예의 바르고 힘도 없고 주눅이 들었어도 대표로 나갔을 때는 당당해야 하고 어깨를 나란히 해야 맞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과 대화를 나눴을 때도 대통령이 '저는'이라고 했는지 '나는'이라고 했는지를 두고 큰 논란거리였다. 그러니까 이 의미를 모르는 우파는 아무도 없다.


방송에서 '저희 나라'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하는데 편집을 도저히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저희 나라'라는 말을 내보내고 자막에는 '우리나라'라고 쓴다.

오디오는 출연자의 몫이지만 자막은 제작진과 방송사의 몫이기 때문에 잘못된 표현이나 맞춤법에 어긋나는 말을 자막으로 바로 잡는다.

그런데 JTBC 뉴스는 거꾸로 문재인 대통령의 '나는'을 '저는'으로 바꿔쓰는 실수를 저질렀다.


jtbc 뉴스룸 '저는 나는 바꿔 쓴 이유'


별 거 아니라고는 하지만 사실 꽤 기분 나쁘다.

문재인 대통령이 실수로 '저는'이라고 해야하는데 '나는'이라고 말한 것처럼 자막을 바꿔 놓은 것은 명백히 기분 나쁘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문을 직접 완성하는 스타일이라 그 디테일한 뉘앙스까지 모두 내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세계시민상(Global Citizen Award) 시상식에서 올해의 세계시민상을 받고 시상식 소감을 한 것이나 한미 비즈니스서밋 기조연설에서 '나는'이라고 말한 것은 분명히 주권 국가 대통령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트럼프의 푸들이나 김정은의 기쁨조, 미국에 끌려다닌다는 막말이 오가고 있는 상황, 예의 바르기로 대한민국 1위인 문재인 대통령이 '나는'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보여주고 싶은 의지와 신념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어르신, 어떤 강대국 앞에서도 '저희나라'라며 '우리나라'를 낮추는 것이 아니듯 우리의 대통령이 우리를 대표하여 '나는'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존중받고 있다는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나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저는'이라고 표현할 때,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를 지켜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진심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