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순둥이뿐인 나가수에 악마가 등장하다! (자우림, 김윤아)

cultpd 2011. 8. 1. 08:39


그동안 별 이슈가 없어서 나가수에 관한 글을

포스팅 안했었는데 드디어...

어제 나가수에 악마가 등장했기에 짧은 리뷰를 올린다.




나가수가 그동안 뭔가 모르게 김빠진 콜라같았던

이유는...



순둥이들만 남아서였다!

쉽게 얘기해서 착한 사람들만 남았다.

여러분은 착한 것을 좋아하는가?

컨텐츠나 사람, 직업인의 매력에 있어서 착함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한 것은 늘 매력이 없다.



락커 윤도현의 착하고 정직한 눈빛을 보라!

조관우의 따뜻한 심성은 어떠한가?

독기를 품고 나온 김조한 역시 천성이 착함은 어쩔 수 없다.

드라마에 착한 사람만 나오면 드라마를 보겠는가?




그동안 나가수가 극도의 화제성을 띄었던 이유는

착한 가수들 VS 못된 가수들의 대결이 있어서였다.




김건모!!!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소문난 자만심쟁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자기 음악세계에 대한 과도한 맹신이 있었는데

나가수에서 손을 떨었다.

그리고 탈락했다.




임재범의 악마성은 그의 과거를 살짝만 알더라도

무시무시하게 나쁜 남자란걸 알 수 있다.

블로그에 쓸수도 없을만큼 젊었을 때 그의 행동은

그야말로 경악할만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눈빛과 노래는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임팩트있게 다가왔다.

제작진을 힘들게 하고 말을 안듣던 대표적인 사람들이

김건모와 임재범이다.

그래서인지 보기 좋게 아웃됐고

다시 돌아오겠다던 임재범은 탈락도 안된 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소라?

역시 착한 사람은 아니다.

제작진을 괴롭히기는 마찬가지다.

그녀도 떠났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제작진이 다루기 힘든 사람은

모두 빠져 나갔다.

어쩌면 대중이 착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시청자 실시간 투표를 했다면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거라

확신한다.




자, 박정현은 어떤가?

박정현은 사실 개인적으로 잘 모르고

지인도 알지 못하기에 느낀 점만 얘기해보면

상당히 카리스마있고 자신의 음악세계를 주장하는

성격있는 가수지만 사실 그녀는 아무리 못돼도 

요정이다.

팅커벨이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결국은 귀여운 요정인 것이다.

예민했다가도 공연이 끝나면 미안하다고 인터뷰에서

늘 밝히고 있다.





이런 착한 가수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나가수에

오랜만에 나쁜 사람이 등장했다.

아주 예쁜 악마다!

바로 자우림!!!

특히 김윤아는 정말 나쁜 사람이다.

모두들 첫 무대에서 떨었지만 그녀는 즐겼다.

강하게 노래를 부르는 날은 강한 모습이 보일 것이고

귀여운 노래를 부르는 날은 귀여운 인터뷰를 할 것 이고

슬픈 노래를 부를 때는 전 스태프가 아마 슬플 것이다.

특히 관객을 김윤아만큼 강력하게 제압하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다.

나가수 평가방법은

관객, 즉 평가단이 평가를 내리기 때문에

평생을 관객과 함께 했던 자우림을 당할 가수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안보이는 시청자를 대하는 것과

눈앞에 보이는 관객을 대하는 것은 다르니까...








물론 방송에서만 자우림을 접하면 

그냥 매력있는 밴드로 느껴지겠지만

콘서트장에서 자우림을 본다면

김윤아의 악마적 카리스마에 전율을 하게 될 것이다.

자우림 콘서트를 가본 사람은 아마 알것이다.





오래 전 일본 공연에서 자우림을 본 적이 있었는데

언어도 안통하는 노래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정말 눈에서 무슨 광선이 나오는 줄 알았다.

노래 정말 못하는 신해철이란 가수가 있다.

그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면 신해철이 노래 못한다는 말을 하기 힘들다.

노래는 역시 성대로만 하는건 아니다.




앞으로 나가수가 재미있어질 것은

순둥이들의 모임에 기가 센 악마 같은 자우림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첫 무대에서도 다른 순둥이들과 다르게

떨었던 것이 아니라 즐거웠다고 말한다.

노래를 몇곡 더 하고 싶다고.....








고래사냥의 선곡에서 이미 자우림은 나가수 무대의

성격을 정확히 판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녀노소가 알고 있고 좋아하는 고래사냥을 선택했고

하지만 김수철의 젊은 그대처럼 공익적인 노래가 아니라

살짝 퇴폐적이고 살짝 반항하는 자우림의 이미지에 반하지 않는

선곡이었다.

70년대 영화에 장발단속을 피해 경찰과의 추격씬에서 등장한

이 노래는 금지곡이었다.







당시에는 머리 긴 것도 불법이었지만

치마가 짧은 것도 불법이었다.








독재정권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젊음의 반항과

희망의 고래를 그리워하는 노래다.

 


당시 불법이 아니었던 대마초로

모든 가수들을 붙잡아가서 본때를 보여주던

박정희 시절 이야기다.







사람들이 악마를 미워하듯

퇴폐도 싫어한다.

하지만 난 퇴폐를 사랑한다.

퇴폐는 이발소도 있지만 음악적으로 금지된 것을 행하는

반항과 히피 정신이 있다.

히피 역시 문신 새기고 머리 염색하는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 안에는 자유를 위한 투쟁이 들어있다.

히피문화에서 반전을 뺄 수 없는 것이 그런 이유고

음악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장르며 정신이다.




고래사냥이라는 노래를 들고 나왔다는 자체가

놀랍고 예쁘다.

악마는 나쁜 이미지지만 

또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강렬하여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한다.

오랜만에 착한 가수 컴플렉스에서 자유로운 

자우림을 만난 것은 우리의 행운이며

나가수 제작진의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