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또 시작된 무한도전 가요제를 향한 밥그릇 싸움, 기득권은 누구인가?

cultpd 2013. 9. 13. 19:18




MBC의 간판 예능 ‘무한도전’이 오랜만에 기획시리즈를 시작했는데 다름 아닌 무한도전 가요제다. 2013년은 더욱 막강하다. 유희열과 보아, 장기하와 장미여관, 프라이머리와 지드래곤… 정말 이 시대의 가요계의 트렌드를 잘 모아 놓았다. 오버와 언더, 정통파와 변칙 복서가 어우러져 그 어느때보다 기대되는 것이 바로 음원이다.

이제 다시 이 음원에 대한 논란이 거셀 것이다. 가요제 할 때 마다 그랬으니까… 이건 쉽게 짧게 정리하면 밥그릇 싸움이다. 실력이나 공정성 차원보다는 이제 밥그릇 싸움으로 보여진다.

그도 그럴 것이 후진 음악이 방송을 통해 극단적으로 홍보되고 음원 순위를 모두 가져가니 진정한 뮤지션은 이 즈음에는 음원 발표를 못한다는 논란. 이건 사실 말도 안된다. 한국의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사의 부사장급 여가수가 출연하고 가장 언더적으로 생긴 장미여관이란 밴드가 출연한다. 핫한 지드래곤이나 마니아 스타 유희열이 참여한다. 그래서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음악의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고 대중에게 소개하는 고마운 기획이라 생각한다. 물론 박명수의 어떤가요 같은 경우는 논란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

두번째로 방송이란 권력을 이용하여 음반 시장을 공격한다? 물론 지상파 방송이 공영성을 담보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음원 수익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었기에 이 또한 설득력이 없다.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의도가 보이면 무도 팬들이 먼저 들고 일어나서 무한도전을 지키려하는 풍토가 있기 때문에 무도 제작진은 돈을 벌고 싶어도 벌 수가 없다. 왜냐하면 무한도전의 콘셉트 중에는 이미 사회환원과 재능기부, 시청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자리잡고 있고 어쩌면 그것이 무한도전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또한 방송의 힘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음악 관계자도 모두 방송의 힘을 이용하려 애쓰고 영화인도, 광고인도, 출판사도… 모두 마찬가지다. 2년 만에 하는 가요제를 방송에 이용한다고 말하면 어떤 가수들이 이 정도 이용안하고 활동하고 있는가?

개그맨들이 애니메이션 더빙을 하면 성우들이 엄청나게 비난한다. 처음엔 더빙의 퀄리티 문제를 놓고 비난하는가 싶다가 가만히 들어보면 밥그릇 지키기다. 싸움은 본질로부터 시작되고 진정성으로 마무리 되어야 아름답다. 무한도전의 음악이 싸구려 장난질이라고 표현한다면 요즘 아이돌의 음악이 더 싸구려에 천편일률적이지 않은가?

문화의 다양성에 있어서는 무도가 더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고 생각한다. 레슬링도, 봅슬레이도, 카누도… 무한도전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고 가요제에도 도전하는 것 뿐이고, 그 음악들의 퀄리티와 만드는 방식이 형편없다면 프로그램 시청률은 떨어지는 것이고… 그냥 이런 자연스러운 시장의 논리다.





다만 한가지 무한도전에 아쉬운 점은…

좀 더 새롭고 알려지지 않은 음악가를 선택했으면 좋지 않았을까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그런데 이 또한 지금의 무한도전 분위기가 누구를 봐주고 문화창달에 이바지할 입장이 아니다. 무도 코가 석자기 때문에 잘못하면 뒤쳐지는 지금의 분위기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길을 먼저 선점하고 통행료를 받는데 갑자기 샛길이 만들어진다면 그 샛길을 없애고 싶을거다. 그 샛길을 고맙게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길은 정상적이지 않으며 내가 만든 길에 비해 안전하지 않고 내가 고생했던 것에 비하면 날로 먹는거고… 뭐 이런 생각이 드는건 당연할거다.

근데 나의 주장은 이렇다.

길은 다양할수록 좋고 어떤 길이 편리하고 안전한지는 길을 걷는 사람들이 선택할 문제다. 샛길을 마구 만드는 갑의 횡포를 논한다면 대로를 관리하는 사람들도 결코 을이 아니며 그들이 다양한 길을 연구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샛길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열심히 했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힙합을 하는 친구들이나 어렵게 밴드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주장을 한다면 나 또한 함께 싸워주겠지만 지금 싸움은 그런 본질적인 싸움은 아닌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