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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들 신운동가요 등극 god 하늘색풍선과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cultpd 2016. 7. 31. 16:58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런 걸 격세지감이라고 하나?

예나 지금이나 청춘들은 늘 기성에 대항하여 투쟁했고 정의를 지키려 노력했었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것도 청춘들이었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것도 역시 도화선은 모두 청춘들이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등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집회를 열면 가장 중요한 것이 구호와 노래다.

물론 철학과 정신이 가장 중요하고 의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지치게 되고 서로에게 힘을 주고 동지애를 느끼게 만드는 것은

외치는 구호이며 노래이다.




이것은 과거 선조때부터 내려오는 노동요나 마찬가지다.

모내기를 할 때 노래하는 것도 힘드니까 하는 것.


그래서 투쟁의 현장에는 늘 노래가 있었다.

요즘은 옛날처럼 과격한 운동권 가요를 안부르고 다소 서정적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든가 '아침이슬' 정도의

세미 운동권 가요를 부른다고 생각했는데 이화여대 점거 사태와 경찰 진입 과정에서 전혀 다른 노래가 등장한다.

정말 문화적 충격이다.

물론 이들에게 아침이슬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가르쳐서 함께 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은 이유도 있겠고

싸움 자체가 국가를 상대로 했다거나 민중해방, 노동해방 등의 이슈가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글쎄 민중가요 대신, 아니 이제 신 운동권 가요인가? god와 소녀시대의 노래를 부르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함께 부른 것은 god 노래는 하늘색 풍선이고 소녀시대 노래는 다시 만난 세계다.



이대미래라이프 경찰앞에서 노래부르는 이화여대 학생들



아무래도 이화여대 학생들이 한창 사춘기 때 들었던 노래들이 god나 소녀시대의 노래가 아니었을까?

가사를 한번 보자.




god 하늘색 풍선


파란하늘 하늘색 풍선은 우리 맘속에 영원할꺼야

너희들의 그 예쁜 마음을 우리가 항상 지켜줄꺼야


그렇다.

민중가요 대신 불러도 될만큼 이 구절은 괜찮다.

물론 옛날처럼 죽창이나 동지라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더 예쁘고 순화된 신 민중가요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파란색 풍선은 너무 짧다.

저 구절이 지나면 사실 투쟁의 현장에서 부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런 분위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난 데니 오!마른돼지 오!하나 둘 셋 늘어난 하늘색 

물결속에 나 이제 내가 바라던 간절히 원했던 그 꿈속에 

이젠 너희들 꿈을 찾게 우리가 보답해야 할 차례

이제껏 우리 지켜줬듯이 걱정마 너희를 지켜줄께 반드시


데니 계상 호영과 태우 그리구 난 누구? 쭌!!

너희들과 함께 기쁨 나누며 때론 실망시켜 가며 서로 아껴 

너무나 자랑스런 하늘색 풍선 없어 이제 난 불안한걸 

나 큰형으로서 약속해 항상 이 자릴 지키며 

너희를 기다릴게


그럼 이번에는 이화여대 학생들이 부른 노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태연] 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서현] 눈을 감고 느껴봐 움직이는 마음 너를 향한 내 눈빛을

[제시카]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만,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 길은

[유리]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티파니]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마음까지

[써니] 시선 속에서 말은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단체]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윤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만,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 길은

[태연]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수영]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마음까지

[효연] 시선 속에서 말은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단체]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


[서현] 이렇게 까만 밤 홀로 느끼는

[제시카] 그대의 부드러운 숨결이

[태연] 이 순간 따스하게 감겨오네 모든 나의 떨림 전할래


[단체]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

이 순간의 느낌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


가사 괜찮다.

소녀시대의 노래 가사가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아무튼 이화여대 학생들이 부른 신 민중가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이화여대 학생들이 28일부터 본관을 점거하고 밤샘 농성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학교 측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반발하여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서슬퍼런 독재정권 때도 대학에 군인, 경찰이 투입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2016년 경찰 21개 중대가 학교에 투입된 사건이다.

사람들은 별 문제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학교,옛날엔 지성의 상아탑이라고 했는데 

학원이 기성세대의 권력에 의해 뚫려버리면 세상은 온통 쓰레기가 되는 느낌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 마지막 지성, 학원은 끝까지 지켰던 성지같은 곳이었다.


지금이야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만

과거에는 이런 논리가 있었다.


회사원 등 사회생활을 해야하는 어른들은 여건상, 불이익때문에, 가정을 지키기위해 등의 변명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지만

사회에 나가기 전 단계인 대학생들,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편한 면이 있고

또 피도 가장 뜨거울 때이므로 투쟁의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불렀던 노래들.

그 뜨거운 투쟁의 노래가 있었는데 이것이 오늘 god와 소녀시대로 바뀐 것을 보며 참 묘한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