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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 김경훈이 이상민을 탈락시켜 얻는 것은

cultpd 2015. 7. 12. 11:40

'더 지니어스' 골수 팬이라서 전 시즌 전편을 하나도 빼지 않고 시청했다. 더 지니어스에는 인생이 있고 그 처절한 아픔과 후회, 정치와 배신이 깔려있어 인생과 인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즐겨본다. 

인간이 아름답고 세상은 결국 진실과 정의가 승리한다고? 그런 말은 초딩이나 철없는 이상주의자가 하는 말일 뿐!

실제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은 전혀 아름답지 않고 그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 또한 결코 아름답지 않다.

세상을 살면 살수록 뼈저리게 느끼고 후회하고 또 실수하고 복수한다.


더 지니어스 게임이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게임 룰 몰라도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몰라도 될 수 있을 정도로 더 지니어스는 쉽게 잘 표현한다. 게임이 쉬운 것이 아니라 사람의 관계가 쉽게 그려지기 때문에 게임에 집중 안해도 재밌을 정도의 요소가 있다.

그래서 더 지니어스를 게임 프로그램이라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기를 권한다. 도박 영화 타짜나 도성 같은 것이 카드게임 모른다고 재미없지 않은 것처럼...



오늘의 주인공은 김경훈이란 사람이다.

김경훈은 천재에 가까운 두뇌를 가지고 있는 친구다.

김경훈은 1988년 8월 26일 생이고 183cm, 76kg의 우월한 키와 외모를 지니고 있고 거기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공대 출신이라고 밝혔는데 네이버 검색에서는 대학원만 나온 것을 보니 뭔가 좀 의아하긴 하다.

김경훈 스스로 밝히기를 "공부하면 나를 따라 올 사람이 없다. 평균점수는 항상 99.8로 전교 1등을 한번도 놓쳐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인영의 신상 친구' 출연 김경훈(당시 22세)이 밝힌 학력


김경훈 최종 학력은 서울대학교 대학원 화학생물공학 석사다.


자, 정리해보면 훤칠하게 잘 생긴 젊은이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공부하고 서울대 대학원까지 나와서 영화배우를 하려고 한다.

김경훈은 영화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김경훈이 출연한 작품은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 단역, <이태원 살인사건> 단역 정도다.


자, 일단 여기까지만 김경훈의 정보를 알고 다시 더 지니어스로 돌아가보자.

김경훈이 보여준 게임 플레이는 그야말로 이해가 안될 정도로 야비했을 뿐 아니라 찌질하면서 비겁하기까지 했다.

물론 게임을 비난하는 것이지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을 이용하는 방식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다.

이 역시 사람이 사이코패스라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서 보여준 사람을 대하는 태도 말이다.


왜?

도대체 더 지니어스 김경훈이 이상민을 탈락시켜 얻는 것은 무엇이며

더 지니어스를 통해서 얻고 싶은 최종의 그것은 무엇인가?


갑자기 그것이 궁금해졌다.




이상민은 모두가 경계하고 회피하는 김경훈을 1회전에서 살려줬고 김경훈은 마지막 결승전까지 보필하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더 지니어스 김경훈은 킹슬레이어가 됐다.


킹슬레이어 뜻은 왕 시해범 정도 되겠다.

영어로 kingslayer (chiefly fantasy) One who kills a king. 즉 왕 죽인 사람이란 뜻인데 여기에는 반역의 냄새가 난다.


배신을 밥먹듯이 하고 대놓고 장난질치는 김경훈을 더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의 전 출연자는 모두 회피하고 경계하며 비난한다.

그걸 노리고 이상민은 김경훈이 분명 쓸모가 있을거라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상민도 김경훈을 이용하려고 했고 김경훈이 역으로 이상민을 이용했으니 서로 게임을 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고

대단한 이상민의 킹슬레이어가 된 김경훈을 메소드 연기의 천재며 갓경훈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고 언론도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래!!! 바로 이거다.

어차피 더 지니어스가 속고 속이고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프로그램이고 김경훈을 비난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김경훈은 상식의 선을 넘어서 야비하게 플레이를 했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진심은 없었다.

이런 느낌은 김경훈이라는 플레이어가 아니라 김경훈이라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이미지가 될텐데 왜 김경훈은 이렇게 대놓고 악역, 혹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렇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그는 한번도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김경훈은 더 지니어스에서 1등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연기 인생을 놓고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비호감이고 인지도 있는 스타도 아닌데 제작진이 계속 김경훈을 더 지니어스에 출연시켜주는 이유는 그가 가진 이런 드라마틱한 악역 연기, 야비한 연기를 제대로 수행해주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실력이 모자란 친구라도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려놓는 것과 같은 이유다.


그러니까 김경훈은 만년 단역 배우에서 탈출하기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노이즈 마케팅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정직하게 콘셉트를 잡았다면 제작진이 출연도 안시켜줄 뿐만 아니라 포커싱이 될 수 없다는 계산을 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오늘 더지니어스가 별로 신문에도 안날 정도로 관심이 적은 마니아 프로그램인데 실시간 검색어에 김경훈이 오르면서 모든 신문에 김경훈은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유정현, 임요한이 탈락하고 이번엔 우승 후보 이상민이 탈락했다.

최정문도 이기려고 게임을 하고 임윤선도 오현민도 김유현도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김경훈은 혼자서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경훈의 승리가 매우 불쾌하지만 한편으로 이것이 인생이고 이것이 더러운 세상의 실체이며 남들을 밟고 1등을 하는 비결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탈락자가 된 이상민은 이런 말을 남겼다.

"더 지니어스는 나한테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무대였다"

"내가 모르고 잊고 살았던 어떤 부분들을 또 일깨워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