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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송 유재석의 슈가맨 표절 논란

cultpd 2015. 9. 27. 00:24

윤종신과 유세윤의 심폐소생송, 제목도 재밌고 MC의 케미도 새롭고 여러 실력있는 가수들의 음악 듣는 맛과 잊혀진 잘 모르는 음악을 다시 살려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추석특집으로 방송되지만 사실 파일럿의 목적을 띄고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이란 정규 편성하기 이전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미리 알아보고 편성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 시험적으로 1회에서 몇회 가량 미리 해보는 시험 프로그램이다.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워낙 좋아해서 또 하나의 음악 무대가 생겼다는 즐거움이 있지만 사실 상당히 찜찜한 면이 있다.

유재석과 유희열이 JTBC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을 찾아서'와 기본 기획의도와 콘셉트가 표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정도로 거의 유사하다.





물론 다들 일본 프로그램 따라하고 또 과거 방송 찾아보면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은 수십개도 더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신애라가 방송했던 '그사람 그후'에서 잊혀진 가수를 찾아 노래를 들어보면 그게 그거 아니냐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

히든 싱어에서 가수의 숨은 명곡을 다시 들어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것도 결국 비슷한 것이 아니냐, 혹은 복면 가왕까지도 어차피 다 비슷한 것 아니냐라고 주장할 수 있고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도 나는 가수다를 따라한 다 같은 콘셉트라고 얼버무리며 대충 넘어가려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슈가맨과 심폐소생송의 가장 중요한 기획의도는 과거의 노래를 다시 살려내는 것, 숨은 명곡을 찾아내는 것인데 어떤 하나는 잘 모르는 곡을, 또 다른 하나는 노래만 들으면 다 아는 곡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으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아라비안나이트가 잘 모르는 곡인가? 아니면 노래만 들으면 다 아는 곡인가?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걸 어떻게 천편일률적으로 유명한 곡, 모르는 곡으로 나눌 것인가?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곡을 왜 심폐소생하겠나?



또 하나는 가수에 집중하나, 노래에 집중하나라는 차별화 전략을 말할 수도 있겠으나 이 역시 포커싱의 문제지 콘셉트의 차별화는 아니다.


기획의도가 매우 유사한 것은 물론이고 더 심각한 표절 의혹은 바로 이 프로그램이 가진 비즈니스 모델, 혹은 숨겨진 이슈메이킹 전략이 같다는 것이다.

숨겨진 명곡을 찾아내서 현재 인기가수가 리메이크하여 음원을 만들고 그 수익과 이슈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유재석 유희열의 슈가맨은 이를 역주행송 만들기라 부르고

윤종신 유세윤의 심폐소생송은 심폐소생송 만들기라 부른다.



내부 의도와 외부 의도가 결국 모두 흡사한 프로그램이고 2015년 비슷한 시기에 파일럿으로 방송하는 꼴이다.

재밌으면 되지 뭔 문제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자꾸 이런 식으로 따라하는 풍토가 팽배해지면 그 누가 아이디어를 내고 그 누가 고통스럽게 노력을 하겠나?

방송가에서는 이를 우라까이라고 부른다.

음악에서 악의적인 표절은 악보를 입력하고 몇마디에 한번씩 음표를 바꾸는 작업이다.

그리고 걸리면 이렇게 말한다.

도레미파솔라시도로 만들어봐야 뭐 그리 새로운게 있겠나?

혹은 못들어봤다.

어떤 경우는 아예 곡이 전혀 다르다라고 주장한다.


악의적인 표절인지 사람의 창의력이 다 거기서 거기고 어차피 너도 일본꺼 베낀거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같은 시기, 비슷한 콘셉트를, 그것도 지상파가 종편채널을 쫓아하는 이런 자존심 떨어지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