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Hip Hop

언프리티랩스타 이 사회의 불편한 진실 : 쿨키드 탈락 진짜이유, 유나킴과 제이니 눈빛

GeoffKim 2016. 8. 27. 15:25

언프리티랩스타 시즌3 쿨키드 영구탈락했다.

처음 인사할 때 랩을 선보인 것과 추가투입 래퍼 결정전에서 보여줬던 방송 외의 랩 이외에는 쿨키드의 랩을 시청자는 들어볼 수가 없었다.

약한 여자 래퍼 실력이라는 현실에서 쿨키드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낼지 아는 사람들은 이를 너무나도 안타깝게 생각했다.

적어도 나오자마자 탈락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나오자마자 디스배틀을 시작했다는 것.

안그래도 마음 약한 지유민을 아직 못벗은 순둥이 쿨키드가 첫 도전을 디스전으로 시작했으니 탈락은 어쩌면 필연이었으리.


언프리티랩스타 전소연이 어떤 래퍼인지는 여러분도 다 아실 듯...

전소연이 섹시한 느낌 모른다고 하다가 반전 무대를 보여준 것 보면 마치 전소연은 눈빛이 돌변하며 무대 체질이고 천부적이라 과대평가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쇼가 지나쳐보이는, 그냥 수가 읽히는 어린 아이다.

이런 전소연을 순둥이 쿨키드가 이길 거라고는 생각 안했다.

당연히 전소연과의 디스 배틀에서 제대로 랩도 못해보고 탈락.

거기다 코카콜라 뽑기로 데스매치 상대를 유나킴으로 골랐으니 유나킴 심정은 어떨까?


유나킴 역시 쓴 디스를 못해 가사를 잊고 헤맸는데 그런 유나킴과 쿨키드의 대결은 참 궁금했다.

순둥이들끼리 과연 얼마나 독한 모습을 보여줄까?




이 모든 언프리티랩스타 상황을 눈빛으로 한번 보자.

눈빛 비교 시작.

유나킴은 시작부터 코카콜라로 자신이 데스매치에 온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때 지유민 쿨키드의 눈빛을 보라!!!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것은 이미 진 것을 의미한다.

유나킴은 눈빛이 살아있고 코카콜라로 자신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말하며 쿨키드의 눈을 바라본다.

하지만 쿨키드는 이미 미안한 마음에 유나킴을 바라보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쿨키드의 열정이 떨어진다고 하고 또 독기가 부족하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 중에는 죽어도 본성을 거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디스전 처음 이전 전소연과의 배틀때도 그렇듯 두줄은 제대로 마음 먹고 유나킴의 눈을 바라보며 랩을 시작한다.

디스전 가사를 봐도 독하게 준비했을 것 같다.



요새 유나 어때? 알 사람 다 알지 뭐



작심하고 유나킴의 눈을 바라보지만 결국 흔들린다.

눈이 마주치면 쿨키드는 바로 미안해져버리고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그러니까 본성과 욕망의 싸움에서 본성이 이기는 것이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사람 안에는 천사와 악마가 있는데 이 순간 쿨키드 속의 천사가 이긴 것이다.

눈을 회피한다.




눈을 회피하면 그 다음은 안봐도 뻔하다.

가사를 잊어버리고 랩을 이어가지 못한다.

쿨키드는 두번의 기회를 모두 놓친다.

랩을 해보지도 못하고...




그리고 유나킴의 차례.

유나킴 역시 이전 하주연과 미료와의 디스랩 배틀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처음 유나킴은 코카콜라에 반항하듯 세게 치고 나간다.

눈빛 강한 유나킴.




유나킴의 디스전 가사, 세게 준비해 왔다.

악마 편집 없이도 니 자체가 비호감.

제작진에게서 들려오는 감사...



눈빛을 바라보던 유나킴.

이내 고개를 돌리고 



어색하고 미안한 순간을 웃음으로 때운다.



이게 아닌데...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다.



쿨키드의 포옹.

이건 역대급이다.



갑자기 서로를 디스하는 자리에서 유나킴을 껴안는 쿨키드.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최악이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라는 표정과 손발 오그라드는 느낌.




이 와중에 하주연은 웃지 못한다.



쿨키드는 유나킴의 마음을 이해했고 포옹하는 쿨키드에 대해서 유나킴은 뿌리치지 않고 등을 어루 만진다.

참 어처구니 없는 장면이지만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는 뭐라 표현하기 힘든 모순과 불편함의 장면이다.




이제 둘다 실수를 했기때문에 다시 원점.

독기를 품고 쿨키드가 랩을 시작한다.



이번엔 가사도 세고 눈빛도 분명 유나킴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유나킴의 눈빛이 마주친 순간, 또 가사가 어영부영 입속에서만 맴돈다.

가사전달이 잘 안될 정도로 형편없는 랩이었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이건 연기자로 치면 극중 인물,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를 잡아 먹어야한다는 디스전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한 것이다.

쿨키드의 랩이 결코 딜리버리가 약하지 않은 랩인데 이 순간은 동네 애들처럼 랩을 하고 만다.




반격. 유나킴은 지유민의 랩 싹다를 비꼬며 쿨키드를 공격한다.



가장 강력한 가사에서 또 다시 눈을 피하고 만다.





그리고 참으로 놀라운 쿨키드의 표정.

웃고 있다.

이것은 육지담의 비꼬는 웃음이 아니라 진정으로 착하게 웃고 있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고?




많은 이들은 안타까워하고 또 형편없는 형국에 짜증을 낸다.



그리고 갑자기 유나킴이 영어로 랩을 하기 시작한다.

랩 가사에는 프리스타일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유나킴이 다시 살아났다.

그러고보니 유나킴은 한국에서 자란 처자가 아니다.

미국에서 살다가 슈퍼스타K 예선에 합격하여 한국에 들어왔고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블랙핑크 연습생 시절을 보냈다.


유나킴은 아직도 영어랩이 편한 것이다.

반전을 꾀한다.



그리고 선택의 시간.

같은 멤버들이 이들의 무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전형적인 서바이벌의 포맷인 참가자가 참가자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악마의 포맷이다.


그리고 과반수 이상이 쿨키드의 탈락을 판정했고 쿨키드는 탈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또 다시 논란의 쿨키드 마지막 소감이 펼쳐진다.



쿨키드는 자신이 아직 이 자리에 있을 만한 자격이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또 격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사실 본인이 본인 입으로 자신이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은 얼마나 아픈 말인가?

그 말을 하는 쿨키드의 심정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그냥 이럴 땐 어색하지만 박수를 쳐주는 것은 어땠을까?


다른 참가자의 말이다.



이 장면은 아마 여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느끼기 힘든 리얼한 인간세상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동물의 왕국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에서나 나올 법한 인간 내면의 깊숙한 주제가 끄집어 내어지는 순간이다.


착하다는 것은 미덕인가?

악해야 승리하는 게임에서 진 사람은 과연 착한 사람인가? 아니면 실패한 사람인가?

이것은 비단 언프리티랩스타에서만 존재하는 특별한 게임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어쩌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어려서부터 아이들은 친구들과, 이웃과 서로 공존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성공한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 아니라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것이라는 교육을 받고 자라난다.


성선설이 맞는지 성악설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은 누구나 이런 환경에서 자라난다.

남을 디스해야 자신이 리스펙트 받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직장에서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먼저 승진하고 가치있는 것에 투자하는 사람보다 편법적인 사업에 투자하는 사람이 더 돈을 많이 번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학교에서 국어 성적이나 음악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다.

수학에 관심이 있지만 국어도 잘해야 성공하고 물리도 잘해야 성공한다.

수학만 잘하는 천재는 세상에 나와보지도 못하고 도태된다.


이것이 언프리티랩스타의 현재 모습과 다를 건 뭔가?




쿨키드는 끝까지 바보 같은 모습으로 떠났다.

이것은 불쌍한 것도 아니고 웃기는 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편하게 갔다.




사람들이 바란 모습은 처참하게 당하고 떨어지는 쿨키드였겠지만

쿨키드의 탈락은 시원한 면이 없다.

이것이 바로 불편함이란 것이다.



그리고 다시 환한 웃음을 찾은 쿨키드.

쿨키드는 이러한 포맷, 사회로 치면 제도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과연 이것을 우리는 명쾌하게 실력이 없어서 탈락했다고 칼질할 수 있는가?


나는 못한다.

이걸 탈락자, 루저라고 내몰기에는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다시 대중들에게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쿨키드는 빛의 속도로 사라졌다.

그나마 쿨키드의 환한 마지막 미소가 위안이 되었다.




유나킴도 울었다.

이 상황 역시 그리 편한 장면이 아니다.

유나킴을 선택해준 동료들에게 고마워서 우는 것이 아니다.

자기때문에 떨어진 쿨키드가 불쌍해서 우는 것도 아니다.


유나킴은 이러한 상황을 눈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유나킴은 이제 다시는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눈물 자체를 흘리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상황에 놓이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어떻게 성공을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된다.


정말 잘하려는 사람의 독기와 욕망, 그리고 절실함이 미덕인 것인가?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의 성공이 박수받아야 마땅한 세상인가?


제이니의 눈빛이 자꾸 떠오른다.

육지담을 이긴 제이니의 그 타오르는 눈빛.



우리는 어떤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봐야하고 

어떤 눈빛의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야 하는가?


그 불편한 상황을 언프리티랩스타에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