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저널리스트, 미국의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62).
그의 사진 '초록색 눈을 가진 소녀'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진이다.
1985년 전쟁 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찍은 사진인데
내셔널지오그래픽 표지에 올라 유명해졌다.
그런데 국내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이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
카페 11곳에서 간판, 복도, 출입문 등에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 20여점을
걸어놓은 것이다.
"이는 저작자의 복제권과 배포권 및 전시권을 침해하는 행위인 것은 물론, 작가가 정한 작품의 크기 및 비율, 프린팅 방법 등을 따르지 않아 저작물의 심미감까지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며
카페 주인을 상대로 1억5,000만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김현석)는 2일,
카페 운영자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우리나라 까페나 음식점, 술집 등에서는
작품 제목, 포스터, 사진, 음원 등, 저작권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걸면 걸리는 것이 저작권이다.
블로그 글도 마찬가지다.
대중에게 무언가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나,
아니면 상업적인 이용이었나가 중요하다.
상당히 어려운 부분인데
판결에서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저작권자의 권리를 얼마나 침해할 의도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침해에 의해 얼마나 이익을 얻었는지, 그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SLRCLUB에서 심한 케이스가 있었는데
클럽에 올린 사진을 여행 반값 쿠폰 파는데 써서 논란이 있었다.
이런 경우는 누구도 인정하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다.
한시적인 사용이라 직접 찍은 사진도 없고 해서 대충 처리하려는 생각이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돌아다니는 무수한 저작물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작권 침해 간판들.
우리는 남의 집에 들어가서 물건을 훔쳐야 도둑질이라고 생각하는건 아닐까?
남의 아이디어와 추억과 경험에 의한 고통의 산물을 훔치는 것에는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닐까?
이번 사건의 프랜차이즈 운영자는 어쩌면 스티브 맥커리의 팬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가 범법 행위라는 것을 몰랐을 지도 모른다.
모르고 행하는 범죄만큼 무섭고 억울한 것은 없다.
타인의 저작권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