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썰전 이철희의 분노와 이준석의 위안부 생각

cultpd 2016. 1. 9. 04:16

썰전에서 이철희 소장과 이준석 전 의원이 그야말로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의 사과에 관해서다.

이철희 소장은 너무 화가나서 언성을 높였으며 CG로 머리에 김나는 모습까지 표현됐다.

이철희 소장은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우선 시작은 이랬다.



박근헤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해결책을 만들겠다"고 밝혔었는데

현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수용 못하겠다고 하고 

그럼 피해자가 수용 못하는 것이니 잘못된 거 아니냐는 것이다.


최소한 협상 전에 피해자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이해할 만한 결과를 내야지

반발할 수 있게 만들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이다.


특히 이철희 소장이 분노한 부분은 청와대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 부분이다.

이철희 소장은 청와대 명의의 말들이 거의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무효와 수용불가만 주장하면 까다로운 문제 생겼을 때 손을 놓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정부가 잘못 협상한 것 같이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


이철희 소장은 이 문장들이 국민에게 "뭐 말들이 많냐, 가만 있어"라는 애기 아니냐는 것이다.

언론에게도 쓸데 없는 얘기하지말라고 하고 이게 국민들에게 할 말이냐고 분노하며

대한민국 이렇게 하면 되냐고 말했다.



이준석 전 의원은 정부가 협상 과정에 있어서는 위안부 할머니들 의견 수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가가 원칙에 의거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고 협상 결과에 대한 내부 설득이 있는 것이지

협상 과정에 이해당사자들이 들어가서 협상을 하는 것은 협상이 이뤄지기 힘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이철희 소장은 발끈하며 "이해 당사자"라는 표현을 하면 안된다고 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이해 당사자들이 아니라 피해 당사자라는 것이다.




이건 큰 차이가 있다.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사람들이 협상에 대해 불만족스러워하는 것과

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협상에 불만족스러워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기때문이다.



이철희 소장은 흥분하여 위안부 할머니들이 나쁜 놈들에 의해 납치당했다고 표현하며

나라가 망한 피해를 개인들이 본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나라때문에 피해본 것을 이번에도 또 당사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협상하는게 맞냐는 이야기다.





이준석 전 의원은 할머니들이 연로한 것을 언급하며 

사과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것이 더 안타깝다는 내용의 주장을 했다.

소기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으면 어떤 정부도 이런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소장은 어느 정부도 못했는데 박근혜 정부는 했다라는 것이

어느 정부는 안하고 싶어서 안했겠냐며 안되는 이유가 있었는데

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안되는 이유가 되는 이유로 바뀌었냐고 했다.



사진 = JTBC 썰전 이준석, 이철희 소장


이준석 전 의원은 이철희 소장에게 그럼 이번 협상보다 진전된 협상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철희 소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릎꿇고 사죄하게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 이유는 뭐냐하면...

외교라는 건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안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이준석 전 의원과

할머니들과 충분히 협의하여 더 좋은 안을 만들고 노력해야한다는 이철희 소장.

그렇게 하면 시간이 늦어지고 외교적 교착이 된다는 이준석 의원.

그럼 과연 이번 정부가 할머니들을 찾아가서 충분히 살피고 의견을 듣고 노력을 했냐는 이철희 소장.


아주 의미있고 재밌는 대목이다.

보수와 진보의 싸움!

자, 정리해보자.


그 뜨거운 싸움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할머니들을 위해서 사과를 받아냈다는 주장.

근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최대한 사과와 인정을 받고 싶어서 한 협상이라고 하는데

이상한 것이 왜 할머니들이 이번 협상을 전면 무효라고 주장할까?

정말 할머니들을 위해서 어느정도 성과를 이뤄냈다면 왜 할머니들이 분노할까?


그래서 이철희 소장이 분노한 것이다.



머리 나쁜 사람들을 위해서 더 쉽게 표현하면

내 딸을 이웃집 어르신이 납치해가서 성고문을 하고 몸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고 생각해보라.

이웃집 어르신은 납치와 강간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족 중에 힘있는 어르신이 등장하여 이웃집 어르신에게 범법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한다.

이웃집 대표가 사과했고 돈을 준다고 하며 앞으로는 이같은 일로 문제 삼지 말라는 약속을 하라고 한다.

피해를 당한 딸은 아무 의미없이 사과하지 말고 뭘 잘못했는지 법적으로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표가 사과하지 말고 이웃집 어르신 이름으로 직접 사과하고 처벌까지 원한다.


이런 상황이라고 치자!!!

그럼 이 딸과 가족 중 힘있는 어르신은 어떤 관계가 될까?

비록 만족할만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우리집 어르신은 고마운 분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이게 상식이다.

근데 이 딸이 지금 우리집 어르신을 원망한다.


이유는 아주 아주 간단하다.

이 딸이 원하는게 정확히 뭔지, 어느 정도가 되면 받아드리지 않을지 의논을 하고

가족회의를 거쳐서 결론을 냈다면 이 어르신은 역대급으로 고마운 분일거다.

근데 이 딸이 원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어르신 마음대로 합의해서 이제 이 딸이 다시 협상을 진행하지 못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