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황금의제국 미친 시청률, 불의 여신 정이에게도 따라잡힌 이유

GeoffKim 2013. 9. 4. 11:45

황금의 제국 20회!

정말 입이 딱 벌어지고 소름끼치는 드라마다.

어떻게 한회도 안빼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수 있는지

작가에게 존경을 보낸다.


그런데 시청률을 보고 또 한번 입이 딱 벌어지고

소름이 돋는다.






드라마 내용은 끝도 없이 달리는 폭주기관차로

그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시청률 곡선은 끝도 없이 추락하여 미친 그래프를 보인다.


심지어 불의 여신 정이에게도 따라잡히고

전체 드라마 중 10위다.




드라마 10위라는 것은

가장 메인이 되는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가 지상파에 한편씩 있으니

총 6편인데 멀찌감치 떨어진 10위라는 것이다.





황금의 제국을 시청하는 사람은 이것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결과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만 난리가 난 드라마인 것 같다.

흥분해서 솔직히 얘기하면 우리나라 시청자에게는 너무 큰 선물이었던걸까?






시청률이 안나오는 이유, 간단하다.


고수가 주인공이라면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악한 재벌 집안을 송두리째 먹어버리면 된다.

그럼 시청률 잘나왔을거다.

집안을 먹고 보니 고수가 회장의 잃어버린 아들이었으면 훨씬 시청률이 잘나왔을거고

이요원과 정략결혼을 하고 살다가 사랑에 빠지면 또 시청률이 잘 나왔을거다.


그런데... 

우리가 늘 보아오던 패턴에서 벗어나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을 고급스러운 연극처럼 다루니 시청률이 나올리가 없다.


화학조미료가 듬뿍 들어있는 찌개를 먹다가 MSG없는 찌개를 먹으니 맛이 있나?

쇠고기 다시다 국물의 냉면을 먹다가 평양냉면을 먹으니 무슨 맛이겠나?


이 드라마가 얼마나 빠르게 전개되는가 하면 

최서윤이 부회장이었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장태주·최민재 연합→한정희·최민재 연합→최서윤·장태주 연합→

최민재 회장체재→ 최원재·장태주 연합→최서윤·최원재·최민재 온가족 연합으로 

수도 없이 상황이 바뀌고 선악이 바뀐다.


아버지를 생각하는 장남의 파이팅이 매력적으로 보이다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며 한 여자를 사랑하는 고수가 멋지다가

아버지가 믿는 최서윤의 어깨에 놓인 짐이 불쌍해보이다가

최민재가 가족회의에 등장하는 순간 멋지다가

이건 뭐...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눈을 떼면 뭔 내용인지 모를 드라마다.



언제봐도 이해가 가는 드라마들과 싸워서 이길 수가 없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 역사상 몇안되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한다.

못보신 분들은 꼭 다시보기라도 하셔서 이 고급 콘텐츠를 놓치지 않기 바라며

이런 드라마가 또 만들어질 수 있게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지금같은 성적이라면

사실 어떤 방송사가 이런 멋진 드라마를 제작하겠나?

일본 드라마 사다가 만들면 되고 대충 막장에 콩쥐팥쥐, 출생의 비밀 섞어서 만들지...



보통은 드라마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이번에는 시청자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