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꽃청춘 매주 자막실수에 독고다이, 알몸수영까지 막장예능

cultpd 2016. 3. 15. 21:04

꽃보다 청춘을 참 즐겨보는데 보면서 때로는 크게 웃고 또 때로는 눈시울을 적시기도 한다.

대한민국 여행 프로그램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저속한 표현과 자막 실수가 거의 매주 대여섯개는 나온다.

나도 국문학과를 안 나와서 못발견하는 편인데도 매주 대여섯개는 꼭 발견한다.


초반 꽃보다 할배 시절에는 자막 실수 뿐만 아니라 자막의 퀄리티도 KBS보다 못한 촌스러움을 가지고 있었으나 CJ E&M의 영향을 받아 이제는 눈뜨고 볼 정도의 자막 디자인은 됐다.

하지만 이 저질 자막은 어뜨케...



아마 나영석 PD가 KBS에서 못했던 저질 방송을 리얼리티라는 이름으로 해보고 싶었는지, 혹은 손오공인지 뭔지 인터넷 콘텐츠 연출하다보니 이제 케이블 TV까지 저질화를 시도하는 것인지 정말 불편하다.


좋다! 이 정도는 그냥 공기와도 같이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 지상파 방송도 아니고 그냥 케이블 리얼리티 예능이라고 생각해서 애교로 넘어가자.

그런데 이런 재미를 주려는 자막 말고도 표준어에 안 맞는 틀린 말들이 너무 많다.



웬지라는 말은 없다. 왠지라고 해야한다.

왠지는 왜인지의 줄인 말로 쓰는 단어지 웬일이니?라고 할 때와는 다르다.

아래 웬만하면은 '웬만하면'이 맞다.



그러니까 왠지 빼고는 거의 다 웬을 쓰면 맞다고 외우면 되겠다.

이걸 소위 작가라는 사람들이 아무리 예능작가라고 해도 모른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아래 바베큐는 뭘까?



물론 바베큐로도 많이 쓰지만 바베큐는 바비큐의 잘못된 표현이다.

그럼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겠지?

외국말은 그냥 대충 써도 되지 않냐고...


하지만 이것이 몰라서 쓰는 표현이란 증거로 꽃보다 청춘에 수없이 등장한 푸껫의 경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는 푸켓이란 말 대신 표준어 푸껫을 쓰고 있다. 바비큐보다 푸껫이 더 낯선데 왜 푸켓이라 안쓰겠나?



또 댓가라고 썼지만 대가가 맞다.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게 전부 틀린 말을 따로 찾은 것이 아니라 내가 동영상을 빠르게 돌려가며 한회분에서 찾은 것이다.


뭐 이런 건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케이블 TV도 이제는 올바른 언어와 올바른 내용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처음 케이블 TV가 자리잡지 못했을 때는 방통위도 어느 정도 봐주는 경향이 있었고 모두가 경쟁력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케이블TV 시청률을 보면 지상파 방송보다도 훨씬 잘나오는 콘텐츠가 많고 시청률이 높은 콘텐츠는 분명 시청자에게 영향을 준다.

그러니 방송통신위원회도 이제는 CJ라고 해서 틀린 말을 막 쓰고 비속어, 외계어를 스타일리시하다고, 트렌디하다고 생각하는 제작자들에게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 같은 회차의 방송에서 팬티만 입고 수영을 하는 고경표를 보여주고, 그것도 느린 동작으로 계속해서 보여주고 급기야 꽃청춘 4인방의 팬티를 모두 벗겼다.

물론 제작팀이 벗으라고 한 것은 아니고 스스로 벗었겠지만 그 내용을 여과없이 대박이라고 신나서 박수치며 편집한 작가와 PD들을 상상하면 참 한심하게 생각된다. 


너무나도 불편한 것은 차치하고 이건 공중 도덕에 맞지 않는 내용이다.

탑이 담배꽁초를 버렸다고 해서 지금 시끄럽다. 

연예인이 솔선수범을 하지는 못할망정 지켜야할 에티켓을, 그것도 해외에서 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문제는 이걸 좋다고 여러번 슬로우 모션까지 편집해서 넣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매너 없는 돌발행동이 방송팀에게는 행복이 되는 것 같다.

알몸으로 화장실, 목욕탕을 가는 모습부터 팬티를 벗는 모습, 그리고 호텔 조식에 가운만 걸치고 가는 모습 등.


출연자가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그런 장면을 여과해야한다.

그러니까 자체 심의라는걸 해야하는데 작가와 PD가 어리다보니 국문법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고 매너나 공중도덕을 아는 사람이 없는 것 아닐까?

이런 방송의 가장 큰 문제는 이 방송을 본 시청자가 자라서 pd, 작가가 되면 또 실수를 하고, 그러다보면 우리의 언어는 점점 변해가고 나중에는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계층간의 갭이 생기게 된다.


또 같은 회 꽃보다 청춘 방송에서 인생은 독고다이라는 자막을 제작진이 넣었다.

아주 멋진 노래와 함께 인생은 독고다이라는 자막을 멋진 폰트로 넣었다.



그런데 독고다이는 일본말이다.

독고다이라는 말은 일본말로 特攻隊 Tokkōtai, 한국말로 특공대다.

근데 가미카제 특공대, 즉 가미카제 독고다이라고 해서 특공대가 자살 공격을 하는데서 온 말인데 이것이 한국에 와서 특공대라는 말로 쓰이지 않고 혼자서 싸우는 느낌의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가미카제의 느낌이 온 것과 비슷하다.

독고다이의 '독'을 아마 홀로 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아무튼 일본 가미카제 독고다이는 전 세계가 혐오스러워하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망령이 담긴 비행기이며, 또 특공대다.


물론 이것도 출연자가 잘 몰라서 썼다면 삭제해야하고 죽어도 넣고 싶다면 오디오는 살리고 자막은 올바른 말로 바꿔서 써야한다.

다르다는 내용을 전하기 위해 출연자가 실수로 틀리다고 했다면 그 장면을 안 쓰면 좋지만 꼭 써야한다면 자막은 '다르다'라고 고쳐 쓰는 것이 맞다.

누구나 다 쓴다고 해서 방송에서까지 쓰게되면 그것은 공인되고 오인되어 학교에서는 국어 시간에 문제가 발생하고 사회에서는 어르신과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상황이 오고 인터넷에서는 더욱 말을 줄이고 더욱 과격하게 국어를 오염하게 된다.


방통위는 언제까지 케이블TV라고 해서 이런 제작진의 무지와 비매너를 지켜볼 것인가?

나영석 PD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이 문제를 반드시 체크하기 바란다.

사진= TVN 꽃보다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