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쓰레기 감독 김기덕의 절규 '아리랑'

GeoffKim 2011. 9.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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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쓰레기라고 불리우는 감독 몇명이 있다.
그 중 대표, 김기덕...
홍상수, 박찬욱 감독 등 세상이 인정하는 쓰레기 감독들 중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쓰레기다.

근데 묘한 것은
이 감독들이 모두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다.

김기덕 감독은 그의 영화 '아리랑'에서 자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말들을 쏟아낸다.
그리고 왜 우리가 그를 쓰레기로 보는지 알았다.

그는 철학적이고 문학적으로 영화를 다루고 있었고
한국의 대중은 오락적이고 스포츠적으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영화는 본디 드라마를 통해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라지고 드라마만 남은 시대다.

이 간사한 시대에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소귀에 경을 읽는 것과 같을 것이다.
다수가 속한 집단은 자신들을 소로 보고 경을 읽는
불편한 감독들을 쓰레기라고 매도하는 것 이외에는
자신들이 빠져나갈 방법이 없기에 끊임없이 그들을 공격한다.

공격이 뭐 있겠나?
영화를 안보고 욕하는 것이 공격이겠지.
이해 못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 평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인 공격이겠지.
나와 다른 것은 쓰레기고 내 안에 있는 꺼내고 싶지 않은 본능을 꺼내
까발기는 불편함은 쓰레기가 되는 것이겠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서 불편하고 낯선 것은
쓰레기가 되고 비난이 된다.

물론 극장이 걸어줘야 관객이 볼 수 있는 것이지,
걸지도 않는 영화를 어떻게 볼 수 있겠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디 감히 이런 영화를 걸겠나?
큰 상 하나 정도 타야만 며칠이라도 잠깐 걸어주지...

그리고 어디 이것이 영화뿐이랴...


안타까운 점은 이 모든 원흉인 CJ, 롯데, 오리온 등의
상업적인 기업에 대한 실명 언급은 전혀 못하고,
아끼던 후배 실명만 공개하는 극도의 오점을 남겼다.
또한 자신의 영화홍보와 해외 영화제를 신경 쓴
멘트들이 진정성을 훼손하였다.
하지만 그의 절규가 너무 절실했기에 용서가 된다.


10여년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이장호 감독의 소개로
영화계를 이끌어갈 신예 감독이라는 김기덕 감독을 만났다.
엊그제 같이 선한데  벌써 20년 가까이 돼버렸다.
모자를 눌러쓰고 군복입은 모습에
그의 살아있는 눈빛은 청년이란 단어, 그 자체였다.
그 치기어린 적개심의 눈빛이 이제 깊어져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김기덕 제2기의 시작을 보여주려 한다.


영화감독은 영화로 말을 한다는 것을 지독히 극단적으로 보여준
영화 <아리랑>...

그것 또한 영화였다.

그리고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린다.
그의 작품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도 극장에 걸릴 수 있는
우리 문화의 다양성에 관한 고민과 발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