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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만난 어느 소녀의 눈빛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물난리로 차와 사람들이 엉켜있던
바라나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름다운 터널을 만났습니다.
노란 색 터널은
이국적이며
판타지 영화의 세트 같았습니다.
밖의 세상으로 나가면
물난리의 현실이 펼쳐져서...
묘한 통로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 곳에서 그 느낌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강렬한 눈빛의
예쁜 소녀가 뒤돌아서 제 쪽을 봅니다.
그리고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마치 패션 모델 사진을 찍 듯...
그 소녀를 촬영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아무 말이 없었고
단지... 열심히 촬영을 했습니다.
참 야릇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강렬한 눈빛에서 전 아주 이상한 교감을 합니다.
제가 먼저 살짝 미소를 보냈고
소녀도 아주 옅은 미소를 저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터널 안에서의 그 짧은 기억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물난리의 인도를 다시 만납니다.
이 먼 이국땅에서 만난 어떤 인연은
단지 우연의 스침일까?
사람과 사람이 스친다는 것에 대해
특별함을 느끼게 만드는
인크레더블 인디아의 느낌이었습니다.
LEICA M9, 35mm SUMMILUX ASPH 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