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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칸늑떼님이 열심히 댓글을 적어주셔서
강좌 하나 올려야겠다는 의지가 솟았습니다 ㅎ
오늘 제목은 좀 과격한가요?
카메라와 렌즈에만 투자하는 바보라...
마치 저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좋은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쉬운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초보자, 또는 아마추어 사진사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비싼 카메라, 비싼 렌즈입니다.
과연 좋은 카메라와 렌즈를 갖고 있다는 것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빛을 이용하는 등, 실력의 문제를 접어두고
카메라와 렌즈의 중요성이 40이라면
조명이 40, 삼각대가 20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렌즈 40 : 조명 40 : 삼각대 20
살짝 놀랍지 않습니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빛입니다.
이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태양이나 공기의 조건이 좋지 않다면 어떡합니까?
답은 인공 조명을 쓰는거죠.
그러므로 장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명입니다.
그런데 조명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떡합니까?
고감도 저노이즈의 비싼 카메라를 사든지, 밝은 렌즈를 사든지,
아니면 삼각대를 사는 것입니다.
1. 고감도 저노이즈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림의 디테일을 뭉갤 수 있고 색이 변형될 수 있습니다.
2. 밝은 렌즈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면 사진이 모두 아웃 포커싱만 된
의미없는 사진이 될 수 있습니다.
3. 그래서 결국 삼각대가 답입니다.
트라이포드를 쓰기 시작하면 사진이 분명 달라진다.
무겁고 귀찮은 트라이포드,
전문 찍사도 아닌데 가지고 다니기 너무 힘들죠?
하지만 자신있게 말씀 드립니다.
트라이포드를 쓰게 되면 사진의 폭이 어마어마하게 넓어집니다.
핸드블러라고 부르는 손 떨림으로 부터 해방되면서 사진을 100퍼센트 확대했을 때
뿌연 현상을 없애줍니다.
조리개를 조이고 심도 깊은, 쨍한 사진을 만들어줍니다.
무엇보다도 트라이포드를 세운다는 것은 확실한 피사체를 찾았다는 것이고
그 피사체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은 저도 실천 못하고 있습니다 ㅜㅜ
알면서도 못하는 분들 많으시죠?
저 같은 경우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요즘 유행하는 작은 테이블용 삼각대입니다.
왼쪽 것은 접사용 렌즈이고
오른 쪽 것이 미니 트라이포드입니다.
제 것은 오래된 라이카 트라이포드에
세계적인 브랜드 마킨스 여행용 볼헤드입니다.
에밀레라는 이름의 저 볼헤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랑스러운 한국 브랜드입니다.
볼헤드 구입하실 때 이왕 사실거면 꼭 마킨스 하나 구입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카메라는 백만원이 넘는 것을 사면서 볼헤드에는 돈을 안쓰는 불편한 진실은
참 안타깝습니다.
제대로 된 볼헤드 하나 구입하시면
평생 쓸 수 있습니다.
이거 샀다, 저거 샀다 하는 것 보다
짓조, 마킨스 등의 최고 브랜드 볼헤드를 선택해서 오래 쓰시는 것이 남는겁니다.
제가 웬만한건 비싼거 절대 권하지 않는데
볼헤드만큼은 예외로 비싼 것을 강추합니다 ㅎ
이유는 잠금을 하고 나서 미동도 없이 고정되어야
앵글을 유지할 수 있고
카메라가 나중에 무거워져도 계속 안정감 있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근데 전문 사진사가 아니니까
일상 생활에서 트라이포트 펴는 것이 쉽지 않죠.
특히 블로거로서 음식점 사진을 찍을 때
트라이포드 펴면 사람들이 쳐다보고 쪽팔립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미니 삼각대.
고릴라 포드처럼 구부러지는 형태도 있고
제 미니포드처럼 딱딱한 것도 있습니다.
카메라 무게에 따라서 고릴라 포드는 쓰다보면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부끄럼 많이 타는 제가 식당에서 주로 쓰는
작은 트라이포드로 찍은 사진을 보시죠.
촬영 정보 확인하시면서 보세요.
1/8초라는 아주 느린 셔터스피드로 찍었습니다.
셔터스피드를 느리게하면 감도가 낮아도, 조리개를 조여도
노출을 맞출 수 있습니다.
다만 흔들림이 심하기 때문에 움직이지만 않으면 말이죠.
그러니까 트라이포드를 세워놓고 촬영하면
아무리 어두운 곳에서도 위의 사진처럼 노출을 맞출 수 있는겁니다.
A모드에 조리개 5.6 정도 놓으시고 ISO 200 정도로
트라이포드 위에 놓고 찍어보세요.
셔터 누르실 때 움직이시면 안되고 책상 건드리면 안됩니다 ^^
아래는 더 어두운 횟집이었는데요.
역시 미니 트라이포드로 촬영했습니다.
음식점에서 플래시를 펑펑 터뜨리지 않으면서
또 나의 카메라와 렌즈가 아무리 싸구려라고 해도
트라이포드만 있다면 촬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움직이는 피사체는 찍기 어렵죠.
게다가 장노출로 묘한 사진도 찍을 수 있고
트라이포드만 있다면 많은 것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번엔 여행용 가벼운 시루이 트라이포드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이 작아서 잘 안보이시겠지만
자세히 보시면
나뭇가지 등의 세밀함이 살아 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우리는 카메라와 렌즈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합니다.
트라이포드와 스트로보 없이 잘 찍을 수 있는 카메라와 렌즈를 찾고
연구합니다.
하지만
조명과 삼각대 없이 찍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는 바로
표현하고자 하는 감성, 혹은 피사체의 표현에 대한 한계입니다.
오늘... 귀찮고 무겁지만 트라이포드를 챙겨보십시오.
비록 찍을 때는 힘들고 성가시지만
집에 와서 사진을 보면 깜짝 놀라실겁니다.
당신이 초보자라면
카메라나 렌즈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삼각대에 투자를 하시고
상황이 된다면 조명을 연구하는 것이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