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남은...
기다림을 필요로 하지만
그 기다림은
단지...
대상에 대한 기다림일 필요는 없다.
그리움 자체도 기다림이 되니...
꼭 나비를 기다리지 않아도
그 무엇을 기다린다.
혹시 못보고 지나가거나...
혹시 봤어도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나는 그를...
그리고
그들은 나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는다.
그것이 막연한 그리움의 실체다.
스쳐 지나는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곱씹고
그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어쩌면
끊임없는 체크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의해서 이루어질 것 같지만
난 그렇지 못하다.
그저 그리운 것을
꾸욱 눌러 참으며
안스러운 것을 살포시 웃어 주거나
보고 싶은 것을 퉁명하게 눈 흘기며
그래도 난 사랑한다
고 생각한다.
그 생각이
닿을 것이라 믿는다.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 순진한 것이라면
난 아직 참으로 순진하다.
오늘 따라 우리 선수들이 마냥 보고프다...
HASSELBLAD H3DII-39, HCD 3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