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의 전문가이긴 하지만
난 아직도 배달해 먹을 단골집을 찾지 못했다.
이건 강남이건, 강북이건, 늘 마찬가지다.
특히 배달맛집에 전화를 걸면
그 집이 그집이고
그 메뉴가 그 메뉴다.
한번은
배달 시스템이 고장 났는지, 야유회를 갔는지
한군데가 배달이 안되니
거의 모든 배달이 다 막혀버린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름은 다르고, 그림은 달라도
다 같은 배달 시스템에 의해
아구찜, 감자탕, 찜닭, 순대볶음, 족발 등등
배달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실제로 배달하는 맛집을 찾을 수 있는데
강남 논현, 청담권에 새벽까지 배달을 해주는 떡볶이 집이 있었으니
신천할매떡볶이다.
포장 잘 해서 오는데
실제로 세트를 시키면 뭐가 많이 올줄 알지만
달랑 요런거다.
만두...
맛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떡볶이가 너무 맵다는 것이다.
만두나 어묵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으면 중독된다고 광고하고 있으나
실제로 너무 매워서 찍기가 무서울 정도다.
그래서 이 집의 세트메뉴에는
오리지널 쿨피스나 팥빙수가 들어있다.
혀가 뽑히는 아픔을
쿨피스나 팥빙수로 달래줘야 한다.
오리지널이 있고 달콤한 맛이 있는데
처음에 오리지널을 시켰더니 주인장이 처음 시키는거면 일단 달콤한 맛을
추천한다고 했다.
오리지널은 너무 맵다는 것.
매운거 좋아하는 나로서는 주인장의 도발에 신경이 쓰였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달콤한 맛을 시켰다.
아!
주인장은 옳았다.
달콤한 맛이 이 정도면
오리지널은 거의 음식이 아니라 일종의 고문 도구일 듯 하다.
정말 맵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매운거 알지! 근데 이건 너~~무 매워!
이 매운 입을 팥빙수로
빨리 해독시켜야 한다.
팥빙수는 얼음으로 보호하여 떡볶이를 먹는 동안에도
녹지 않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디테일은 우유다.
집에 우유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역시 팥빙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우유없이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주인은 알았던 것이다.
풍부하고 원가 낮은 과일이 듬뿍 들어있다.
우유를 붓고
팥빙수를 먹으니
뽑힐 것 같았던 혀가 살짝 진정된다.
물론 완전히 진정되는데는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근데 상당히 놀라운 일이 있다.
이거 다시는 안시키겠다고 다짐했는데
벌써 세번이나 시켜 먹었다.
중독이다.
중독은 대체할 그 무엇을 못 찾을 때 발생한다.
이 매운 떡볶이는 두렵기는 해도
한번 먹기 시작하면 다시 시키게된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맛이 아니라 통증이다.
그 아픔을 즐기는
어쩌면 변태 기질의 인간 특성을 활용한 음식이다.
고통 후에 밀려오는 안도감과 행복함...
매운 떡볶이를 먹고 나서도 살아있다는 다행과 편안함.
애써 돈내고 만든 고통으로 부터라도
해방되어서 행복을 느끼고 싶은
일종의 익스트림 푸드다.
근데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대구에도 이 마약 떡볶이가 있었다.
아니... 거기가 본점이다.
에고!!!
난 옛날 내 방송에 나갔던 코너에서 이 떡볶이집을
방송한 적이 있다 ㅎㅎㅎ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배달시켜 먹는다는 그 떡볶이집이었다.
대전, 울산, 광주에도 분점이 있다.
다행히 서울에는 우리집과 가까운 곳에 있다.
매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매일 똑같은 배달음식 대신
이 마약같은 떡볶이를 한번 드셔보시기를...
쿨피스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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