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개론/SONY

소니 RX1, 350만원짜리 똑딱이를 어떻게 규정할까?

cultpd 2013. 2. 13. 07:00

라이카 M10 출시 소식 이후,

라이카를 버리고 NEX, X-PRO1, X-E1, 6D 등 

작은 카메라를 찾아 나섰다.


그러다가 만나게 된 말도 안되는 가격의 

렌즈 붙박이형 똑딱이, RX1.




놀라운 것은 이것이 소니라는 점이다.

후지나 시그마, 라이카 등 자신의 철학을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하려

노력하는 회사들이 있다.

거꾸로 소니는 대중의 니즈가 그들의 철학이 되는 

마케팅적 그룹인데...


RX1은 아마 대중과 상관없이 그들이 현재 가진 기술력을 뽐내고 싶었던

말 그대로 플래그십적인 의미를 띈 것 처럼 보인다.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난 이 카메라가 라이카 M9보다 좋다고 평가한다.

물론 니콘, 캐논 등의 어떤 카메라보다도 

철학적인 카메라라고 본다.


작은 카메라 사이즈로 좋은 화질을 만들었다고 평가한다면

파나소닉, 올림푸스, 시그마 등 경쟁 상대가 많다.

하지만 렌즈와 바디를 최적화시켜 대중의 구매욕을 떨어뜨릴 가격에

내놓은 이것이야말로 철학이거나 공격적인 블루오션 마케팅이다.


이걸 또 놀랍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샀으니 할말 없으나

이렇게도 대중과 안맞을 이상한 카메라가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으니 이것은 단지 허영의 결과는 아니었다.






어떻게 작은 똑딱이 크기에서 이런 사진들이

조명도 없이, 트라이포드도 없이, 고민도 없이 찍히나?

게다가 디지털 장난을 할 수 있는 필터들도 들어있고...











파스퇴르 병을 크롭해서 디테일을 한번 보자.





훌륭하다.

물론 RX1이 가지고 있는 약점도 있다.

역광이나 어두운 곳, 콘트라스트 없는 피사체의 촛점을 잘 못잡는거다.

물론 AF가 안되는 카메라에 비하면 DMF라는 자동,수동 동시 포커스 기능도 있고

확대/피킹기능도 있으니 큰 문제는 없으나


중요한 순간에 AF를 믿고 찍다가는 큰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런데 AF를 잘 못잡는다는 것은 거꾸로

심도가 그 만큼 얕다는 것이다.












소니 RX1, 넌 정말 소니가 맞니?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왜냐하면 이 녀석을 쓰면서 가끔 내가 라이카로 찍고 있나?란 생각을

많이 한다.



그건 크기때문도 아니고 결과물의 느낌때문도 아니다.


카메라에 따라 피사체 선정과 화각 선정이 달라지는데

RX1으로 사진을 찍을 때 라이카 화각이 많이 나오고 

라이카 피사체가 많이 담긴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물론 35미리 렌즈에서 오는 느낌도 있겠으나

오막삼에 사무엘을 장착한다고 해서 이런 사진들을 찍는건 아니다.






그렇다고 솔직히 6D와 RX1을 비교했을 때

그 이미지가 더 필름라이크하다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정확하게 표현해서 RX1 사진에는

감수성이 느껴지는 착각을 갖는다.


이게 라이카를 쓸 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감수성이 들어있다라는 것이 아니라

감수성이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그 이유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화이트 밸런스 문제일 수도 있다 ㅎㅎㅎ)

곧 RX1을 완전 해부할 생각이다.

아직은 사진이 별로 없어서 모르겠으나

분명 RX1에는 무언가 있다.







최근 IR실험실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RX1의 주변부 광량 저하 보정을 켰을 때 RAW에서까지도

색조변화가 있다고 전했다.

주변부 광량저하를 끄기를 권했고 

여기서 놀라운 점은 RAW에도 이 현상이 들어간다는 것은

소니의 RAW가 실제 완전한 RAW가 아닌 것 같다는 코멘트가 있다.


이것은 실로 충격적인 것이다.

원래 소니는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들만의 기술력으로 여러 "의사" 기능을

넣어왔다.

실제로는 아닌데 눈으로 보이게 만드는 유사한... 뭐 그런 것들이다.



총평으로...

RX1을 정말 편하고 작은 완벽한 카메라로 생각하고 구입한다면

곧바로 후회하게 될 것이다.

강아지로 따지면 혈통좋고 남들에게 뽐낼 수 있는 멋진 강아지를 산다고 생각하면

후회할 것이고

혈통은 없지만 함께 오랫동안 사랑을 나눌 강아지를 골라서

정을 쌓아나가길 바란다면 후회하지 않을 카메라다.

하지만 현재 구입하는 사람들은 전자의 이유를 많이 가지고 있을거다.


RX1은 콘탁스도 코닥도 시그마도 아닌

소니일 뿐이다.

혈통의 순수성이 아니라 즐거운 디지털 기기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놀랍게도 소니가 이뤄낸 2000년대 플래그십을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