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녹티룩스.
밤에 쓰면 참 좋은 밝은 렌즈입니다.
너무 비싸고 너무 좋습니다.
이 말에는 잘못된 점이 있습니다.
너무 좋다?
좋다는 말인지, 안좋다는 말인지...
김광석 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맞습니다.
너무 좋은건 원래 문법상 말이 안됩니다.
일단 너무 멋진 녹티룩스 사진 한장 보시고요...
너무 과도한가요?
해가 보이네요 ㅎㅎㅎ
요즘 방송에서는 '너무'라는 말이 너무 많이 나옵니다.
너무 너무 좋아요.
너무 사랑해요.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이건 모두 원래 틀린 말입니다.
'틀린'과 '다른'에 이어 방송에서 잘 못 쓰는 어법의 1,2위를 자랑합니다.
너무 과도한 후보정 ㅜㅜ
'너무'라는 말은 '넘다'라는 말에서 유래합니다.
그러니까 도가 지나치다든지, 과도한 경우에 씁니다.
부정적인 말이 뒤에 나와야죠.
너무 싫어!
너무 지나친거 아니야?
예를 들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너무 좋아요'라고 심사평을 하면
너무 좋아서 '사람들에게 와닿지 않는다', '거부감을 준다' 같은
부정적인 뜻을 내포하게 됩니다.
임규홍님의 논문 <국어 정도 부사 '너무'의 화용론적 의미>를 보면
정도 부사 `너무`는 성분 부사의 기능과 동시에 선행 원인절에 대한 화자의 부정적인 인식 태도를 후행 결과절에 이끄는 이중적 기능을 한다. 따라서 그 의미는 `어떤 대상의 정도가 지나쳐서 말하는 사람의 부정적인 판단이라는 인식 태도의 결과를 가져옴`으로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도 부사 `너무`가 기존에 어떤 대상에 대해 부정적 의미를 이끄는 것과 다르게 긍정 강조의 기능을 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 경우 `너무`는 `어떤 주관적 긍정 감정 동사에 대해 말할이가 자신의 감정을 일정한 정도의 기준을 넘어서게 표현함으로써 말할이의 극단적 감정을 충족시키려는 강조법(과장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 이 경우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자장면이 짜장면이 된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거죠.
사람들이 모르고 자주 쓰는 잘못된 문법과 어법을 모두 인정하다보면
나중에는 의사 소통에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일본에도 '너무~ 하다'라는 표현이 있지만 이 경우엔 부정적인 경우에만 씁니다.
일본에서 너무 예쁘다라고 하면 부정적인 뜻이라 욕먹을 수 있습니다.
already라는 말은 '이미, 벌써' 라는 뜻인데
'이미 밥 못 먹었어'라고 쓰는 것과 같습니다.
yet이라는 말은 '아직'이란 뜻인데
'아직 밥 먹었어'라고 쓰자는 얘기와 똑 같습니다.
너무 과도한 사진을 매일 보면
잘 찍은 사진에 감흥을 못 느낍니다.
현대 사회 구성원인 우리들은 뭐가 그리도 부족한지
'너무'라는 표현을 너무 자주 씁니다.
'상당히, 꽤, 굉장히, 정말, 많이, 매우, 아주, 진짜' 같은 많은 강조의 표현이
사라지고 있는겁니다.
긍정적 표현으로는 부족하다보니 '너무 너무 너무 너무'를 연발해야
조금 느낌이 오는, 뭐 그런겁니다.
'진짜, 정말'이란 강조를 많이 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 같습니다.
진짜 사랑해. 이번 한번만 용서해줘. 실수였어.
이럴 때 '진짜, 정말'이란 표현이 잘 어울리지 않나요?
분명 이 글의 댓글에도 너무 공감합니다.
너무 좋은 글이에요... 이런게 붙겠죠? ㅎㅎㅎㅎㅎ
대중이 쓰는거야 뭐라 할 수 없지만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자꾸 '너무'란 표현을 쉽게 하면
대중도 따라서 '너무'를 연발하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 사는 사회가 너무나도 과도한 것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너무'라는 표현을 쓸 때 한번 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