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는데
라이카가 꽤나 적당하다고
누군가 평가한다면
난 단연코 헛소리라고 하고 싶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담는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나다.
나의 화이트밸런스, 나의 노출, 나의 구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 결정의 순간에
난 여러 장을 찍어보지 않는다.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하며
나의 결정을 신뢰하고
확신한다.
어차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카메라를 작동한다는 것이 아니라
나와
빛과
나의 결정들이
한판 붙는 화학 전쟁과도 같다.
게임으로 치면 열심히 클릭하여 적을 소탕하는 아케이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설정하고 싸움을 지켜보는 시뮬레이션과 같다.
그 전쟁에서
내가 큰 탈없이 그녀의 순간을 담았을 때...
행복하다.
그녀가 카메라를 바라보지 않기를 바랐고
또 커튼이 바람에 날려 그녀를 온전히 드러내지 않기를 바랐으며
그녀의 표정이 바뀌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므로 나는 조급했고
그 짧은 찰나에 셔터를 눌러야했다.
D3가 풍경에 좋은 카메라이고 캐논이 인물에 좋고
라이카가 감성에 좋다라고 말한다면
난 피식 웃을거다.
D3가 어쩌면 그녀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는데는
더 유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모델 : 김성은
사용기종 : D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