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직장의 신 김혜수의 눈물, 무한도전 정준하의 눈물

cultpd 2013. 5. 1. 11:44

KBS2 월화극 직장의 신은 원래 오버와 코믹의 전형적인 드라마다.

현실과 동떨어진 김혜수의 연기는 마치 3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참 말도 안된다.

곳곳에 만화적이고 일본 방송적인 비현실이 가득하다.


그런데 왜 '직장의 신'에 사람들은 공감하는가?




끊임없이 우리의 아픈 현실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재와 볼거리는 오버하지만 사실 근간에 깔려있는 우리 계약직의 제도와

이 시대 아버지들의 애환이 이 드라마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게 한다.


당의정이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그래서 사람들은 쓴 약 겉에 단맛을 덮어 먹기 좋게 만든다.

당의정같이 재미있는 듯, 이 시대의 쓰라림을 살짝 덮었다.


물론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것이지만

우리 현실과 맞게 잘 로컬라이징되었다.




특히 지난 4월 30일 방송된 '직장의 신' 10회에서는 

인원감축으로 인해 권고사직의 위기를 맞은 고정도 과장(김기천)의 상황이

주로 그려졌는데

그는 딸의 결혼식까지만 회사를 다녔으면 좋겠다고 하고


'밥 먹고 가라'는 고과장의 말에 과거 은행에서 정리해고 됐을 때의 생각을 하며

인조인간같은 미스김(김혜수)이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동안 많은 경우에서 참아왔던 미스김의 눈물이라 더욱 가슴 아팠다.

엉엉 우는 것이 아니라 눈에서 눈물이 넘쳐 흐르기 직전의 모습을 유지하는

김혜수의 연기는 감동을 극대화했다.


그리고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 가서 결국 눈물을 흘린다.






대중은 자신의 이야기, 아빠의 이야기, 선배의 이야기에

공감과 함께 자신, 혹은 자신의 가족을 떠올린다.


우리 아버지가 회사에서 저런 상황은 아닐까?






또한 미스김은 '엄살부리지 마라, 계약직은 2년마다 그렇게 힘들다'라는 

말을 하면서 고과장을 짐짝이라고 표현했다.


'직장의 신'에는 아픈 현실이 가득하다.

며칠 전 방송한 무한도전 8주년 특집에서도 해고당하는 정준하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 했다.





IMF가 지난지 언젠데, 요즘 왜 이렇게 많은 해고 이야기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눈물 흘릴까?


그만큼 현재 우리의 상황이 힘들다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대화되고 있고 서민들은 살기 힘들다고

난리들이다.

사회의 분위기는 미디어에 먼저 반영된다.

왜냐하면 인기를 끌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미디어는 

공감의 코드를 빠르게 반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아빠가 나오는 프로그램이 줄줄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아빠들에게 위안이 필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