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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프라임베이커리,남양유업 이후 갑(甲) 비상 경계령

cultpd 2013. 5. 7. 19:51

쉽고 재밌게 쓰겠습니다.


즐거운 일이니까요...


항상 당하기만 하고 어디가서 말도 못했던 

이른바 '을(乙)'의 반란이 거셉니다.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승무원 폭행과 프라임 베이커리 회장의 호텔 직원 폭행,

그리고 남양유업 영업관리 직원의 막말 사건까지 '갑(甲)'의 횡포가 도를 지나치면서

SNS 등의 실시간 네트워킹이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사실 갑과 을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그냥 계약서에 회사 이름 등을 길게 쓰면 불편하니까 줄여서 쓰기 위해

'누구를 갑이라 칭하고 누구를 을이라 칭한다'라고 표기하는데서 온 것입니다.

계약을 셋이서 하면' 갑,을,병'까지도 나오고요

'정'까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갑과 을의 스탠스를 고쳐보고자 A,B로 표기한 회사도 있었고요.

또 힘있고 거대한 기업이 자신을 을로 표기하는 노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갑과 을의 단어는 아무 의미없는 한문입니다 ^^

갑이 되면 우월한 지위를 가지게 되고 그 지위를 마치 벼슬이나 특권으로 생각하고

을을 깔보고 괴롭히는 관행이 진짜 문제겠죠.


일례로 어떤 갑 회사에서는 을 회사에게 보안 시스템 도입을 요구합니다.

프로젝트가 경쟁사 등에 빠져나가면 안되니까 보안에 신경쓰는 것 까지는 오케이.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을 회사에 보안 조직을 만들라고 하고 CCTV에

직원 교육에 전면적인 보안시스템 구축을 요구합니다.

그게 안되면 일을 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근데 을 회사는 직원 4-5명 밖에 없는 영세한 회사입니다.

근데 무슨 보안 담당자를 만들고 시건장치와 시스템을 만듭니까?

프로젝트 관련 보안 시스템이 아닙니다.

을 회사의 보안 시스템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아니! 프로젝트 보안만 충실히 이행하라고 시킬 것이지

남의 회사 조직도까지 바꾸라는 요구가 말이됩니까?

그리고 보안 점검을 위해 내방해서 점수를 매긴답니다.


방송국에서도 갑과 을의 관계는 상당히 코믹합니다.

방송국에서 외주를 맡기는 프로덕션은 거대 드라마 제작사 말고는

영세한 회사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갑인 방송국은 제작사에 작가를 바꿔라, 제작비를 어디에 썼는지 일일이

보고해라, 재미없으니 다시 찍어라 등등 수많은 비상식적인 요구를 합니다.


피디는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 대 회사로 계약을 하고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니

프로그램 제작이 맘에 안들면 다른 회사로 교체하는 것이 맞지

일일이 우리 회사 직원을 잘라라, 마라! 할 권리는 없지 않는가?

분명히 대본 컨펌해서 그렇게 찍은건데 이제 와서 윗사람이 맘에 안든다고

새로 찍으라고 하면 제작비가 엄청나게 오버하는데 담당자가 좀 윗분을

설득해야하는거 아닌가?

재밌다, 재미없다는 주관적인 것이니 일단 방송을 하고 시청자의 반응을 보는 것이

어떠냐? 등등 수많은 제안을 눈치보며 어렵게 부탁처럼 해보지만

결국 답은 귀찮으니 그냥 다시 찍어라!, 작가 잘라라! 등으로 돌아온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큰 방송사 프로듀서는 현재도 인기있는 VJ들의 프로그램을 관리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외주 제작사는 괴롭힐 수록 프로그램 퀄리티가 높아진다!

그래서 후배가 들어오면 이렇게 가르친다.

"재미있어도 일단 다시 찍어오라고 해봐! 그럼 더 나아진다니까!!!"


그러면서 또 쳐먹는건 다 쳐먹습니다.

방송사에서 이제는 당연한 것 처럼 공공연히 뒷돈을 받고 있다죠.



이 모든 것들이 이제는 위험하다는 것을 갑님들, 담당자들은 알아야합니다.


피해사례 중에는 철골공사 회사가 대기업에 철골제작 하도급 계약을 맺었는데

기업이 설계를 계속 변경하라고 하면서 자재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계약금액으로

맞출 수 없다고 추가 대금을 요구했는데 계약서에 도면 수정에 의한 자재비 단가 변경은 

안된다는 조항이 있어서 대금을 못받는 경우.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부품 단가를 20퍼센트 정도 내리라고 지시해놓고

적용 시점을 23개월 전 것 까지 적용시켜서 막대한 손해를 보는 강도같은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또 대표적인 것이 어음 결제 기간을 늘리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로 도산하는 중소기업 등등.

 

수많은 말도 안되는 경우가 계속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덮어지는 것이지요.

중소기업이 문제가 되면 그 고통은 그대로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서민들이 떠안습니다.

중소기업 사장이 모두 떠안겠습니까?

떠 안을 수 없는 규모의 손해가 발생하면 수많은 가족들의 아버지는 직장을 잃게 되는거구요.



남양 유업 등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최근 며칠동안 많은 슈퍼갑들이 직원 교육을 바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LG 계열사는 5만원 이하라도 경조금품을 받지 못하게 올해 초 윤리규범을 변경했는데요

실제로도 안받는지는 모르겠지만 훌륭한 일입니다.

경조사가 있는데 협력업체 임직원이 뭔가 해야하는 것은 갑을의 정석이었으니까요.

소위 떡값이라고 문제되는 것이지요.


포스코는 그룹 연수원에서 정준양 회장이 주재하는 전체 임원 워크숍에서

반성의 뜻을 담아 윤리실천 다짐대회를 이달 내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하고요.


여직원 투신자살이 있었던 롯데백화점은

매장 관리자 교육 과정에 갑을 관계를 되짚어보는 강의를 이달부터 도입했습니다.

판촉 사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예의를 지키라는 내용이랍니다.


한국 전력공사도 지난 7일 '권위주의 타파 14계명'을 발표했습니다.


국회에서도 민주당 이종걸 의원실 주최로 7일 '재벌·대기업의 불공정·횡포 피해사례 발표회'가

있었고요.

대기업 가맹본부와 불공정 계약 등에 관한 가맹점주들의 고통을 토론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가맹점 주는 지금 언론에 소개되고 있는 남양유업의 피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계속 대리점을 하려면 함부로 말을 할 수 없으니까요.


또 어떤 회사는  매월 특약점에 매출 목표를 강제로 부과하고

매출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판매장려금의 50%만 지급한다는 주장도 나왔고요.


CJ 대한통운은 일부 지역에서 화물운송기사를 상대로 수수료 폭리를 취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주문제도의 일방적 변경으로 가맹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이야기도 나왔답니다.



이렇게 국민의 관심은 세상을 바로 잡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은 남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이고 우리 이웃입니다.

물론 기업에서 횡포를 부리는 악마들도 초심은 그렇지 않았을겁니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도록 지시받고 분위기를 읽다보니

악마가 되어가는 것일겁니다.


이제 갑(甲)이라는 이름의 악마들은 비상 경계령을 내려야할겁니다.

지금의 흐름은 단순히 몇몇 사건때문에 불붙은 일시적인 소나기가 아닙니다.

1%의 횡포를 바로잡으려는 이 시대의 자연스러운 욕구이자 경향입니다.


몇몇 대리점 주의 입을 틀어막고 협박을 해서 잦아들지 않는 이유는

그동안 너무 많은 고통을 참아왔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아고라에 올라온 남양유업 대리점주의 답문자 메시지를 소개하면서 장문의 글을 마칩니다.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5034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