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당혹스럽고 충격이었다.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방송인 손석희(57) 성신여대 교수가
이른바 조중동 중 하나인 종합편성채널 JTBC의 보도 총괄 사장으로 간다.
하지만 손석희 교수를 아는 사람은 10초만 생각해봐도
그가 왜 JTBC로 떠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마치 김지하 시인처럼
사상과 철학이 바뀌었다고 원망할 수도 있다.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해보면 여러분은 손석희 교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내가 손석희 아나운서를 만난건 대학시절 MBC 특집 토론 프로그램에
요즘으로 치면 시민논객으로 참여했을 때이다.
아나운서실에 앉아 있는 그는 남자인 내가 봐도 매력있을 정도로 잘생겼고
몸매 좋고... 그리고 당시 파업 등 복잡했던 시기였기에 고뇌에 찬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를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도국 소속으로 알고 있지만
그는 초창기 MBC의 아나운서였다.
아나운서는 잘 전달하는 사람이고 기자는 잘 취재하는 사람이다.
읽는 사람으로서 앵무새처럼 읽지 않는 모습이 대중으로 하여금
그를 사랑하게 만들었고 아나운서와 기자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100분토론에서 보았 듯 그는 단순히 진행을 매끄럽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중립적인 입장에서 논리적으로 형평을 생각하며 잘 정리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시선집중에서 그의 매력은 폭발한다.
그를 좌익, 또는 급진적 진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는 그렇게 말하거나 행동한 적이 없다.
다만 옳은 쪽, 바른 쪽을 늘 선택하다보니 마치 좌익처럼 보이곤 했었다.
여기까지가 미디어 업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다.
매체에서 대중을 상대로 일하는 사람은 편향적이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1992년 10월 4일 한겨레 신문
MBC가 힘들 던 시절...
같은 날 한겨레 신문 하단을 보면 손석희 아나운서 이름이 있다.
대외 협력위 부간사로 손석희 아나운서는 구속되었다.
당시에도 우리나라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었고
당시에도 MBC 경영진은 문제가 많았다.
이랬던 손석희 아나운서가 그토록 소중했던 시선집중을 놓고
JTBC로 간다고 발표했다.
JTBC에는 손석희 교수의 매형이 대PD로 일하고 있는데
그가 토토즐, 일밤, 우정의 무대, 테마게임, 퀴즈 아카데미 등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하던 주철환 PD다.
아마도 주철환 PD, 매형의 설득이 주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손석희 아나운서가 구속됐을 때 면회를 갔던 주철환 PD의 면회기에 관한
기사가 있다.
이 글에 보면 주철환 사장의 90년대 마인드를 알 수 있다.
출처 : 한겨레 신문 기사
"이 순간의 체험이 너(손석희)의 삶을 더욱 가치있게 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과 사회가 좀더 아름다워지게 하는데 한발짝
기여할 것"
그리고 주철환 PD는
손석희 교수의 딸에게 이런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그(딸)의 아버지(손석희)의 부끄럼없는 역사와 함께...
민주(딸 이름과 민주주의) 올 때까지 민주 외쳐라."
글의 맥락으로 볼 때, 그리고 주PD의 연출 프로그램들을 보았을 때
그는 항상 진보적인 사람이었다.
보수적인 성향을 느낄 수 없었던 사람이다.
지금은 JTBC 사장, 대PD라는 직함으로 일하고 있지만...
혹시 주철환 PD가 나이 들어서 사상이 바뀐 것인가?
몇년 전 손석희 교수가 100분 토론을 그만 둘 때
주철환 PD가 쓴 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