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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삼각형의 비밀 : 김구라,강용석,이철희

GeoffKim 2013. 6. 14. 17:15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프로그램을 하나만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썰전, 독한 혀들의 전쟁을 말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썰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좌우가 무조건 헐뜯어야 살아남는 100분 토론식의 막무가내 주장을 깨뜨린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최초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강용석


회생 불가능할 것 같았던 비호감 강욕석은 천재적인 머리로 현시대 코드와

방송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대중에게 은근슬쩍 호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는 얕고 넓은 지식을 활용하여 보수의 입장과 찌라시적인 대중의 관심사를 이 시대의 코드인

솔직함으로 발언한다.

이는 꼴통 우파의 궤변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두아이를 키우는 변호사라는 번듯한 직장을 가진

박근혜를 지지하는 층을 대변한다.






이철희 소장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비서실 행정관, 노무현 선대위 간사와 민주당의 전략과 정책을

연구했던 대단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2011 ~ 2011민주정책연구원 상근 부원장
2010 ~ 2011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상임 부위원장
2010 ~서울디지털대학교 초빙교수
2008 ~ 2010한국사회여론연구소 컨설팅 본부장,부소장
2006 ~ 2007국회정책연구위원, 원내대표 비서실 부실장
2005 ~ 2007대한핸드볼협회 관리이사
2004 ~ 2006국회의원 보좌관
2002 ~ 200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전문위원
2002 ~ 2002노무현 후보 선대위 미디어선거특별본부 간사
2001 ~ 200121세기 문화정책위원회 사무국장
1999 ~ 2000대통령비서실 행정관
1998 ~ 1999RCM 기획실장
1995 ~ 1997정보화전략연구소기획팀장
1994 ~ 1995국회의원 비서관
1988 ~ 1989

한국정치연구회운영위원,섭외부장


출처 : 다음 인물정보



이철희


이철희 소장은 김대중 편도, 노무현 편도, 문재인 편도, 안철수 편도 아니다.

놀랍게도 그는 민주주의 편이다.

꼴통 좌익 세력과 다르게 그의 언행은 침착하고 놀랍게도 유연하며

때로는 유머러스하다.

강용석 변호사가 현실적이라면 이철희 소장은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 이상이 틀에 박히지 않았고 무조건 적이지 않고 유연하다.

그름이 더 현실적이라고 해서 그름이 맞다고 하지 않는 깐깐함과

옳음이 비현실적이라고 해서 포기하지 않는 바람의 토크를 한다.

그래서 그는 다소 비현실적이거나 멀게만 느껴지는 사안에 대해서도 

포기하지 않는 진보적인 사람들, 타협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변한다.









이전의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정이 무슨 말을 하든지 반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때때로 반이 옳다고 느껴도 정은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야한다고 생각했었다.

합을 이루려는 태도가 아니라 서로를 깨부수고 이기려는 검투사같은 토론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썰전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주장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때로는 오케이, 인정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첨예한 문제에서도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토론의 주제를 벗어난 공격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청자는 그들의 주장을 번갈아 들으면서 판단을 할 수 있고

또 공부를 할 수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람이 등장한다.








김구라


입에 담을 수 없는 음란하고 저속한 말들을 쏟아냈던 과거의 행적때문에

구설수에 많이 휘말렸던 개그맨이다.

현재 그의 해박한 관심사들의 정보량을 보면 과거에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많은 방송사와

답답한 현실에 대한 반항감과 비판의식이 팽배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진보사상과 방송에서 성공한 후 악착같이 살아내야하고 지켜야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골고루 짬뽕되어 상당히 복잡한 캐릭터를 나타낸다.

더욱 헷갈리게 만드는 것은 자신은 진보도 보수도 아닌, 오로지 돈만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점이다.


그러한 자신감과 프로의식에 개그맨적 유머코드까지 합쳐지니 천하무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MC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김구라는 정반합의 한 모서리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이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썰전의 비밀이다.


그는 이철희 소장의 정공법도 궁금하고 강용석 변호사의 가십도 궁금하다.

그야말로 일반 대중을 대변한다.








삼각형!


삼각구도는 정반합을 의미하여 카메라 컷이 자유자재로 돌아가며

누가 정인지, 누가 반인지를 모호하게 만들며 패널과 MC까지도 동등한 요소로 활용한다.


때로는 김구라가 정이고 강용석이 반일 때도 있고

그 둘의 의견을 이철희가 합이되어 정리,

또 때로는 강용석이 정이 되고 이철희가 반이 되고

김구라가 합을 이루어내는 탄탄한 삼각형 구도다.











이철희 소장의 대체 에너지론은 상당히 훌륭한 이야기이고

강용석의 원전만한 것이 없다는 주장은 상당히 현실적인 이야기다.

교육적인 문제에서도 강용석은 두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주장하고

이철희 소장은 주부들이 싫어하는 아버지들의 주장을 한다.

그 가운데서 김구라는 재밌어하며 서로를 부추기거나 비꼬는 재미를 준다.


프로그램의 말미에는 박으로 머리를 치는 것으로 설전을 마치는데

박을 깨뜨리는 것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기도 하고 잡귀를 물리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에서 오간 논쟁의 상처와 앙금을 털어버리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역사는 정반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이렇게 재밌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방송이 있었나하는

생각에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에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