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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웃겨야산다, 통편집 감행으로도 못잡은 재미

GeoffKim 2013. 7. 6. 23:50

7월 6일 방송된 MBC‘무한도전-웃겨야 산다 편.

역대 무한도전에 길이 남을만큼 저질 방송이었다.


이에 대해 무한도전을 아끼는 사람으로서 최초로 욕을 한번 해야겠다.


김태호 피디가 바쁜지, 아니면 작가들이 다 휴가를 갔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한심한 문제다.



정형돈과 정준하가 입원했다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무조건 웃겨야 산다는 콘셉트로 방송을 겁없이 시작했다.

그리고 거침없는 통편집과 말도 안되는 초창기 케이블TV 식의

몸 개그가 전편을 채웠다.


자만일까?


뭘해도 재밌고 또 재미없으면 상황을 이해해주고 봐주는

무한도전에만 있는 가족주의가 스태프를 이렇게 게을러지게 했나?



솔직히 말하면 이것은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고

심하게 말하면 전파 낭비다.







데프콘과 농구선수 서장훈을 데려다가

‘비눗물 줄넘기’ ‘디스코 팡팡 위에서 양치질하기’,

그 옛날 방송했던 논길 뛰다가 빠지기에

급기야 얼굴에 구두약 발라 광택내기!!!



정말 할 말이 없다.


이 프로그램에 작가가 왜 필요한지, 피디가 왜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

옛날 코미디 TV 초창기 방송을 보는 듯 하다.


재미없는 것은 참아도 저질방송은 참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재미없는 것은 회복이 가능하지만 

저질 방송으로 낙인 찍히면 회복이 불가능하고

그 영향은 출연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실제로 유재석이 전체 녹화 분량에서 고급스럽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진정성을 알고 성실성을 사랑하기에 피디들이 그를 보호하는 것이다.


김제동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의미있고 멋질 것 같은가?

전체 원본 공개하면 그냥 공개녹화 전 바람잡이 수준의 말을 더 많이 한다.


유재석의 값싼 멘트와 진행을 다 공개해버리면 어쩌자는건가?


방송 처음하는 사람들이 예능하듯 

방송에다 '창자를 밀어 넣어서 미싱질 하듯 다다다다'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내보내면 어쩌자는건가?







어떻게 만들어낸 캐릭터고 포맷인데 

이렇게 과감하게 망치는가?

케이블과 종편에 위기를 느껴 막가는건가?


이건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상처를 입힌 것 아닌가?



분명 제작진에 무슨 변화나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하루 빨리 정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안그러면 정말 시청자에게 무도가 통편집 당할 수 있겠다.




어쩌면 다음의 두가지 의도가 숨어있는지도 모른다.

1. 두 멤버가 빠지면 이렇게 재미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도

2. 출연진이 제작진을 넘어서 대본을 읽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것에

대한 제작진의 경고


이러한 이유가 아니라면

MBC에 또 무슨 문제가 생긴건가?



물론 검색해보니 무도빠들의 공격이 무서워서 비난의 글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몸 개그가 재밌었다,  계속 이런 콘셉트로 나가라고 하는 글이 많다.


나 또한 몇 장면은 웃었지만 몇장면이 재밌었는지가 핵심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단지 몇장면이 재밌었다는 말을 믿고 쫓다보면 

진정한 무도빠들은 외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무한도전에는 독특한 시대 코드가 있고 숨겨진 해학이 있으며

금기에 도전하고 앞서가는 정신,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모한 도전과의 차별점이었다.



무도빠의 맹목적인 사랑과 믿음이 오히려 제작진에게 독이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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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4 - [미디어 리뷰] - 무한도전이 슬랩스틱 코미디라는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