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강용석이란 사람을 몹시 싫어했었다.
특히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최효종을 고소했다는 것에
정말 인간같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JTBC '썰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하겠다는 내용은
회의록 원문 어디에도 없었다'라고 밝히면서 "어, 뭐지???"하며
그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
JTBC 썰전, 독한 혀들의 전쟁 갈무리
그가 그렇게 얘기한 이유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아무리 여당이고 야당이고,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라는 뉘앙스를 전달했다.
진중권 트위터
이전의 극악무도한 정치인들을 보면 눈앞에 진실이 밝혀졌어도
자신을 위해, 또 자신이 지지하는 당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 사람, 진실을 말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썰전을 본방사수했던 나로서는
강용석이란 인물에 대해 야릇한 매력을 조금씩 느껴왔던 것이 사실이다.
요즘 가만히 보면
그의 발언에 극우 세력과 일간베스트 등 온라인 집단은 강용석을
내치는 것처럼 보인다.
변희재 트위터
그리고 그의 오래된 트윗을 공개한다.
아마도 정치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당시 술을 먹고 썼던 것 같다.
다음 날 사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용석 트위터
그리고 2010년 성희롱 발언 파문 당시 문화일보 기사를 발견했다.
문화일보 온라인 기사 갈무리
그의 아버지는 수도 없이 교도소를 들락거렸다고 한다.
그리고 판사가 되지 못했던 이유에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을 했다고 한다.
연좌제는 아니지만 판사 임용 당시에도 아버지가 교도소에 수감중이었다고 인터뷰를 했는데
이 대목에서는 뭔가 찡하기까지 하다.
tvN 스타특강쇼
서울대에 하버드대, 결코 머리가 나쁘지는 않을거다.
그는 방송을 통해 우리를 현혹시키고 있는걸까?
그런데 이상하게 강용석에게 사람 냄새가 난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여왕의 교실에 나오는 고현정을 닮았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고현정 캐릭터와 꼭 닮았다.
올바른 세상을 꿈꾸는 선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악독한 선생도 아니고
뭔가 이상한 선생이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강용석을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
야망때문에 쇼를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부조리에 대한 분노때문에 부조리 속으로 들어간 것일 수도 있다.
아직은 아무도 그의 진심을 모른다.
재밌는 사실은 98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집행위원 시절
재벌개혁, 소액주주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고 한다.
특히 2001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씨가
삼성전자 상무보로 임명된 것을 정면으로 비판했다고 한다.
대우전자 분식회계, 세종 하이테크 주가조작관련 소송으로 소액주주 피해보상을
이뤄냈고 지리산 수해로 야영객 30여명이 사망했을 때도 유족의 변론을 스스로 자처해
국가의 배상을 받아내기도 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성희롱 발언이나 박원순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 고소의 왕 등으로
인식하고 있는 강용석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그의 화술에, 미디어 전략에 보기좋게 속아넘어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단정하고 싶지 않다.
평생을 착한 일만 한 악한 사람은 착한 사람일까?
평생을 악한 행동만 한 착한 사람은 악한 사람일까?
어쩌면
근본이 착하고, 근본이 악한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어떻게 보이고
어떤 가치관과 철학으로 어떤 노력을 하며 사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강용석이 우리에게
양심적인 말을 해주고,
약자의 편, 진실의 편에 섰으면 좋겠다.
그 좋은 머리로 세상의 불합리, 비상식과 싸워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럼 난 강용석을 열렬히 응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