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진짜사나이 시청률 고공행진의 이유 (아빠! 어디가? 보너스 리뷰)

cultpd 2013. 7. 15. 09:13

지난 1편 포스팅에서 못다한 진짜사나이의 불가사의한

시청률 고공행진의 이유를 마무리 해보겠다.


어제 14일 방송에서 아빠! 어디가?와 진짜사나이의 일밤은 

시청률 16%로,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진 수치지만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맨발의 친구들, 런닝맨은 10.8%로 살짝 올랐고

맘마미아, 1박2일은 8.6%로 또 약간 올랐으나 동시간대 꼴찌.


당분간 일밤을 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어보인다.



지난번 포스팅을 못보신 분은 아래 링크로 확인하시고.


2013/06/10 - [미디어 리뷰] - 진짜사나이, 런닝맨 제치고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이유 분석 1편

2013/05/28 - [문화의 다양성] - 진짜사나이 시청률과 시청연령별, 성별 분석 결과



2편. 진짜사나이, (아빠! 어디가?)의 시청률 미스터리 분석. 


미스터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지난번에 언급했 듯


1. 일단 예능 스타가 없다.

장혁이 투입되고 김수로가 받쳐주고 있지만 절대 예능 스타가 아니다.

류수영까지 합하면 모두가 배우다.

유재석 군단의 런닝맨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는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군대 정신인가?


예능스타가 없는 것은 아빠! 어디가?도 마찬가지다.



2. 군대 이야기는 시청 타깃이 좁다.

군대 소재는 그 시청대상의 폭이 좁고 보안문제, 군 기강 등의 이유로

리얼하게 다루는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혹독한 얼차려나 비상식적인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빠! 어디가?를 이 항목에 넣는다면 

가족 이야기는 소구력이 약하다.

섹시하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3. 매번 반복되는 모습으로 싫증나기 쉬운 소재.

군 생활만큼 반복적인 소재가 또 있으랴?

각 부대의 특성만 다른 뿐, 군대란 곳은 결국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곳.


진짜 사나이보다 더 스타도 없고 아이와 아빠가 여행가는 착한 소재로

반복되는 아빠!어디가?의 지루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자! 그렇다면 이러한 제약속에서도 

진짜 사나이가 높은 시청률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이유는 뭔가?

위의 제약 속에 답이 있다.





1. 예능 스타들이 만드는 가짜 리얼함을 극복하고 있다.

이건 지난 번 포스팅 때 자세하게 다뤘다.

오히려 예능스타가 없는 것이 리얼함을 증가시켰고 

리액션 및 캐릭터의 충돌과 화학작용을 훨씬 진실되고 강하게 

만들었다.

틀에 박힌 시추에이션과 맞장구가 없는 것이 오히려 신선했다.




요 정도로 정리하고 2번으로 넘어가보자.



2. 군대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에서만 가능한 리얼리티


리얼리티를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사람이 한번 리얼리티를

맛보게 되면 꾸민 이야기나 설정, 가짜는 힘이 없어지기 마련.


1박2일이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기치를 내걸었고

무한도전도 편집되는 뒷 이야기를 편집하지 않고 공개했다.

예를 들면 꽁트를 하더라도 무한도전의 리얼한 상황은 버리지 않고

열어놓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일밤이 리얼리티의 끝을 보여주는 이유는 뭔가?


일단 군대 이야기!

런닝맨이 아무리 어마어마한 게임을 만들어도 

이런 리얼한 게임을 만들 수 있는가?




런닝맨에서 아무리 특별한 게임을 만들어도 이 정도 규모는 

절대 만들 수 없으며 설사 만든다고 해도 그것은 피디나 작가가 만든 것이지

실제로 존재하는 미션 안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군대의 미션에 출연자가 들어가는 개념이지

출연자의 방송 촬영에 군대가 끼어 들어오는 컨셉이 아니라는거다.

뭐 실제로는 군대가 협조와 비주얼식 스케줄을 짜주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이 미션은 진짜 미션이고 스펙타클한 미션이다.


맨발의 친구들에서 아무리 높은 곳에서 다이빙을 해도 강에 다리 놓는 것 보다

강력할 수는 없다.

맨친은 만든 위험이고 진짜사나이는 체험하는 위험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기상을 해도 피디가 만든 규칙이 아니라

군대가 만든 규칙이라 따라야한다.





그렇다면 붕어빵과 1박2일을 섞어서 만든 아빠!어디가?의 경우는

어떻게 리얼함을 설명할 수 있는가?


간단하다!


애들과 동물은 연출하기 힘들다.

처음부터 여기 출연하는 아이들은 아역 배우도 아니고 

끼가 있어서 뽑힌 아이들도 아닌, 그냥 애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이것 역시 리얼함의 끝인 것이다.



3. 짜지 않아도 생겨버린 빠른 캐릭터 설정


캐릭터란 것이 말이지...

작가들이 짜서 나눠줘도 하다보면 문제가 생기고

명확하게 캐릭터가 설정되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시청자가 못 기다리고 버림 받는 프로그램이 80% 이상이다.



예를 들어 런닝맨의 캐릭터가 자리잡는데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렸다.

SBS가 전략적으로 끈기있게 기다렸기에 지금의 런닝맨이 있는 것이지

사실 초반에 무지하게 힘들었다.


김종국은 실력자로 멤버들이 무서워해야하고 

개리는 의외의 능력을 뜬금없이 보여주는 역할을 맡는다.

기린 광수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사기를 잘 치는 노홍철 캐릭터를 맡았고

멍지효는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남자들을 이겨낸다.


자!

캐릭터를 위해서 광수가 종국을 만나면 배신 캐릭터를 살려줄 것인가.

아니면 능력자 캐릭터를 위해서 져줘야하나,

멍지효가 에이스기때문에 그걸 지키기 위해서는 남자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물론 전체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말할 수 없지만

이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살리고 자신의 캐릭터를 지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한다.

이런 경우엔 어쩌지? 저런 경우엔 이게 더 재밌겠지?

뭐 이런 식이다.



맨발의 친구들은 아직도 캐릭터가 왔다 갔다하며 

명확하게 세팅되지 않았다.



그런데...!

진짜 사나이와 아빠! 어디가?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명확하게 캐릭터가 잡힌 놀라운 프로그램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나 연예인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감출 수 없는 진짜 캐릭터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에 

일찍 자리잡혔고 시청자에게도 명확하게 각인 됐다.



예를 들어 박형식!

처음엔 샘해밍턴이 먹방과 윤후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박형식이 먹는걸 정말 좋아한다.


이건 작가가 만들어줘서 절대 나오는 만든 캐릭터가 아니라

진짜 박형식의 캐릭터다.

윤후가 먹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연기가 아니라 진짜다!

그러니 다른 프로그램에서 만든 캐릭터는 감히 대결을 할 수가 없다.





긍정 캐릭터와 제자 캐릭터의 조합도

군사 전문가 캐릭터와 평화주의자, 긍정 캐릭터도

모두 수영의 독특한 캐릭터, 그 자체이지

만들어서 나온 캐릭터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고 시청자가 보면 웃음이 나온다.






이게 대본을 써준다고 나오겠는가?

대본대로라면 웃기지 않을거다.


근데 꾸준히 그의 묘한 캐릭터가 중독성있게 등장하니

재밌을 수 밖에...


장혁 병사도 마찬가지다.

그의 진지한 캐릭터는 누구나 알고 있는 진짜 캐릭터다.





아빠!어디가?는 캐릭터 분석을 하자면 

상당히 길고 재밌기 때문에 또 다음으로 돌리기로 하는데

아빠! 어디가? 역시 만들어준 캐릭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온 캐릭터의 충돌이 예술로 자리잡혔다.


모든 아이의 캐릭터가 다 다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눈물이다.


방송이나 영화나 마찬가지인데

제작자가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확인하는 가장 궁금한 것이

"울었냐?"라는 질문이다.


대한민국은 울리면 무조건 시청률 기본은 한다는 법칙이 있다.


기대했던 바는 아닌데 일밤의 두 프로그램 모두 감동코드가 

전체적으로 깔려있다.






난 잘 안우는 스타일인데도

이 프로그램 보면서 몇번 눈물을 훔쳤다.

게다가 어느 집에나 군대 간 가족, 군대 갈 가족이 한명씩은

있는 법, 감동이 있는 것이 인기 비결의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남자들은 군복만 입으면 짝다리를 짚고 

군복만 입으면 춥고 배고프고 외롭다.


치마만 두르면 환장하고 

군대에서 먹는 음식은 대부분 맛있다.

그렇게 땀흘려 노동하고 맛없을리가 있나?

그리고 할 일이 없다보니 단순해지고 

애들처럼 돼버려서 별 것 아닌걸로도 굉장히 잘 웃게되고

재밌어진다.







 

섹시하고 엽기적이고 폭력적인 것도 중독성이 있지만

맑고 착하고 예쁜 것에도 중독성이 있다.


단순하고 예쁘게 웃는 착한 사나이들의 예능, 진짜 사나이.

꾸미지 않은 아이들의 귀여움과 서먹했던 아버지들과 떠나는 여행, 아빠!어디가?






두 프로그램은 완전히 다른 소재지만 완전히 닮은 코드를 가지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안방 에능, 착한 예능이다.


이것이 현 시대의 지상파가 가야 할 포지셔닝이다.

옛날처럼 20-30% 시청률의 예능이 가야할 길은 종합이고 버라이어티지만 

지금처럼 다채널이 나눠먹는 10%대 시청률 분위기에서는 

정확하게 타킷을 잡고 명확하게 공략하는 것이 승리의 비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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