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26년만의 일밤 전성기, 아빠어디가 김유곤PD와 진짜사나이 김민종 PD의 뒷얘기

cultpd 2013. 7. 29. 11:15

‘일밤’은 대한민국 버라이어티 예능의 시작이었다.

jtbc의 사장 주철환 PD와 tvN의 대표였던, 지금 CJ E&M 센터장인 송창의 PD가

만들어낸 오락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상황극 스타일의 코미디는 일밤에 의해 주병진의 배워봅시다 등 스튜디오물, 

이경규의 ENG 촬영의 몰래카메라, 이휘재의 드라마타이즈 등

무수한 형식이 시도되고 실험되었고 그것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예능 프로그램의 초석이 되었다.



그리고 시대가 바뀌어 리얼리티 시대를 맞이하며 일밤은 굴욕을 맛본다.

'나는 가수다'로 살짝 희망을 보았던 것 외에는 시도하는 대로 모두 실패했다.


한 때 정준하와 함께 노브레인 서바이버에서 바보연기를 보여줬던 사람을

기억하는가?







PD계의 노브레인이라고 불리운 이 사나이가

바로 아빠 어디가의 대장 PD가 된 김유곤 피디다.








흰머리가 보이는 이 오래된 PD는

노브레인에서 브레인으로 다시 한번 입지를 다진다.


명랑 히어로, 나가수 등의 독하고 과도한 콘셉트에서

나이에 맞게 편안한 가족의 이야기로 그 전략을 바꾼 것이다.


리얼리티 시대에 리얼리티로 맞짱을 뜨면 이길 수가 없기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 아빠와 아이의 여행이다.







보기만 해도 짠한 성준에게

성동일은 오랜만에 최고급 요리를 만들어 주었다.


매일 잠만 자던 성동일이 웬일인가 싶겠지만

사실 아빠들은 성동일을 이해한다.


또한 그가 중저음으로 아들과 나누는 대화에는 힘도 있고

떨림도 있고 무엇보다 진심이 묻어난다.



성동일은 꽤나 좋은 아빠다.


이것이 아빠, 어디가의 성공 전략이다.


다른 프로그램은 캐릭터를 위해, 프로그램을 위해 만드는 것들이지만

아빠, 어디가에는 진심이 들어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장삿속으로 애들 데리고 출연하는 아빠가 어디있겠나?

아이와 시간도 보낼 겸, 직장 생활도 할 겸, 촬영하는 것이기에

이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는 다른 프로그램이 쫓아올 수가 없는 것이다.





28일 방송한 일밤은 전국시청률 15.8%를 기록했다.

옛날 일밤이 30% 내외를 기록했었으니 아직 부족하지만

다매체 시대에 15퍼센트는 쉬운 숫자가 아니다.


런닝맨과 1박2일이 8-9퍼센트 정도 나왔으니 말이다.


이러한 일밤의 성공에는 진짜 사나이가 한몫을 했다.


처음에는 '아빠, 어디가'가 '진짜사나이'를 이끌어 주었으나

이제는 '진짜사나이'가 '아빠, 어디가'를 밀어주는 느낌까지 전해진다.







이 현장에서 어찌 연출이 가능하겠는가?







이것은 진짜다!

장혁이 재미를 위해 몸개그를 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냥 굴욕이다.


마치 전작 일밤-승부의 신으로 대굴욕을 맛본

김수로와 김민종 PD처럼 말이다.


승부의 신 제작진은 이를 악물었다.


김민종 PD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모든 스태프가 의리로 뭉친

김수로식 의리가 큰 힘을 받고 있다.

3개월만에 폐지된 승부의 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오기가 이와같은

근성의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제2의 김태호 PD라고 불러야할까?

자막의 센스와 음악 선곡, 편집 등 모든 것이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

오히려 요즘 무한도전의 자막 센스가 사라져서 

김태호 PD가 진짜사나이 자막을 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이는 작가와 최민근 PD, 음악감독, 그리고 조연출들까지 모두

단결한 결과라고 예측한다.


물론 장혁 역시 절권도를 가르쳐준 김수로와의 의리로

이 험난한 프로그램에 동참했지만 일단 성공이다.


또 아이돌 박형식 역시 지금까지 이름을 알던 사람이 없었으나

누나들의 인기 독차지 중이다.

박형식 아기병사의 윤후적 식성과 순수함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그리고 항상 놓지 않는 끈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감동이다.


큰 감동이든, 작은 감동이든

감정선을 교묘히 놓지 않고 끌어간다.


예를 들면 체육대회에서도 깔려있는 감정선은

서로 돕고 자책하는 박형식을 위로하며 고기를 건네주고

군인 밴드가 등장해 아버지를 외치고


은근히 감정선을 잘 유지한다.


이것이 사실 진짜 사나이의 성공 제1공신이다.







노브레인 피디와 3개월 폐지 굴욕 피디가 만드는

비장한 프로그램 일밤.


오랜만에 그 전설의 예능 프로그램 풀네임을 불러본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파이팅!



사진= 일밤 방송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