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개론/카메라,렌즈 리뷰

이탈리아, 엔쵸비 샐러드

GeoffKim 2010. 7. 12. 22:56


음악 플레이하시고 보셔요...^^








출장 길에 잠시 휴식...

남들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곳에 가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한다는데...

난 아무 관심 없다

로마의 휴일에서 햅번 누나가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페인 광장의 계단도

트레비 분수도 나에겐 별 감흥을 주지 못했다




 



나에게 여행의 감흥을 준 것은 한 식당이었다

로마 시내를 그저 걷고 걷다 보면

별별 골목이 다 있다

내가 평생 살면서 마주치지 못할, 하지만 늘 그곳에 존재하는

동시대의 골목 길,

지구상에 존재하는 빨래 널린 골목 골목을 얼마나 보고 싶은가?

한 곳이라도 더 보고 싶어 난 바쁘다

말 그대로 세상 구경이다

트레비 분수를 만나는 감흥과 어찌 비교하겠는가?

노파가 음식을 만드는 담쟁이 덩쿨로 휘감긴 식당을 만나는 일을...










이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그냥 이탈리아라고 말할 수 밖에...

이런 곳을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어디서라도 찾을 수 있다고 답할 수 밖에...








맛있는 파스타 요리는 청담동에서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백발의 할머니가 예쁜 고양이 그림 그려진 앞치마를 두르고 나와

직접 만든 파스타를 주는 것과 어찌 비교할 수 있을까?

어떤 최고급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있는 파스타가 이 곳에 있었다

그야말로 이탈리아의 맛이었다

멸치와도 같은 엔쵸비 샐러드...

흡사 꽁치 통조림 같기도 하지만 ㅎㅎㅎ









살짝 비린내가 도는 것이

말해준다

"내가 이탈리아에 와 있구나..."

지구에서도 이탈리아라는 곳에 찬 화이트 와인과 함께

새소리, 멀리 자동차 소리, 인형같이 생긴 이탈리아 아이들이 뛰어 노는 소리...

그들의 일상 속에 앉아 있는 한적함...

산들바람에 핑도는 하우스 와인,

집에서 쓰는 투박하면서도 앤틱한 느낌의 병에 담겨 있는

시원한 하우스 와인...






이것이 이탈리아의 향기이다

살짝 어지러워 할머니에게 던진 영어 농담에

웃으며 이탈리아어로 답하는 풍경

다락방에서 곶감이며 약과며 내놓으실 것 같은

할머니의 미소 속에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