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이하늘의 발언은 SBS블랙리스트가 아니다!!!

GeoffKim 2010. 8. 3. 09:51




난 이제 3년 지나면 20년차 되는 방송 피디다!

지금은 영화에 미쳐서 방송국 나와서 시나리오 쓰면서 살고 있지만

옛날에는 방송에 미쳐서 가족도 친구도 사랑도 모두 버리고 방송만 했었다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요정도하고...



이하늘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 인구에 회자됐다





난 DJ.DOC의 팬이다. 이유는 이하늘씨 때문이다.

10여년 전 '한밤의 TV연예'를 맡고 있을 때 이하늘씨 인터뷰를 몇번 했고

크리스마스날 놀지도 못하고 콘서트 취재를 가서 그들의 공연을 보았다.

지금이야 막가는게 트렌드니까 막말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 그냥 자신을 어필하려는

장삿속으로 보일 뿐이지만

그 옛날에는 이하늘씨만큼 시원하게 자기 하고 싶은 말 하는 연예인이 많지 않았다.

최민수 선배 정도나 있었을까?

그의 말은 방송에서 아주 재밌고 독했고 새로워서 좋았고 매력이 풀풀 솟아났다!



강심장 피디는 내가 좋아하는 후배다.

비록 지금은 어마어마하게 잔인한 방송을 하고 있지만

그는 굉장한 휴머니스트였다.

먹고 살려고 독하게 가고는 있지만 강심장을 자세히 보면 꼭 휴먼이 들어있다.

그 프로를 보면서 나는 오랫동안 못 만난 후배가 아직도 휴머니즘을 버리지 못했구나~

생각했다...

잔인하게 가려면 그냥 가지, 뭘 그렇게 눈물 뽑으려고 애쓸까 하면서

타고난 성질은 변하지 않는구나 생각했다...




자! 그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뭘까?




강심장 출연 안하면 인기가요 출연 안시켜주겠다?

이건 지금 방송 환경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얘기다!

그냥 웃으면서 한 얘기를 김미화 선배가 트위터에 쓴 것 처럼 해버리면

곤란하다!

두 사건은 분명 다른 문제다!



지금이 21세기인데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이 어떻게 비슷하다는건가?



물론 강심장 피디가 인기가요 피디였고, 예능 한솥밥먹는 피디끼리

도와주고 싶었겠지...

CP나 본부장이 살짝 뼈있는 농담 할 수 있었겠지...




좀 더 멋진 무대를 좀 더 빨리, 좀 더 독점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옛날처럼 피디가 협박하는 시대라는건 맞지 않다!

피디는 연예인에게 네고를 하는거고 연예인도 마찬가지로 자기 소속사 끼워팔기하는건 마찬가지다

방송에서 편집하라고... 안 하면 자기네 소속사 모든 연예인은 해당 방송사에 안나가겠다고 협박하고

소속사 연예인 몇명 출연시켜야 엠씨를 하겠다는 둥

왜 피디들이 할말이 없겠는가?

그냥 그건 같이 일하는 관계인거다!



김미화 선배가 블랙 리스트 있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음악하는 사람이 음악만 하고 싶지, 누가 예능 프로 나가고 싶겠는가?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예능인으로 살고 있는 것이 이하늘씨 아닌가?

가수가 음악 무대에 서고 싶지, 누가 세바퀴에서 노래하고 싶겠는가?

누가 사우나에서 춤추며 노래하고 싶겠는가?



음악 프로가 없어진 것이 피디의 책임인가?

그건 음악을 들어주지 않는 시청자와 들을 음악을 만들지 못하는 가수와

시청률이 안나오면 문화고 뭐고 방송을 안하는 방송사의 공통적인 책임이다!

그걸 피디들에게 화풀이하는건 옳지 않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하늘이 후배들을 너무 사랑해서 시작된 것 같다

그의 후배 사랑과 의외로 따뜻한 면은 방송에서도 많이 소개되었다!

그런 감성이 너무 극단적인 표현을 트위터에 쓰게 만든 것 같다.

자기 자신은 참겠는데 나한테 이 정도면 어린 가수들에게는 어떨까라는 생각에

정의감이 생긴거겠지...



하지만

공갈 압박이니, 권위의식에 토나오느니, 음원 챠트 조작 같은 발언은

너무 심했다.

옛날 이하늘씨라면 재밌었겠지만 이제 마흔이 넘은 이하늘씨가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




트위터라는게 개인의 공간이고 내가 내 입으로 뭔 말을 못하겠냐고 반박하겠다면

그건 공인으로서 사는 사람이 당해야하는 의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사는 것에 대한 책임이라 생각한다.




트위터의 가장 큰 장점은 자정효과다!

잘못된 정보나 사상이 삽시간에 퍼져버리는 것에 대한 기득권, 정치권력, 기성세대 들의 걱정이 많은데

인터넷은 자정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글을 힘들지만 쓰는거다.

잘못 들으면 김미화, 김제동, 윤도현의 느낌처럼 받아들여질까봐

좀 다른 의견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예전에 방송 하루전에 엠씨가 사고가 나서 방송 펑크 위기에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대타를 구하려 이 사람, 저 사람 전화를 걸며 '나 좀 한번만 살려달라'고 말했다.

전유성 선배님과 통화를 했는데 상당히 인상 깊은 말씀을 하셨다.



"선배님 한번만 도와주십쇼!. 이번에만 도와주시면 제가 앞으로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뭐 이것도 잘 들어보면 방송사 피디로서 공갈압박에 토나오는 말로 들릴 수 있지 않을까?


그 때 전유성 선배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도와주긴 뭘 도와줘?

김피디가 내가 필요하면 쓰는거고, 내가 그 프로에 출연하는게 괜찮겠다고 판단되면 하는거지!

누가 누구를 돕는게 아니지! 그냥 서로 같이 일하는거지~~~"


별로 놀라운 얘기도 아닌데

난 그 얘기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번 일은 그냥 서로 일하면서 생긴 사소한 일일 뿐이다.

음원 차트 조작은 정확히 알아보고 사실로 입증됐을 때 말하는게 옳았고

협박이나 권위의식은 내가 보기엔 아닐거라고 생각된다.

만약 그런 뉘앙스가 있었다면 피디가 사과해야하는거고...



만약 이 글을 이하늘씨가 본다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빨리 좋게 풀었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다.

왜냐하면 피디와 연예인은 누가 누구를 돕고, 누가 누구를 부리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필요에 의해 같이 일하는 동료니까...



후배 사랑 절절한 이하늘씨!!! 상혁이랑 소주한잔 할 때 연락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