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누적 관객수가 900만명을 돌파, 8월 9일 오전 7시(배급사 기준)
개봉 11일 만에 900만 관객수를 돌파했다.
영화 명량은 그동안 모든 흥행 신기록을 모두 깨고 흥행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의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의 일일 스코어(125만),
최단 100만 돌파(2일),
최단 200만 돌파(3일),
최단 300만 돌파(4일),
최단 400만 돌파(5일),
최단 500만 돌파(6일),
최단 600만 돌파(7일),
최단 700만 돌파(8일),
최단 800만 돌파(10일)
이 모든 것이 영화 명량의 신기록 행진이다.
물론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도 따놓은 당상이다.
다른 흥행작품들과 기록면에서 비교해보면
‘명량’이 개봉 11일 만에 900만 관객 돌파와 비교하여
'괴물', '도둑들'은 개봉 19일 만에 900만 관객을 돌파
'변호인’(26일), ‘7번방의 선물’(27일), ‘광해, 왕이 된 남자’(31일), ‘아바타’(32일)로
비교 불가할 정도로 빠른 신기록이다.
이에 두가지 분석이 서로 싸우고 있다.
1. CJ의 스크린 독과점과 30억원 마케팅 비용때문에 흥행한 것.
2. 이순신 효과와 작품성, 그리고 최고의 전투씬
'명량'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 포스팅은 영화 명량이 재밌나, 재미없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건 사람마다 다르고 영화에 대한 이해도나 전문성, 지적 능력에 따라
모두가 다르기때문에 논의 자체를 회피하겠다.
다만 명량이 불공정 거래의 산물이냐, 아니면 뛰어난 작품의 성공이냐를 논하고 싶을 뿐이다.
답은 물론 낼 수 없다.
기형적인 것에는 이의가 없어보이지만 의미에 대해서는 상반되는 주장들이 많기에.
우선 가장 큰 문제제기는 배급사와 극장이 한 기업의 계열이기에 기본은 먹고 들어간다.
8월 현재 스크린 수는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총 스크린 수가 2584개인데 그 중에서 <명량>을 상영하고 있는 스크린 수는
개봉 당일 1250개, 지난 주말(8월 1일~2일) 동안 1586개, 현재(8일 기준)까지는 1272개라고 한다.
극장 주 마음이기때문에 스크린 수는 주말이나 휴일 등 수시로 변하고 있다.
대충봐도 60% 수준의 스크린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반 이상이 영화 명량을 상영하고 있는 것인데 40% 내외의 스크린을 수많은 영화가 나눠서 상영한다고
보면 되겠다.
사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
돈있는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고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현실이고 대한민국이다.
게다가 그 많은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명량의 좌석 점유율은 50 - 70%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보고 싶은데도 못보는 관객이 있는 상황에 독과점이라니...
좌석 점유율이 형편없는데 CJ E&M과 CGV가 억지로 상영하고 있다면 문제가 있지만
이 또한 비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영화 명량의 작품성에 대한 비판도 많지만
그 또한 웬만큼 볼만하니까 봐주는거 아니겠는가?
애국심 마케팅?
디워보다는 낫지 않겠나?
자!!!
필자는 모든 것을 양보하고 이해했다.
하지만 타협할 수 없는 문제가 딱 한가지 있다.
현재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수십편의 영화가
명량을 상영하지 않는 40%의 스크린을 나눠쓴다.
그러다보니 영화판 용어인 퐁당퐁당으로 몇개의 영화가 한 스크린을 함께 쓰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전국에서 볼 수 있는 극장이 몇개 없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보기위해서는 IPTV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아니면 부산 사람이 서울로 영화보러 와야하는 실정이다.
8월 현재 상영하고 있는 영화 리스트를 보자.
이 많은 영화는 모두 감독과 스태프, 그리고 투자사들의 돈과 노력이 담긴
작품들이다.
재미있으면 스크린수가 늘지 않겠냐고 반박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어 아예 전국 극장에 걸려보지도 못한 영화들이 수도 없이 많고
개봉도 못하는 영화들이 부지기 수다.
명량같은 대작이 성공하면 영화계 파이가 커지지 않겠냐는 얘기도 맞지 않다.
영화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오직 규모가 크고 개런티 높은 배우, 홍보비가 높은 영화에만 투자하게 되고
영화의 다양성은 사라지게 된다.
한국 영화게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작품들이 공존하는 것이 좋고
또 그래야 다양한 영화들에 투자가 이뤄지는 건강한 순환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더 크게 보면 신인 감독이 발굴되고 또 새로운 얼굴의 배우를 만날 수 있으며
새로운 형식, 구성, 독특한 소재의 시나리오를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사실 영화 '명량'이 해도 해도 너무한 수치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캡처된 글을 보면
관객이 많아서 스크린 수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스크린 수가 많아지면 관객수는 늘어나고 너도 나도 명량에 대해 이야기하면
또 그것이 애국심을 활용한 작품이라면 극장에 잘 가지 않는 관객들까지도
집 밖으로 불러내는 효과를 가진다.
예를 들면 '다 봤는데 나만 못봐서'라는 이유로
친구들과의 대화에 동참하려는 묘한 의무감과
논란의 영화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는 호기심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2014년 개봉한 '한공주'의 스크린수는 200여개였다.
1600개의 스크린까지 상영하는 '명량'에 비하면 극히 적은 스크린 수이지만
독립영화계에서는 꽤나 고무적인 숫자다.
'한공주'는 흥행돌풍을 일으켰으나 관객수가 20만명 정도다.
놀랍지 않은가?
1천만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명량'과 20만 관객을 돌파한 '한공주'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소재와 주제에 도전하는 노력들이 필요하고
그 노력을 허무하게 만드는 한가운데 '명량'같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있다.
50여 년 전 미국은 독과점금지법, 일명 '반 트러스트 법'을 만들어
제작사가 극장 체인을 소유하거나 자체 배급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는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특정 영화가 매진을 기록해도
1개관 이상 확장 상영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영화진흥기구(CNC)와 제작사가 협약을 맺어
특정 영화가 상영관의 30% 이상을 상영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공산주의가 아니기에 무조건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틀과 약속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화는 시장원리에 맡겨서 균형적으로 자율 발전하기 어려운 카테고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