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다.
나는 서태지 팬이었다.
그리고 박노해 시인의 팬이었다.
서태지는 양현석, 이주노와 함께 대한민국 가요계에 충격을 던지며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의 음악은 단지 '새로운 장르의 랩' 음악이 아니라
천재적이었으며 머물지 않고 진보했었다.
박노해 시인은 박정희 유신 시대, 시로서 독재와 싸우던 투사였다.
1970년 부패된 정권을 비판한 《오적(五賊)》이라는 시를 써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살이를 하고 민중은 그를 존경하고 그의 시를 노래했다.
타는 목마름으로...
고 김광석도 노래했던 이 시는 억압과 탄압의 박정희 시대,
젊은이들에게 투쟁의식을 고취시켰고 저항의지를 굳건히 하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두려움 없이 나라와 민중을 사랑했던 천재적인 시인이었다.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내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 오는 삶의 아픔
살아 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 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서태지는 유독 사회참여성 저항 가사들을 담은 노래를 많이 발표해서
거짓 교육과 사랑타령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문화 대통령이라고 불리우며
수능 시험에도 등장할 정도로 단순한 대중가수가 아니라 문화를 선도하는
아티스트로 대접받았다.
그의 가사가 심의에서 거부당하면 가사를 고치지 않고
경음악으로 음반을 출시하는 저항정신도 보였었다.
후기에는 가출 청소년에게 컴백홈하라는 갱스터 음악도 선보였고
우주음악, 하드록까지 그의 실험정신은 멈추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 표절의혹으로 너무 많은 외국 곡들이 네티즌에 의해 소개됐지만
그의 앞서갔던 시대정신에 대해서는 모두가 보호하는 분위기였다.
최근 서태지의 전 부인 이지아가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아팠던 과거에 대해
입을 열었고 서태지 컴퍼니는 반박했다.
사진출처 = 서태지 컴퍼니
이 반격에 실망하는 것은 나 뿐이었을까?
16살 때 만났지만 결혼이나 동거를 한 것은 아니다?
그게 중요한가?
이런 식으로 저급하게 나오려면 16살 이지아와 어디까지 갔는가를
밝히는게 맞는거 아닌가?
동거를 안했으면 문제가 없는건가?
마찬가지 이유로
2번 문항도
여행도 다니고 쇼핑, 외식도 했다???
이지아가 쇼핑하고 외식을 하면서도 늘 단절된 감정을 느끼고
자유롭지 못했다면 ???
충분히 그럴 수 있는거 아닌가?
본인이“사랑은 다람쥐도 알면 안 되는 비밀스러운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 아닌가?
실제로 서태지의 현재 부인 이은성도 한창 때 시집을 가서
현재 외부와 거의 접촉이 없는건 어떻게 봐야할까?
이은성이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말하면 그 뿐인가?
게다가 서태지 본인이 직접 말하는 것도 아니고 회사를 통해서 반박 자료를 내는 것은
정말 찌질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때 반체제 저항시인으로 불렸던 김지하 시인은
민청학련 무죄 판결에 대해서 “돈이나 많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위키백과에 나와있다.
또 언론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추모객들을 향해
"봉하마을에서 악을 쓰는 맑스(칼 마르크스) 신봉자"들이라고 표현했다.
이명박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며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국민 48%는 공산화 좇는 세력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갑자기 정우성 생각이 난다.
난 남자라서 그런지 정우성은 그냥 잘생긴 배우라고 생각했지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정우성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이전에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을 때 그의 태도였다.
이지아와의 파리 여행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상당히 곤혹스러웠던 때...
이지아와 서태지와의 관계를 알게되고 그는 닭 좇던 개처럼 찌질한 상황이 되었다.
헌데 무릎팍 도사에 이지아를 위해 출연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MBC 황금어장
정우성은 자신을 보호하고 변호하기 위해 출연한 것이 아니라
이지아를 보호하고 변호하기 위해 나왔고
그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남자인 내가 봐도 그의 모습이 사랑스럽고 멋있어 보였다.
이지아가 서태지와의 결혼과 이혼에 대해 어렵게 고백하자
정우성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진출처 = SBS 힐링캠프
서태지는 마케팅의 천재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왜 지금은 자신을 마케팅하지 못했을까?
진심이든 아니든 서태지도 이런 모습을 보였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서태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만을 보호하고 변호하려 했다.
16살 때 알았지만 동거 안했고 결혼은 나중에 미성년자가 아닐 때 했다???
차라리 그냥 사랑했다고 말하는 것이 좋았을텐데...
그녀가 자유롭지 못하게 살았다고 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손석희 앵커가 jtbc 보도사장으로 갈 때
사람들은 그를 변절자라고 하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 때 손석희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지금 손석희 앵커가 보수언론 jtbc에서 지상파 3사보다도 공정한 보도를 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은 미안함과 함께 존경심을 갖는다.
지금 생각하면 MBC에서 공정한 라디오 방송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보다
비교 불가할 정도로 대한민국 언론의 독립과 공정성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정우성과 손석희가 닮은 구석이다.
진심, 진정성이고
또 그 진정성이 그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이 글이
궤변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 또한 정확한 비교라고 보지 않지만
지금 느끼는 나의 허탈감과 존경심은 네 사람이 정확하게 비교된다.
어릴 때 내가 가졌던 서태지와 김지하에 대한 사랑과 존경.
또 정우성과 손석희...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단지 생물학적으로 늙어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나는 오히려 지금의 정우성과 손석희가 예전의 그들보다 훨씬 아름답고
젊은 청춘으로 느껴진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공감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