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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바꿔놓은 판교참사 변화, 이데일리 회장은 심지어

cultpd 2014. 10. 19. 17:23

이번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덮개 추락사고로 느낀 점이 있다.

초기 대응이다.

모두가 바짝 긴장하고 나에게 닥쳐올지도 모르는 여론의 향방을 주목하며

긴장에 두려움으로 대책마련을 했다.


여러분도 느껴지시는지?



사고 순간 구조대의 머릿속에도 담당자의 생각도

하다못해 걸그룹 포미닛 소속사까지도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말을 아끼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놀랍다.





정홍원 총리는 심야 안전관계 장관회의를 긴급하게 소집해 

대책을 회의했고 독일을 방문 중이던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환풍구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하루 만에 귀국,

“(이번 사고의)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밝혔다.

보통 서로 떠밀기식, 회피하려는 세월호 참사와 다르게 

독일에 있던 사람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라.

말했다.


남 지사는 18일 오후 3시20분쯤 성남 분당구청에 마련된 ‘경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대책본부’를 찾아 이같이 말한 후,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 유가족 분들이 위로받고 장례 절차를 진행하는 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실관계 기초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행사 관계업체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출국금지와 압수수색을 빠르게 실시하고 수사본부장을 경기지방경찰청 1차장(치안감)으로 격상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야 불문하고 지원하겠다며 경기도 국감을 취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유족들을 만나 “오늘부터 대책본부에서 피해자 가족들과 협의를 시작했다”며 
“이데일리와 별개로 제가 가진 장학재단을 통해 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가족 자녀의 대학까지 학비를 대겠다”고 밝혔다.

이어“책임 있는 언론사로서 행사 주관사로서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어떤가?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나라라는건 이렇게 돌아가야하고 정부라는건 이래서 필요한거다.
그런데 왜 이토록 누군가에게 쫓기듯 발빠르게 대처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대신 사과하고 자신의 잘못이라 얘기하는가?

바로 세월호 참사를 보고 배운 것이다.
사건 초기에 대응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신문사 하나가 날아가는건 일도 아니기때문이다.

누구에 쫓기는 것인가 하면 바로
국민이다.

특히 국민들이 만들어내는 여론, SNS 이용자와 블로거들, 까페와 커뮤니티의 회원들...
이모든 1인미디어와 대안 매체들에 쫓기는 것이다.

이전 세월호 참사도 있지만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광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 때 등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나?
하지만 그 때는 SNS나 1인매체가 없었기때문에 소문이 나도 느리고 파워도 없었다.
막으면 막히는 것이 여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막다가 긁어 부스럼이 되니 그냥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대한민국에 희망을 느낀다.
그리고 세월호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수많은 어린 영혼들의 힘으로 대한민국 기득권이 겁을 먹기 시작했다.
이전에 이렇게 빠르게 일처리를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무 안타깝다.

여기서 우리는 과거사 청산에 대한 교훈을 얻는다.
지나간 일은 잊고 덮자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변화를 보면서
역사가 주는 교훈, 그리고 학습 효과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과거는 과거가 아니라 거울처럼 반영되어 미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해외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분석한 논평은
우리나라의 어떤 언론사보다 냉철하고 현명했다.

AP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한국에서 또다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며 
“한국의 대다수 안전사고는 느슨한 규제와 가벼운 처벌, 광범위하고 전반적인 안전규정에 대한 무시, 
경제적 발전을 우선하는 경향 등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얼마나 날카롭고 창피한가?

영국 BBC는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른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국가의 규제가 급속한 경제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 네티즌은 점점 현명해지고 기존 언론사들이 다루지 않는, 소외된 부분, 

감춰진 부분을 드러내고 다른 시각, 다른 논평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옥죄어오는 언론자유의 억압에 맞서 과감히 말하고 쓰고 있다.

그래서 세상은 돌아가는 것 같다.

판교 참사에서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애도와 위로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