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고(故) 신해철씨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사진 한장과 함께 자신의 텀블러 블로그에 올렸다.
신해철은 구박하는 맛이 있는 사람,
신해철을 구박하고 싶다 등
과격한 발언이지만
그 안에 따뜻함과 그리움이 흘러넘쳐 눈물이 찔끔나게 하는 글.
"형은 곧잘 철지난 농담을 길게 늘어놓고는 했다.
나는 그런 그를 무척 구박했다.
구박하는 재미가 있는 형이었다.
구박을 하면 소녀같이 부끄러워했다.
그게 보고 싶어 더 구박한 적도 있다"
이어 허지웅은 의식이 없는 신해철의 귀에
몇마디를 속삭였다고 한다.
"어제 늦게 형에게 다녀왔다.
얼굴이 작아졌더라.
형 퇴원할 때는 살이 확실히 빠져있겠다고 나는 농을 했다.
그리고 귀에 대고 몇 마디를 했다.
못 들었던 것 같다.
들었으면 그 재미없는 아저씨가 이럴 리 없다.
반드시 일어나 써먹었을 거다"
이어 허지웅은 결코 울지 않을 것이라고 아픈 심정을 드러낸다.
"나는 절대 울지 않을 거다. 나는 결코 울고 싶지 않다.
구박을 하고 싶다. 다시 한 번 형에게 구박을 하고 싶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가 없다.
구박을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니
너무 폭력적이라 막 얻어맞은 것 같이 뺨이 얼얼하다"
또 과거 허지웅의 결혼식에서
신해철이 결혼 축가로 '일상으로의 초대'를 불러줬던
기억을 되짚었다.
"여태까지 단 한번도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어 본적이 없다.
그걸 끝내 말해주지 못했다.
내내 그걸 흥얼거렸다고 말해주지 못했다.
형이 떠났지만 슬프지 않다.
화가 난다"
"친애하는 친구이자 놀려먹는 게 세상 최고로 재미있었던 나의 형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조금도 슬프지 않다.
나는 화가 난다. 보고 있나. 보고 있느냔 말이다.
형 진짜 싫어. 정말 싫다. 짜증나"
그의 슬픔이 와닿는듯하다.
눈물이 난다.
신해철이 직접 피아노를 치며
라이브로 불러주는 일상으로의 초대를 한번 들어보자.
지금 들어도 정말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곡이다.
음질은 안좋은데 라이브 느낌이 좋아서 이 영상을 선택했다.
사진 및 글 출처 : 허지웅 텀블러 http://ozzyz.tumbl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