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에네스 카야와 피노키오로 본 잊혀질 권리, 당신은 자유로운가?

cultpd 2014. 12. 6. 16:19

에네스 카야의 보도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에네스 카야가 결혼 후 유부남인 것을 밝히지 않고 여자들을 만났다고

피해 여성들이 인터넷에 글과 사진, 카카오톡 캡처 등을 올린 사건이다.


일단 피해자들의 증언을 인용하면 신문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에

신문사에게는 이보다 좋은 떡밥이 없다.


사진출처 = JTBC 비정상회담


신문사의 생각이 아니라 에네스 카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들의 주장이라고

쓰면 신문사에는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에네스가 사과문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그 진위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상태는 아니다.


이 경우 진실이 무엇인지에 상관없이 여성들의 주장에 대중이 얻게 되는

이미지와 정보는 에네스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

이후 법적으로 혹은 합의에 의해 도출된 진실이 생긴다해도

그것이 뉴스가치가 없으면 크게 보도되지 않고 

또 이전에 남아있는 기사들은 여전히 에네스 카야에게 엄청난 상처와

피해를 주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잊혀질 권리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다.


굉장히 중요한 개념인데 잘못된 기사가 삭제되는 것보다 더 적극적인

피해구제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하면 과거에는 사실이었다가

이제보니 거짓기사가 된 것들을 모두 바꿔놓을 수 있을까?


사실상 인터넷의 특성을 볼 때 이것은 불가능하다.

신문사로 등록된 5천개 정도의 인터넷 신문이 이를 따른다 할지라도

기사를 확산시킨 블로그나 SNS 등을 포함하여 어떻게 모두 바꿀 수 있단말인가?


그렇다면 한번 잘못 나간 기사는 영원히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이것이 일단 한가지 문제제기다.



허나...

개인의 피해를 구제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의 반대편에는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게 되는

어찌보면 더욱 무시무시한 페해가 도사리고 있다.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 전반의 소통을 단절시키는 것이

법제회되어서는 안된다.


실제로 이 블로그에도 많게는 한달에 한 두건씩 게시글의 블라인드 처리가

포털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다음 클린센터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일이 오는데

권리침해 신고(명예훼손)이란 말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Daum 클린센터 입니다.


규제: 안내
사유: 권리침해신고 (명예훼손)
기간: 2013-12-09위치: 


고객님의 Daum 서비스 이용에 대하여 안내말씀 드립니다.

고객님께서 작성하신 게시물에 대해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어 아래와 같이 조치되었습니다. 조치내용을 확인하시어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  신고대상 : 
[http://cultpd.com/626] [이명박 대통령의 아방궁 괜찮다고 본다!]

•  신고자  : (재) 대한예수교장로회소망교회 대리단체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  신고내용 : 명예훼손 게시물 삭제 요청 

•  조치일자 : 2013/12/09 

•  조치내용 : 해당 게시물 임시조치

임시조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정보의 삭제요청 등)'에 의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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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임시조치된 본인 게시물의 삭제를 원하신다면, 해당 게시물을 작성하신 계정으로 로그인하여 고객님께서 직접 게시물을 삭제하실 수 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권리침해신고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권리침해신고센터]로 문의주시면 성실히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남 유명 성형외과 성폭행 의혹부터 제일 많은 경우는 교회 관련 포스팅을 하면

거의 90% 이상 신고를 받는데 아무 의견도 묻지 않고 진실도 규명하지 않은 채

일단은 다음 클린센터로부터 이메일이 오고 게시물은 차단된다.

그리고 30일 이내에 게시물 복원 신청을 접수하지 않으면 해당 글은 삭제 처리된다.






의혹이 있었고 그 의혹의 과정은 뉴스적으로 가치가 있고

기억에서 지워져서는 안되는 것들이라 생각은 하지만

블로거가 소송에 휘말리고 법정 다툼을 한다는 것은 

웬만한 돈과 시간을 가지고 블로그에 올인하는 사람이 아니면

취미로 하는 소셜 커뮤니케이션으로는 너무 멀리가는 것이기에

대부분 삭제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 놔둘 수 밖에는 없다.



한편으로는 진실을 요구도 못하는가? 또는 충분히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쓴 글이나

또 대중의 의문과 여론을 말할 자유도 없는 것인가? 또는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 역시 서두에 밝힌대로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우고 싶은 과거일 수 있고 또 억울함이 있을 수 있기에 

정말 한쪽으로 주장할 수 없는 양날의 검이다.


차승원씨 역시 아들 문제로 나의 글을 삭제처리하게 만들었지만

이후 차승원씨의 진심을 알고 또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기분좋게 삭제처리해 주었다.


또 한번은 권리세 뇌사상태라는 카톡이 유출되었을 때도

당사자가 부탁하여 삭제처리해주었다.


난 상황을 설명하고 삭제해달라는 요구는 그 상황이 이해가면

글의 중요성 여부와 상관없이 삭제처리해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글을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이라고 들이대면

분노도 느낀다.


그러면서 피노키오라는 드라마 속 송차옥을 생각한다.

송차옥은 MSG와도 유사한 이름의 MSC 방송국 기자다.

피노키오 1회 때 송차옥이 보여준 기자정신은

정말 쓰레기에 가까웠다.


요즘 기레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 뜻은

아마도 기자 쓰레기의 준말이거나

기러기처럼 검색어 순위를 따라 몰려다니는 쓰레기들의 합성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출처 = SBS 피노키오 홈페이지


MSG를 많이 쓰면 나중에는 정말 몸에 좋고

무해한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을 좋은 음식으로 평가하기 힘들어진다.

중독이다.


강한 것만 먹다보면 진실된 뉴스, 필요한 뉴스는 묻히기 십상이다.

아직까지 정보 삭제에 대한 문제나 피해자가 잊혀질 권리에 대해서

우리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인터넷이 시작된 것이 몇년 안됐기때문에

인터넷으로 인해 일어나는 수많은 피해와 규제, 그리고 권리를

어떻게 막고 풀어야하는지 명확하지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내가 쓴 기사가 어떤 사람의, 혹은 한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간다면

그것은 과연 좋은 기사인가라는 고민을 해본다.


아마도 이 결론에는

내가 쓰는 이 글이 진정 사람들에게 필요하여 제공하는 글인지

아니면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쓰는 글인지에 대한 냉철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글을 쓰는 시점에는 문제가 없는 사실 기사였지만

이후 상황이 변하여 이전의 기사가 잘못된 보도였다면 

그 기사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그리고 그 기사를 인용, 또는 복제하여 퍼트린 수많은 글들은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것은 우리가 풀어야할 시급한 숙제다.

당신이 인터넷에 한글자라도 어딘가에 글을 올렸다면

당신도 이 문제에 자유롭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