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무한도전 김태호 PD, 나영석PD와 똑같이 이적설 부인하는 이유

GeoffKim 2014. 12. 12. 05:27

MBC의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종합편성채널 JTBC로 갈 것 같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태호 피디는 이적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시기만 남아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나영석 PD 때도 똑같았다.


사진출처 : 한국경제신문 캡처 

 

그런데 내가 평소 즐겨보는 무한도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전혀 놀랍지 않으니 그 이유가 뭘까?


이유는 아주 쉽다.

계속 버티는 것이 더 이상하다.



그래서 아쉽지만 김태호 피디가 떠나는 것을 뭐라 못하겠다.


김태호 PD가 떠나면 이제 바야흐로 전통의 MBC는 사라지고

새로운 MBC 체제가 도래할 것이다.


사진출처 : MBC 무한도전 


손석희가 떠났는데 김태호가 별 수 있나?


김태호 피디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생각해보면

지옥이 따로 없다.


우선 무한도전은 노홍철과 길의 하차로 가뜩이나 노령화됐다는 평으로

걱정들을 하던 상황에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실명으로 글을 쓴

MBC 권성민 PD가 어제 11일 정직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권성민 피디는 예능1국 소속으로 김태호 피디 후배다.


권성민 PD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을 받았다. 

경인지사에 가서 경기‧인천 권역에서 지자체와의 수익사업과 문화 이벤트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곳에는 이미 과거 파업에 동참했던 기자, 피디들이 유배하고 있는 곳이다.

권성민 PD가 오유에 무슨 글을 썼길래 이렇게 강력한 징계를 받았나?


권성민 PD는 지난 5월 

‘엠병신 PD입니다’란 제목으로

“정말 수치스러운 뉴스가 계속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고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지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보도가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떠들었다”라고 글을 쓴 것이다.


이어서 “계속해서 싸워온, 원래의 마봉춘을 자랑스러워했던 대부분의 직원들은, 

다시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독을 차고 있다”

“그리하여 치욕을 삼키고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무력한 싸움들을 하고 있다”


이 글이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것이다.


새파랗게 젊은 후배가 이런 글을 쓰고 이런 징계를 받고

김태호 피디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김태호 PD 등 예능PD 48명은 “권성민 PD의 글은 결코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MBC의 명예를 실추시킨 바가 없으며 예능본부의 모든 PD들은 

우리의 막내가 불의한 처벌을 받도록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당시입장을 밝혔었다.


MBC는 사실 이 문제 뿐 아니라 수많은 직원들이

10월 31일 이상한 보직으로 인사 발령이 난 케이스가 많아서 모두 패닉 상태다.


‘PD 수첩’에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파헤치고 

영화 ‘제보자’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한학수 PD와 

‘불만제로’의 ‘잇몸약의 배신’ 편으로 한국PD연합회 작품상을 수상했던 이우환 PD는

상암동 MBC 신사옥 앞 광장에 개장하는 스케이트장 운영 업무를 담당한다고 알려졌다.


10월 31일 MBC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회사의 입장은 이렇다.


<10월 31일자 인사발령과 관련해 사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본사는 경쟁력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난 27일 단행한 조직개편의 후속 조치로

31일자로 인사이동을 실시했습니다.


본사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이번 인력 배치에는 크게 두 가지 원칙이 적용됐습니다.

  

먼저, 신성장 동력의 발굴과 역량 강화를 위해 신설된 조직을 중심으로

그에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했습니다.


둘째, 매체의 융복합 시대를 맞아 본사도 부문간 직종간 구분 없는

최적의 인력 재배치로 융복합 역량을 극대화했습니다.


본사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세 차례에 걸쳐

조직개편에 따른 최적의 인력배치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수시평가와 인사고과 등에서 업무실적이 미흡한 저성과자로 평가된 인력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의 신중한 검토와 논의에도 불구하고 직무배치 부적합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회사는 이들에 대해 직무교육을 실시한 뒤 재배치할 계획이며,

회사 역량 강화를 위한 인사제도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상암시대 MBC의 하드웨어에 이어 인적 소프트웨어의 진용도 확립됐습니다.

 

이제 다 같이 글로벌 콘텐츠 허브로서의 MBC를 만드는데 힘을 모읍시다.

출처 : MBC 블로그


경쟁력과 수익성 강화, 그에 따른 수시 평가와 인사 고과 등에서

업무 실적이 미흡한 저성과자에 대해 직무배치 부적합 결정이라는 것이다.


지금 김태호 피디의 상황이 이렇다.

안팎으로 그를 옥죄고 있는 수많은 고통의 상황을

그는 어떻게 견뎌내고 있을까?


김태호 피디가 이적하면서 유재석도 JTBC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어차피 MBC 대선배 예능 피디출신 주철환 JTBC 사장이 있고

또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말은 하는 강직한 MBC 대선배 보도부문 사장 손석희가 있다.


한참 JTBC 이적설이 있을 때 김태호 피디는 돈과 권력을 포기하고

무한도전의 식구들을 선택했고 MBC에 남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더 이상 남아있을 그 어떤 기력도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JTBC 이적설을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과 

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십중팔구 이적하는 걸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은 남아있는 프로젝트가 있고 유종의 미를 거둬야하는 

상황이라 물론 이적 발표는 나중에 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이제

그만 무한도전과 김태호 PD를 놔줘야겠다.

가뜩이나 고생인데 거기다 무한도전 팬들까지 붙잡고 비난하면

김태호 PD는 정말 만신창이 된다.


차라리 JTBC에서 새로 시작하는 또다른 무한도전을 기다리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