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미생'이 드디어 끝이 났다.
미생의 결말과 마지막회를 주목했던 수많은 시청자들은
실망하기도 하고 또 새로운 시즌에 대해 예측하기도 하며
미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늘 이야기할 것은 시청률에 대한 이면의 이야기인데
일단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마지막회 20회 후반부에 나온
요르단 장면에 대해 미생 제작 관계자는 시청자에 대한 선물이라는
언급과 함께 시즌2에 대한 예고편의 성격이라고 밝혔는데
미생 시즌2가 나올 것 같다는 예상이 여러모로 맞을 것 같다.
그러면 요르단 배경의 촬영이 유독 많이 들어간 것은
시즌2의 배경이 주로 요르단에서 벌어진다는 것을
암시, 또는 시즌2의 내용을 미리 담보하기 위해 넣었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겠다.
여기서 중요한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사람들은 높은 관심에 비해 마지막회 시청률이
8.24%(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케이블 기준)로 끝낸 것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8.24퍼센트라는 것은 보통 시청률이 아니다.
일단 지상파 드라마도 이 정도의 시청률이 안나오는 드라마가
많이 있고 보급률에 비하면 지상파 시청률을 어마어마하게 앞질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두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데
첫째, 스타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급 스타 한명도 없이 이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장그래 역을 맡은 임시완이 a급이라면
윤계상은 무슨 급인가?
또 한예슬과 정우성은 무슨 급인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오상식 과장 역의 이성민은 무슨 급인가?
결국 미생은 스타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아니다.
거의 c급에 가까운 캐스팅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캐스팅에서 그 힘이 거의 없다.
따라서 시청자의 기대감은 a급 스타를 캐스팅한 드라마에 비해
높을 수 없고 첫회 시청률이 그것을 입증한다.
지난 10월 1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서 집게한 시청률은
1.6% 밖에 안된다.
그러니까 기대감이 애초에 없던 드라마가 입소문과 그 공감지수 덕분에
순전히 실력으로 올라왔다는 이야기다.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것이 끝이라면 언급 안했겠지만
더욱 놀라운 것이 있다.
이 드라마의 주제가 그리 가볍고 편한 것이 아니며
익숙한 것도 아니다.
특히 타깃을 봤을 때 전국민이 열광할 내용이라기보다는
회사생활을 해본 사람, 혹은 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대기업 분위기의 큰 회사를 다녀본 사람이 100퍼센트 공감할만한
내용인데 이런 점에서 8.24 퍼센트는 가공할만한 시청률인 것이다.
이로서 미생이라는 드라마로 우리에게도
드라마 소재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으며
뻔한 것만 성공한다는 드라마 전략으로부터 새로운 것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그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는 큰 의미가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단지 한편의 웰메이드 드라마 이상의
큰 의미를 남긴 드라마로 판단하고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항상 똑같은 주제와 틀에 박힌 구조의 막장성 드라마를 추구하는
지상파 방송사에 미생이 강펀치를 날렸고
거의 다운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미생의 진짜 a급 배우들, 그리고 진짜 a급 제작진에게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낸다.
사진= tvn 미생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