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무한도전 토토가 시청률과 박근혜 정권,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상관관계

GeoffKim 2014. 12. 28. 13:42
명량을 보다 앞부분 너무 졸아서 리뷰도 못썼다.
뭔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지루하고 CG가 조악했다.

하지만 명량은 우리나라 흥행 기록을 갈아엎었다.

뭐지?
내 눈이 삐꾼가?



여기서 또 다른 디워 논쟁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애국 마케팅, 복고 마케팅은 예전부터 있었고 꾸준히 있는 것이니

그냥 그 자체도 계산된 마케팅의 승리로 분석하면 될 듯.


자,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 무한도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이름도 웃긴 것이 나가수와 토토즐을 합쳐놓은 것이다.




노홍철이 빠지고 길은 오래 전에 빠졌고

멤버 영입을 하지않고 위기가 기회라고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다.


그것도 아주 보기 힘든 반가운 모습들.


보기 힘든 사람들이라기보다는 보기 힘든 모습들이

맞는 표현일거 같다.




우리는 근육맨 김종국은 늘 보아왔지만

터보는 너무나도 오랜만이기때문이다.


슈와 이본이 자꾸 우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했다.

이유가 뭐니?




난 SES 팬도 아닌데 왜?


김현정 팬도 아닌데 김현정의 노래를 들으며 왜 난 함께 돌고 있지?


이유는 아주 쉽다.

그 노래, 그 가수가 좋은 것도 있겠지만

그 시절, 그 노래를 듣던 내가 떠오르고

나를 둘러싼 추억과 향수에 젖기 때문이다.

그것이 음악의 힘이다.




그들이 벅찬만큼 우리도 벅차다.


그리고 무한도전 토토가 시청률은 무려 19.8%(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다.

경악할만하다.

멤버가 빠지고 위기에 놓인, 폐지설 계속 등장하는 무한도전이???

이런 생각을 해본다.

무한도전처럼 형식이 없는 것이 형식인

무포맷이 포맷이 프로그램이 있기에

우리는 20년전 가수들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1박 2일에서, 혹은 삼시세끼에서 이런 무대를 마련할 수 있겠나?

물론 어떻게든 만들면 만들겠지만 그건 프로그램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고

또한 무도 멤버들이 물밑작업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가수들을 만나고

또 가수들 역시 무도에 대한 이미지와 콘셉트를 인정하기에 가능한

그러니까 어찌보면 무한도전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물론 9년만에 KBS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의 힘도 있겠다.

유재석이야말로 복고에 흠뻑 취하는 복고 마니아 아닌가?



또한 현재 국제시장의 무서운 흥행기록을 보면

믿을 수 없는 수치다.

'국제시장'은 개봉 첫 주 15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21일(일)에는 하루만에 45만368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원래 토요일보다 일요일이 관객수가 더 적은데 

토요일 관객수 44만2823명보다 더 높다.


이건 관객수가 굉장히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국제시장은 평론가나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훌륭한 영화는 아니다.

이건 윤제균 감독 영화가 초반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중반에서 후반부의 모든 영화는 거의 입에 담기 힘든 수준의 

영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이 시대를 읽는,

그러니까 트렌드와 대중의 니즈를 파악하는데는

거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기에

이번에도 복고 마케팅, 아버지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복고가 성공하는데는 그런 이유도 등장한다.

살기가 힘들거나 괴롭거나 

현실을 외면하고 싶으면

과거로 회기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기본 속성이 있다.


그 왜 불안하고 심적으로 괴로울 때 손가락 빠는 사람들이

젖병을 무는 것을 퇴행현상이라고 심리학에서 얘기하지 않는가?

인간의 불안 방어 기제다.




그 때 그 시절,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이야기.

카피 자체가 신파에 복고에 향수 마케팅이다.





우리가 아이스크림을 고를 때도 

75년부터 사랑받던 비비빅과 부라보콘을 고르는 것

그것도 비슷하다.








추억과 복고는 힘든 현실에서 자주 나타나고

현 박근혜 정권과 세월호 참사, 정윤회, 신해철 사망 등

참 힘든 시대에 우리는 과거를 떠올린다.


그러니까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의 아이스크림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옛날부터 먹던 아이스크림이 편안하고 정이 가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

혹은 누군가를 아무 이유없이 좋아했던 시절.





god 노래를 들으면 그 시절 god 모습도 생각나겠지만

사실은 god를 좋아하던 시절 나의 설렘, 나의 순수, 나의 열정이 기억나는 것이다.



이제 그 오랜 역사의 쎄시봉까지 영화로 등장한다.

당연히 나올 줄 알았는데

왜 지금일까?


기획자가 지금이 적기라는 것을 꿰뚫은 것이다.

박근혜 시대에 퇴행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위 사진출처 종합 : MBC 무한도전, 영화 국제시장, 쎄시봉 순.


아무튼 결론적으로‘무한도전’이 2014년 기록한 최고 시청률.

90년대 추억 여행.


오랜만에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예능 프로그램.


천하의 김건모와 소찬휘, 엄정화, 이정현, 조성모, 지누션, 쿨 등

이제 시작이다.


무한도전에 감사하고

그 시절,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있던 그 시절.

아무 걱정없이 글을 쓸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고 노래할 수 있었던

우리에게 몇년 안됐던 그 시절.


그 시절을 추억한다.

언젠가 다시 제약없이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