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현대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백화점 모녀 VIP 고객이 주차 알바생을 무릎 꿇게하고
폭행까지 있었다는 글이 어제 하루 인터넷을 통해 셀 수 없이
공유되고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부풀려지고
네티즌의 분노는 거세졌고 갑과 을의 싸움, 혹은 강자 대 약자 구도,
심하게는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싸움으로 커지는 분위기였다.
글을 쓰기가 뭐해서 패스했는데 일파만파로 커질 것 같고
또 SBS에서 단독으로 백화점 모녀를 인터뷰했고
경찰의 CCTV를 보고 난 뒤의 코멘트를 들었으니
이제 내 의견도 한번 써보려고 한다.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것은
왜 사람들은 사실에 입각하지 않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이건 사실 고민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 속성, 특성, 뭐 그냥
인간 그 자체의 성질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들은 진실보다 한장 사진을, 사건의 내막보다는 동영상을 믿으려한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올바르게 공유되고 의견이 개진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만 하려한다.
일단 아고라나 오늘의 유머 등 각종 사이트에 퍼진
사건의 시초는 사진 한장이다.
사진은 마치 집단 폭행당하는 장면처럼
무시무시하게 찍혔고 무릎 꿇고 있는 사람은
상당히 불쌍하게 보인다.
사진이란 것이 그런 크나큰 오류를 범하는 일은
사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고 흔한 케이스가 있다.
사진은 분명 거짓말을 한다.
아무튼 처음 내가 읽었던 오늘의 유머 게시판 글은 이렇다.
일단 여기서 굉장히 부끄럽고 무서운 부분을 발견합니다.
흔히들 저지르는 오류인데
사건과 관련없는 갑과 을 논쟁으로 몰아가는 뉘앙스나
현대백화점 조카인지 부잣집 마나님 딸 아드님인지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알바생이라는 감정적으로 약자 뉘앙스가
뒤섞여서 누가 읽어도 분노하게 만드는 글의 느낌이 그렇다.
방송에서 봐도
역시 학비 벌어보겠다고 알바한 동생이라는 부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부분 등의
감정적인 부분이 강조되고
또 채널A 뉴스를 보면 지하 4층 가라는 안내 무시하고 뺨을 때렸다는
선정적인 자막을 뽑는다.
누가 이런 기사를 읽고 화나지 않는가?
그러니 모두 글과 사진을 공유하고 부천 현대백화점 VIP 모녀를
비난하고 욕할 수 밖에...
그리고 아고라 원문은 수정되서 찾지 못했지만
수정된 글을 보면
글이 다시 한번 수정되는데
글이 자꾸 수정된다는 말은 뭘 의미할까?
이것은 본인의 감정이 추스려져서 내용이 바뀌었거나
혹은 사실 확인 결과 잘못된 내용이 있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일이 너무 커지자 무서워서 그럴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확인한 글을 보면
안녕하십니까..방송전에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릴까해서 글을 수정합니다.
새해부터 밝지 않을일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서 일단 죄송하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전에 아고라에 글을 수정하고 최근에 많은 일들로 인해 확인을 하지 못했는데 ..
그 사이 많은 오해와 문제들로 인해 댓글로 다투는 분들이 눈에 띄어
확실한 부분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처음일이 붉어진건 동생이 갑자기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전후 사정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막을 듣지 못한채 고객과의 시비로 무릎까지 꿇고 사과를 했다라는
내용을 전달 받았고 그 충격으로 인해 동생이 모든 연락을끊고 여행을 떠나
가족으로서 그일에 의구심 및 화가난 누나인 제가 자세한 내막을 알기위해..
목격자분 제보 글을 받으면서 시작이 되었는데 ..
목격자분들이 말씀해주신 글들과 사진 위주로 초반에 글이 올려지다보니 처음 어떻게
그런일이 최조에 발생이 되었던건지 이후 시시비비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 정확히 정리된바가 없어서 추측성 글들도 더불어 많이 올라가게 된것같아
글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그것이알고싶다에 제보한후 방송사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정확한 내막을 알기 위해서 백화점측에 직접 방문하여 백화점 직원분들과 관리자분들과 대화를
진행했고 그 내용에 대해서는 전부 녹취가 되었습니다. CCTV또한 발생 시간으로부터 종료까지
전부 확인했으나 법적인 문제로 자료를 건내 받지는 못했고 대신 피디님이 동행하여 내용에 대해
기록을 남겼구요. 목격자분들께서 직접 연락을 주시고 제보해주신 사진들이나 영상 및 같이
무릎 꿇고 빌었던 알바분들 인터뷰, 감사하게도 직접 인터뷰까지 진행해 주신 목격자분들도 계셔서
현재 시시비비를 가려 내용을 진행 중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도중에 12월30일경에 그것이 알고싶다 측으로 모녀분께서 억울한 부분이 있고 삼자 대면을 하고싶다
하셔서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팀과 현대 백화점 측으로 가서 만남을 가지려 했으나
어머님 되시는 분께서 사전 말씀 없이 여러 기자분들을 대동하여 나타나셔서 cctv를 보는 도중
응급실로 실려가셨다는 말을 전해 듣고 취재팀 측에서 제 안전을 고려하여 만남을 제한하고
집으로 돌려 보내주셨습니다. 지금은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확실하게 시시비비 가려져서 방송이 나갈거란것과 마녀사냥식으로
두 모녀분을 몰아가거나 고소를 하고 싶어서 인터뷰에 응한건 아니라는겁니다.
다만 알바생 3명이 무릎을 꿇고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을 사람들이 많은곳에서 욕을 먹고 있어야
될 만큼 잘못을 한것인지 아니면 두 모녀분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던건지를 알고 싶은거였으니..
더이상 추측성 글이나 댓글을 남겨주시기보다 1월10일경에 모든 내용이 정리되어 방송이 될
예정이라고하니 함께 기다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혹 목격을 하였고 직접 인터뷰를 원하는 분께서는 그것이알고싶다 측으로
직접 연락을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시고 위로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자, 이부분을 한번 보라!
"목격자 분들이 말씀해주신 글들과 사진 위주로 초반에 글이 올려지다 보니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했던 것인지 명확히 정리된 바가 없어
추측성 얘기들도 많이 올라가게 된 것 같다"고 수정했는데
분명 추측성 얘기들이 있다는 것이다.
"마녀사냥식으로 모녀 분을 몰아가거나 고소하고 싶어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그토록 화가 나던 대상인 모녀에 대해서도
"알바생 4명이 무릎을 꿇고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욕을 먹고 있어야 할 만큼 잘못한 것인지,
모녀 분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던 것인지를 알고 싶은거였다"며
추측성 글이나 댓글 자제도 부탁했다.
가만히 이쪽 저쪽 글과 정황과
또 방송과 기사를 종합 검토한 결과
갑자기 피노키오 송차옥 기자가 생각났다.
난 피노키오를 보면서 블로그 글을 쓸 때도
조심해야겠고 SNS 공유를 할 때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백화점 모녀는 VIP가 아니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백화점 VVIP도 아니고 그 흔한 VIP도 아닌 사람,
또 강남 현대백화점도 아닌 부천 현대백화점이고
뭔가 좀 너무 갑과 을의 싸움이나 갑의 횡포로 몰고 간 것 같지 않나?
예를 들어 최달포가 계속 말하는
"사망 진단서는 확인하셨습니까?"
이거 같지 않나?
헌데 이번 사건을 보면서
과연 진실을 주장하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례로 그렇게 많은 언론과 사람들이 백화점 VIP라고 떠들고
740만원 쓰고 나왔다는 내용을 밝히고
또 백화점 사촌이라는 말까지 등장하는데
자, 이제 이정도 됐으면
한번 객관적으로 입장을 바꿔서 잠시 생각해보자.
우리가 SNS와 블로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고
접한 사건에서 초기에 빠진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다.
자, 지금부터 모녀 입장으로 바뀌어서 역지사지해보자.
현대백화점에서 쇼핑 후 엄마가 먼저 주차장으로 가서
차에 시동을 걸었고 차를 빼라는 주차요원의 안내에
'우리 딸이 나오면 차를 빼겠다'고 했다.
그런데 차량 뒤에 있던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이 차량 옆으로 뛰어가며
차를 향해 주먹질하는 시늉을 몇차례 했다고 한다.
이것은 현대백화점 직원이 얘기한 내용이고 CCTV로 확인된 사항이다.
뒤늦게 주차장으로 나타난 딸은 화가 난 엄마에게 이 얘기를 들었다.
당신이 만약 이 딸의 입장이라면
어린 주차요원이 엄마를 향해 주먹질하는 시늉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
어떻게 처신했을까?
또한 폭행 사실도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폭행은 보이지 않고 주먹으로 허공을 향해 때리는 시늉을 한 것은
확인됐다.
또 현장에서 사건을 목격했다는 사람은
"무릎을 꿇린 것이 아니라 계속 고개만 저으며 대답도 않고
사과도 안하다가 사람들이 몰리니 그제서야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부천의 현대백화점 중동점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건이고 폭행 등의 사건이면 고소를 하지 않아도 경찰이 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뜻의 글은 아니고
모녀를 감싸기 위한 글도 아니고
또 확인하지 않고 선동성 글을 올린 사람에 대한 비난의 글도 아니다.
다만
우리는 송차옥 기자를 욕할 수 있을까?
우리가 모두 기자는 아니지만
SNS를 이용하고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1인 미디어로서
매체의 파워라는 것을 작지만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매체라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고
어떤 개인이나 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피노키오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글이었다.
(사진 = SBS 뉴스, 아고라, 오늘의 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