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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부엉이 일베논란, 내가 아는 개그맨 성향을 봤을 때 노림수가 확실하다

GeoffKim 2015. 1. 12. 12:10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새 코너 ‘부엉이’가

일베충 논란에 휩싸였다.

개콘의 부엉이는 현재 시청률 최고의 코너라고 볼 수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 기록을 보면‘부엉이’가 시청률 23.2%로

이날 방송된‘개그콘서트’ 코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크레이지 러브는  22.9%로 2위, 10년 후는 20.4%.

새 코너 ‘왕입니다요’는 18.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개그콘서트 전체 평균 시청률은 16.3%였다.


물론 시간대 별로 시청률에 영향도 있기때문에 분당시청률로 

무조건 인기 최고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부엉이 모습과 박쥐 모습 등의

분장개그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 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부터 어른까지 눈길이가는 부엉이 코너에서

문제의 장면이 나온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코너명이 부엉이이고 등장인물이 부엉이인데 등산객이 길을 잃어

당황하고 있는데 한 부엉이가 길을 알려주겠다고 등산객을 막 뒤로 데려가고

이후 등산객의 비명소리가 들리며 등산객이 추락하는 것을 표현,

그리고 낭떠러지였다는 멘트까지 나온다.





이것이 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추락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네티즌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것이 일베충이라고 몰리는 까닭은 일간베스트저장소라는 우익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지는 것을 희화화하는

운지 등의 용어로 오래된 개그 소재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비하한다는 의미보다는 아예 통상적인 일베 인증의 수단으로,

표현의 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기에 일베에 자주 드나들다보면

바위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해 표현하는 것이 상당히 일상적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


과연 노렸는가, 아니가가 중요하다.



정말 우연히 부엉이라는 소재와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이 맞아떨어진 것인가,

아니면 고 노무현 대통령 비하를 의미하는 내용으로 노렸는가를 판단해야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이 개그맨들과 친하지 않기때문에 알 수는 없으나

안다고 해도 얘기를 안하겠지만 한번 예상을 해보자.


개그맨들이 부엉이를 소재로 채택하여 아이디어를 짜는데

이것이 하루, 이틀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보통 계속 방송하고 있는 아이템도 아이디어를 짜려고 일주일을 꼬박 쓰는데

이 코너가 새코너 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오랫동안 아이디어를 짜게 된다.





그런데 부엉이라는 소재를 꺼냈을 때 과연 왜 부엉이를 채택했을까?

그리고 부엉이라는 소재를 쓰자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과연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회의과정에 한번도 등장한 적이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 나는 등장하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첫회부터 절벽에서 추락하는 장면을 내보낸 것은 과연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을까?


여러 회를 하다가 우연히 나올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등장한 것은

어딘가 노림수가 아닐까?


그리고 개그맨 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일베에 드나들고 있는 것은

내가 사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이다.




과거 개콘에 출연했던 샘해밍턴도 일베에 대해 웃기다고 말했었다.


그들이 일베충(일베에서 활동하는 악랄한 벌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개그 소재를 얻기 위해 웃기고 과도한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 일베를 

활용하는 개그맨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은 일베와 함께 오유 (좌익성향의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도 수시로 체크하기때문에

이거까지 싸잡아 욕할 수는 없다.

좌우와 상관없이 이 시대의 개그 트렌드를 연구해야하는 직업적인 노력으로 봐야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개그 소재를 얻기 위해 갔든

재밌는 걸 발견해서 갔든

일베에서 개그 소재를 찾다가 거기에 물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정치성향에 있어서 동조하기때문에 그런 사람들은 차라리 낫지만

그냥 여성을 하나의 노리개로 생각하는 놀이에 심취하고

전라도 사람들을 욕하는 것을 그냥 재밌어서 동조하며 글을 쓰다보면

그게 바로 일베충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혹시 진짜로 내가 되지도 않는 말을 그냥 근거도 없이 

예상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개그콘서트는 이미 작년 11월에도 렛잇비 코너에서 

겨울왕국 엘사 패러디 포스터에 일베 상징을 붙여서 내보낸 일이 있었다.





 또 오나미가 등장하는 사둥이에서는

김치녀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새해 목표를 묻는 아빠에게 둘째 딸 김승혜가 

“난 김치 먹는데 성공해서~ 김치녀가 될 거야!”라고 답한다.





김치녀 역시 일베에 중독되었다면 아무 의심없이 쓸 수 있는

여성비하의 일베 인기 단어이다.


일베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만들어내 단어라고 할 수 없는 이유가

곧바로 김승혜가 했던 멘트가

"오빠, 나 명품백 사줘. 신상으로! 아님 신상구두?”


이것은 일베 용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내 개인적인 예상은 

회의과정에서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을까라는 것과

논란을 일부러 만들어서 이슈화하려는 노이즈마케팅 전략이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코너 없어지는 것 보다는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는 편이 행복할테니...



물론 개콘의 도찐개찐 같은 코너를 보면 개그콘서트 제작진이 우편향적인

성향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함께 짜고 컨펌하는 작가 중에 일베성향의 작가가

존재할 수는 있을거다.


아무튼 회의 과정에서 이런 논란이 생기면 어떡하지라고 누가 물어봤을 때

묻히는거 보다는 차라리 논란이 되어 블로그와 SNS를 통해 무료 홍보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을 누가 냈다면


이것은 단순히 마케팅적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 아니라

돌아가신 분을 지들 입에 풀칠하는데 갖다 쓰는 소름끼치는

악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아버지가 쓰레기 차를 피하시다 똥차에 쳐서 돌아가셨다고 상상해보라.

근데 그걸 개그소재로 친구가 계속 쓴다고 생각해보라.

이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하는가?

친구를 존중하고 만약 당신이 인간이라면

그 친구에게 말할 때 그 부분은 조심해야하는 것 아닌가?

혹시 그 친구가 상처입을까봐 그런 말과 비슷한 거라도 안하는게

도리 아닌가?


갑자기 나온 말이라면 몰라도 이건 오랫동안 수많은 회의 끝에 나온 

코너 아닌가?



그것도 그냥 실수로 돌아가신 분이 아니라 수많은 정치인들에게 매도당하고

공작 정치에 의해서 가신 분을 이용하여 인기를 얻게 된다면

당신들 과연 발 뻗고 그 인기를 누릴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다.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개콘이 국민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의 전통을 지키고자한다면

이번 일을 계기로 사과만 할 것이 아니라

방송인으로서 개그맨들의 기본적인 품성과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보기 바란다.

개그콘서트 폐지 수순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사진출처 : KBS2TV 개그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