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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장 사형선고에 이외수의 과거 트윗이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cultpd 2015. 2. 3. 19:53

사람을 죽이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서할 수 없는

사건이다.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 뿐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과 추억까지 모두 죽이는 일이기때문이다.


그런데...



과거 우리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에

공감을 갖고 살았던 적이 있다.

이 말이 과거에 국한된 것인지 확신이 없지만

아무튼 돈이 없으면 충분히 유죄가 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았고

돈이 많으면 무죄가 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무시무시한 죄를 지은 탈주범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을 때

웬지 가슴 한편이 짠한 통증을 느꼈었다.


그리고 오늘 

강원 고성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총기를 난사해 

장병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임병장의 

선고공판이 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제1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우에게 총격을 겨눈 잔혹한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며 

"과거 범죄 전력이 없고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면죄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앞서 군 검찰은 지난 달 열린 공판에서 `비무장 상태인 동료 소초원을 대상으로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른 만큼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임병장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었다.



누가 봐도 임병장이 저지른 일은 사형을 받아 마땅하다고 여기지만

또 가슴 한편에는 짠한 아픔이...



사형 선고에 임병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말할 자격도 없다는 것을 안다. 

사망 피해자 중에 정말 말까지 텄던 동생같은 후임도 있었는데, 

그것만 생각하면 정말 괴롭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고

또한“할말이 너무나도 많다. 후회가 너무 많이 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또 이 모든게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병장의 범행 동기는

 "평소 선·후임병과 부대 간부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주장,

사건 당일 초소에서 자신을 조롱하는 그림이 그려진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건 물론 임병장의 잘못도 있고

왕따를 시킨 죽은 병사들의 잘못도 있고

또 근본적으로 젊은이들을 군대에 보내 저런 고통을 준

나라와 국방 시스템의 잘못도 있다.


그러니 유전무죄 무전유죄처럼 이런 말이 나오는거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당연지사처럼 통용되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되듯이, 

<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병장이>라는 말이 당연지사처럼 통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말이 당연지사처럼 통용되는 사회야말로 몰락일로의 절망적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이외수의 트위터에 작년 8월에 올라온 글이다.

임병장이 사형을 언도받은 날 이 글이 떠오른다.

참으면 윤일병처럼 맞아 죽거나,

못참으면 임병장처럼 사형을 받거나...


만일 우리의 군대가 이런 상태라면

우리 젊은이들이 쉬쉬하면서 이렇게 군대를 다녀오는거라면

이 군대를 과연 국가를 위한 명예로운 조직이라 할 수 있을까?

국방의 의무를 과연 신성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임병장을 위해 뭘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거야말로 소리없는 전쟁 아닌가?